손흥민 깨끗하게 사과 "나도 인간이야"…'승부조작설' 논란에 솔직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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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이 최근 논란이 된 빅찬스미스에 대해 사실상 사과했다. 당연히 고의성은 없었고 자신의 능력이 부족했음을 인정했다.
영국 유력지 '이브닝 스탠더드'는 16일(한국시간) 손흥민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날 손흥민은 지난 15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4라운드 순연 경기에서 후반 막판 동점골을 놓친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후반 6분 상대 공격수 엘링 홀란이 케빈 더 브라위너의 침투 패스를 선제골로 연결시켜 리드를 잡은 맨시티는 후반 41분 손흥민에게 동점골을 허용할 뻔했다. 상대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터치라인에서 털썩 주저 앉을 만큼 손흥민 입장에선 강력한 찬스였다. 토트넘이 상대 역습을 끊어 단독 찬스를 만들었고, 손흥민이 치고 들어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이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최고 수준의 골 결정력을 자랑한다. 득점과 기대득점의 차가 가장 크다. 많은 팬들이 손흥민의 동점골을 의심하지 않았지만, 손흥민의 오른발 슈팅을 교체투입된 맨시티 골키퍼 스테판 오르테카 골키퍼가 다리로 막아내면서 동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손흥민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 직후엔 손흥민과 웃으며 무언가를 대화하기도 했다.
찬스를 놓친 토트넘은 결국 대가를 치렀다. 후반 추가시간에 돌입하자마자 토트넘 수비수 페드로 포로가 상대 교체선수 제레미 도쿠를 넘어트려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이를 홀란이 가볍게 차 넣어 2-0을 만들고 이날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마지막 목표였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위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져 다음 시즌 별들의 무대로 복귀하지 못하게 됐다.4위는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이끄는 애스턴 빌라로 확정됐다. 손흥민과 토트넘은 유로파리그로 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맨시티는 이날 승점 3점을 챙겨 아스널을 2위로 내리고 선두 자리에 올랐다. 그들은 시즌 최종전인 38라운드에서 승리를 거두면 자력으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다.
그런 가운데 맨시티가 선두로 올라서면서 20년 만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가능성이 사라진 아스널 팬들은 손흥민에게 큰 불만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일부 아스널 팬들은 경기 후 손흥민이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인사하는 장면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큰 찬스를 놓치고 경기를 졌는데 어떻게 적장과 웃으며 대화할 수 있는 거냐는 뜻이다. 몇몇 팬은 손흥민이 아스널의 우승을 막기 위해 동점골 찬스를 고의로 날렸다고 의심했다.
한 아스널 팬은 사화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 두 영상을 올리며 "쓰레기들을 봐라. 그는 숨기지 않았다"라고 했다. 해당 게시물은 빠르게 퍼졌다.
해당 게시물을 공유한 이들은 "당신들은 커리어에서 결코 트로피를 얻지 못할 것이다", '한심한 패배자를 보세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그들을 불러낸 것도 당연하다. 숨지도 않는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토트넘 주장이 최대 라이벌의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저지하고자 승부 조작을 했다는 황당한 주장까지 퍼진 가운데 손흥민은 당시 상황에 대해 "나도 인간이다"라며 "골키퍼는 정말 좋은 결정을 내렸고 자신을 정말 크게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나는 팀을 위해 그렇게 큰 기회에 득점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이 있다"라며 "왜냐하면 팀은 정말 열심히 노력했고 좋은 결과를 얻고자 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맨시티전에 대해 그는 "선수로서 우리 모두는 클럽과 우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라며 "우리는 다른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우리는 우리와 팀을 위해 최선인 것에만 집중했다"라고 사과했다.
어느덧 손흥민은 2023-2024시즌 최종전만 남겨 두고 있다. 시즌 개막 전 토트넘 주장으로 선임된 그는 올시즌 리그에서 17골 9도움을 올리며 인상적인 한 해를 보냈다. 손흥민과 토트넘은 오는 20일 오전 0시 영국 셰필드에 위치한 브라몰 레인에서 열리는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3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계획이다.
손흥민 활약에 힘입어 전시즌 리그 8위였던 토트넘은 현재 5위에 자리해 다음 시즌 유럽대항전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다. 최종전에서 강등이 확정된 20위 셰필드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토트넘은 5위를 확정해 다음 시즌 UEFA 유로파리그에 참가권을 얻는다.
손흥민은 새로운 사령탑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함께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토트넘은 시즌 초반 10경기 무패를 달리며 잠시나마 프리미어리그 선두 자리를 지키기도 했고, 후반기 막판에 4연패 수렁에 빠져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놓쳤다.
그래도 UEFA 클럽대항전에 복귀한 것은 다행이다.
토트넘은 2022-2023시즌 최악의 1년을 겪었다. 시즌 중반까진 4위권을 유지하며 두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진출 가능성을 불태웠으나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이 사임하는 등 팀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8위에 그쳐 어떤 UEFA 대회에서 나설 수 없었던 것이다. 가뜩이나 20개팀으로 구성돼 잉글랜드 2~4부(각각 24개팀)보다 경기 수가 적은 프리미어리그 현실에서 UEFA 대회 출전권도 얻지 못하다보니 토트넘은 이번 시즌 경기 수가 현저히 줄어든 가운데 1년을 보냈다.
다음 시즌엔 UEFA 무대로 돌아오면서 토트넘 팬들은 주중에도 축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올시즌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과 부정적인 평가가 공존한 가운데 손흥민은 무한한 신뢰를 보냈다.
그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해 "우리는 올해가 감독의 첫해이고 그가 매우 긍정적이고 다른 축구를 가져왔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라며 "아직 말하기 이르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는 다음 시즌을 위해 훨씬 더 잘해야 한다. 왜냐하면 나는 여전히 그가 클럽에 많은 성공을 가져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올인했다. 나는 그가 원하는 플레이 방식을 좋아한다. 나는 처음 경험했다"라며 "클럽, 선수, 팬 등 모두가 나서야 한다. 우리 모두가 함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클럽에 성공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줬다"라고 덧붙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 때 새 시즌을 대비해 손흥민을 중심으로 새판짜기에 돌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지난 4월 SNS을 통해 "주목할 만한 점은 포스테코글루가 손흥민을 중심으로 토트넘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최근 인터뷰에서 "막연한 예측으로 쏘니는 우리 미래의 일부가 될 것이다. 그는 그럴 것이고 항상 우리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선수단을 개혁할 경우 손흥민을 구심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주장은 손흥민이 토트넘과 재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는 걸 보여준다.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뛰기 시작한 레전드 손흥민은 구단과 2025년 6월까지 계약돼 있다. 주당 19만 파운드(약 3억1800만원)를 수령 중이며,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돼 2026년까지 토트넘과 동행할 수 있다.
기본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토트넘과 포스테코글루 감독 모두 손흥민의 잔류를 원하고 있어 시즌이 끝나면 손흥민과 토트넘 사이에서 본격적인 재계약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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