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슬램' 아깝다! 김하성 또 원맨쇼, 3출루 2타점 1도루+볼넷 NL 4위…'총알' 타구속도 171.6km 시즌 최고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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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무려 106.6마일(약 171.6km)의 총알 타구로 다시 안타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특히 두 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내셔널리그 볼넷 공동 4위로 올라섰다.
김하성은 1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홈 맞대결에 유격수,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1타수 1안타 2타점 2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 선발 라인업
오클랜드 : 아브라함 토로(3루수)-JJ 블러데이(중견수)-브렌트 루커(지명타자)-미겔 안두하(좌익수)-타일러 소더스트롬(1루수)-셰이 랭겔리어스(포수)-다즈 카메론(우익수)-잭 갤로프(2루수)-맥스 슈만(유격수), 선발 투수 조이 에스테스.
샌디에이고 : 루이스 아라에즈(1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2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도노반 솔라노(3루수)-잭슨 메릴(중견수)-김하성(유격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 선발 투수 딜런 시즈.
김하성의 타격감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시즌 7호 홈런을 터뜨리는 등 5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던 김하성은 5일 LA 에인절스전투버 세 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며 다시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침묵도 잠깐이었다. 지난 8일 시즌 8호 아치를 그려내더니, 이튿날 또한 스리런포를 작렬시키며 '몰아치기'를 시작했다.
김하성은 전날(10일) 애리조나를 상대로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며 잠깐 주춤했지만, 이날 다시 한번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특히 김하성이 두 번째 타석에서 적시타를 터뜨렸던 타구의 속도는 무려 106.6마일(약 171.6km)을 기록했는데, 이는 김하성이 올 시즌 터뜨린 안타 타구 중 가장 빨랐다. 그만큼 현재 김하성의 타격감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경기 시작부터 김하성의 컨디션은 좋아 보였다. 김하성은 0-1로 뒤진 2회말 1사 1, 2루의 득점권 찬스의 첫 번째 타석에서 오클랜드 선발 조이 에스테스와 맞붙었다. 김하성은 단 한 번도 방망이를 내밀지 않고 5구까지 승부를 펼치며 3B-2S의 볼카운트를 만들어낸 뒤 에스테스가 던진 6구째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자 볼넷을 얻어내며 '연결고리' 역할을 해냈다. 득점과 연이 닿진 않았으나, 올해 출루율이 왜 눈에 띄게 좋아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하성의 첫 안타는 두 번째 타석이었다. 김하성은 1-1로 팽팽하게 맞선 3회말 1사 2루의 찬스에서 에스테스의 2구째 90.4마일(약 145.5km)의 포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이를 힘껏 잡아당겼다. 김하성이 친 타구는 무려 106.6마일(약 171.6km)의 속도로 뻗어나갔고,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적시타로 연결됐다. 다만 아쉬웠던 것이 있다면, 김하성은 이 안타를 2루타로 만들어내기 위해 전력으로 내달렸는데, 타구 속도가 워낙 빨랐던 만큼 2루에서는 아웃 판정을 받았다.
세 번째 타석에서도 빛난 김하성이다.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하성은 오클랜드의 바뀐 투수 션 뉴컴과 무려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지난 8일 애리조나전 이후 다시 나온 '3출루' 경기. 그리고 김하성은 후속타자 루이스 캄푸사노의 타석에서 시즌 14호 도루까지 뽑아내며, 다시 한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다만 이번에도 첫 타석과 마찬가지로 득점과 연결되진 않았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결과'가 아쉬웠다. 김하성은 5-1로 앞선 7회말 1사 만루의 대량 득점 찬스에서 이날 빅리그 데뷔전을 치른 미셸 오타네즈의 2구째 98.9마일(약 159.2km)의 포심 패스트볼을 힘껏 받아쳤다. 그리고 이 타구는 99.6마일(약 160.3km)의 속도로 뻗어나간 뒤 383피트(약 116.7m)를 비행했는데, 가운데 담장 앞에서 잡히게 됐다. 따라서 메이저리그 통산 2호 만루홈런이 아닌 희생플라이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1타수 1안타 2타점 2볼넷 1도루로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이날 샌디에이고 타선은 폭발하지 않았다. 하지만 필요할 때 점수를 뽑아냈고, 마운드가 근소한 점수차를 지켜내며, 연패로 빠질 수 있었던 흐름을 끊어냈다. 선취점을 손에 넣은 것은 오클랜드였다. 오클랜드는 2회초 선두타자 타일러 소더스트롬이 샌디에이고 선발 딜런 시즈의 2구째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는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홈런을 쏘아 올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샌디에이고는 2회말 1사 만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루이스 캄푸사노와 루이스 아라에즈가 모두 연달아 침묵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는데, 3회말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동점 솔로포를 터뜨리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4회말 잭슨 메릴의 2루타로 마련된 득점권 찬스에서 김하성이 역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2-1로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 분위기를 탄 샌디에이고는 5회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솔로포를 작렬시켜 3-1까지 간격을 벌렸다.
타선이 차곡차곡 점수를 쌓은 것을 마운드가 제대로 지켰다. 샌디에이고는 선발 딜런 시즈가 선제 홈런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6이닝 동안 투구수 104구, 8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역투했고, 아드리안 모레혼(⅔이닝)-제레미아 에스트라다(⅓이닝)가 7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러자 샌디에이고는 7회말 도노반 솔라노의 밀어내기 볼넷, 잭슨 메릴의 적시타, 김하성의 희생플라이로 6-1까지 간격을 벌리며 쐐기를 박았다.
이후 샌디에이고는 불펜 투수들이 실점 없이 오클랜드 타선을 묶어냈고, 시리즈의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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