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귀 분위기였는데…KBO 방출 외인이 1년도 안 돼 ML 콜업 '미국도 투수난 극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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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지난해 KBO리그 KIA 타이거즈에서 방출됐던 우완 투수 숀 앤더슨(30)이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복귀했다. 대체 선수로 한국에 돌아올 가능성이 높았으나 투수들이 줄부상을 당한 텍사스에서 빅리그 콜업 기회를 잡았다.
앤더슨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 1-7로 뒤진 7회초 팀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승부가 기운 상황이라 사실상 패전 처리였지만 앤더슨에겐 의미 있는 등판.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이었던 지난 2022년 6월28일 보스턴 레드삭스전(구원 1이닝 4피안타 2실점) 이후 690일 만의 빅리그 복귀전이었다.
앤더슨은 9회 마지막 이닝까지 3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막았다. 경기는 텍사스가 3-9로 졌지만 앤더슨은 48개의 공을 던지며 임무를 완수했다. 슬라이더(25개), 포심 패스트볼(15개), 스위퍼, 싱커(이상 3개), 체인지업(2개) 등 5가지 구종을 고르게 던졌다. 최고 구속은 시속 92.4마일(148.7km).
텍사스는 ‘사이영상 원투펀치’ 제이콥 디그롬(팔꿈치), 맥스 슈어저(허리)가 모두 수술과 재활로 시즌 전부터 이탈한 가운데 네이선 이볼디(사타구니), 데인 더닝(어깨), 코디 브래드포드(허리) 등 선발들뿐만 아니라 불펜 조쉬 스보츠(어깨)까지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2021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뽑힌 특급 유망주 잭 라이터도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16.39로 크게 부진하자 텍사스는 16일 그를 트리플A로 보내며 앤더슨을 콜업했다. 텍사스는 40인 로스터에 앤더슨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슈어저를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으로 옮겼다. 허리 수술 후 재활 중이던 슈어저는 최근 엄지손가락 통증에 삼두근 신경 문제로 복귀가 지연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텍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앤더슨은 트리플A 라운드락 익스프레스에서 4경기 모두 선발등판, 3승 평균자책점 2.53으로 호투했다. 21⅓이닝 동안 삼진 22개를 잡으며 볼넷 4개밖에 허용하지 않을 만큼 내용이 좋았다.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 많은 퍼시픽코스트리그(PCL)에서 거둔 성적이라 더욱 돋보였다.
앤더슨이 트리플A에서 좋은 투구를 하자 KBO리그 구단들도 그를 주시했다. 10개 구단 중 절반 이상이 대체 외국인 투수 찾기에 나섰고, KBO리그 경험이 있는 앤더슨이 우선 순위로 꼽혔다. 곧 한국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지만 빅리그에 콜업되면서 앤더슨을 노린 구단들이 아쉬워했다는 후문이다. 앤더슨이 텍사스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면 다시 접촉할 수 있겠지만 워낙 부상자가 많은 텍사스 마운드 사정상 쉽게 풀리지 않을 듯하다.
한국에서 방출된 투수가 1년도 지나지 않아 메이저리그에 콜업될 정도로 미국도 투수가 부족하다. 최근 몇 년간 유행이 된 구속 혁명과 지난해 도입된 피치 클락 영향인지 투수들의 부상이 속출하면서 갈수록 투수난이 극심해지고 있고, KBO리그 구단들의 외국인 투수 구하기도 점점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앤더슨은 지난해 KIA가 에이스로 기대하며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액 100만 달러를 꽉 채워 영입한 투수. 4월에는 6경기 3승2패 평균자책점 2.58로 에이스다운 활약을 했지만 5월부터 극심한 기복을 보였다. 패스트볼-슬라이더 위주의 단조로운 투피치로 이닝 소화력이 아쉬웠고, 5월말에는 2군에도 다녀왔다.
1군 복귀 후 4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2.96으로 반등했지만 KIA는 7월초 앤더슨을 방출하며 대체 선수로 좌완 토마스 파노니를 재영입했다. 14경기(79이닝) 4승7패 평균자책점 3.76 탈삼진 64개 퀄리티 스타트 8번으로 크게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5강 싸움을 위해 KIA가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졌다. 파노니는 16경기(82⅓이닝) 6승3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평범한 성적을 냈고, KIA는 5위 두산에 1경기 뒤진 6위로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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