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18회·6시간39분의 대혈투, 하늘의 선택은 다저스였다···프리먼 끝내기홈런 앞세워 토론토에 6-5 승리, WS 2승1패 리드

8회부터 시작된 지루한 ‘0’의 행진은 연장전에 들어가서도 좀처럼 끊어지지 않았다. LA 다저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투수들이 총동원됐고, 서로 상대의 공격을 필사적으로 막아냈다.

도저히 끝날 것 같지 않던 경기는 결국 연장 18회말 끝이 났다. 지난해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을 날렸던 주인공, 프레디 프리먼의 한 방이 또 터졌다.

다저스가 천신만고 끝에 토론토를 꺾고 시리즈 전적을 뒤집었다. 다저스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WS 3차전에서 연장 18회말 터진 프리먼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6시간39분의 혈전을 6-5 승리로 장식했다.

원정에서 열린 1차전을 내줬던 다저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완투승에 힘입어 2차전을 가져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이날 또 한 번 극적인 승부를 승리로 장식하며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기 시작했다.

이날 다저스는 토론토를 상대로 먼저 점수를 뽑아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2회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솔로홈런으로 포문을 연 다저스는 3회말 오타니 쇼헤이의 솔로홈런까지 터지며 2-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토론토도 만만치 않았다. 4회초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볼넷에 보 비셰트의 타구를 다저스 2루수 토미 에드먼이 놓치는 실책을 범하며 무사 1·3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1사 후 알레한드로 커크의 스리런홈런으로 순식간에 전세를 뒤집었다. 이어 애디슨 바거와 어니 클레멘트의 연속 안타로 다시 1사 1·3루 기회를 잡았고, 안드레스 히메네스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추가했다.

다저스는 5회말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키케 에르난데스가 안타를 치고 나간 다저스는 1사 후 오타니의 2루타로 1점을 만회했다. 이어 2사 후 프리먼의 적시타가 터지며 4-4 동점을 만들었다.

둘 간의 균형이 무너진 것은 7회초. 토론토는 게레로 주니어의 안타에 이어 비셰트가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그런데 공이 파울라인 안쪽 펜스를 맞고 크게 굴절됐고, 그 사이 게레로 주니어가 전력 질주로 홈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다저스도 토론토를 바로 추격했다. 7회말 1사 후 오타니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쳐 경기를 5-5 원점으로 돌렸다. 오타니의 이날 두 번째 홈런이었다.

이후 두 팀은 불펜 투수들을 총동원하며 승부에 나섰다. 특히 토론토는 7회말 홈런을 내준 오타니를 이후 고의볼넷 4개와 고의볼넷에 가까운 볼넷으로 철저하게 승부를 피했다. 여기에 오타니 다음으로 등장한 다저스 타자들이 모두 범타에 그치면서 토론토의 작전이 먹혀들었다.

지루하던 양팀의 승부는 결국 연장 18회까지 갔다. 이는 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3차전 연장 18회 승부와 함께 역대 WS 단일 경기 최다 이닝 경기로 이름을 남겼다.

더이상 투수가 없었던 양팀은 토론토가 셰인 비버, 다저스가 야마모토까지 불펜에서 몸을 풀게하는 초강수를 두게 만들었다. 하지만 1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프리먼이 브렌든 리틀의 92.4마일(약 148.7㎞) 싱커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끝내기홈런을 치며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프리먼은 지난해 뉴욕 양키스와 WS 1차전에서 끝내기 만루홈런을 친데 이어 이날 또 끝내기홈런을 작렬하며 WS 역사상 최초로 두 차례 끝내기홈런을 친 선수가 됐다. 프리먼은 7타수2안타 2타점 2볼넷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홈런 2개, 2루타 2개, 볼넷 5개로 ‘1경기 9출루’라는, WS 역대 단일 경기 최다 출루 기록을 세웠다.

윤은용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