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취재진 "중국 축구 어떻게 발전" 질문에 "한국 놀러 온 것 아니다"...황당했던 中 감독 '동문서답' 이유는 '통역 오류' [SPO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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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박대성 기자] 중국전을 앞둔 기자회견장에서 꽤 많은 언어가 오갔다. 언어에 언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매끄럽지 않은 상황이 있었다. 중국 축구가 향후 월드컵을 위해 어떤 부분을 발전해야 하냐는 질문에 예상 외 답변이 나왔다.
중국은 11일 오후 8시 한국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C조 2차예선을 치른다. C조 2위에 있지만 3차예선(최종예선)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C조 3위 태국이 중국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서다. 중국은 승점 8점으로 2위, 태국은 승점 5점으로 3위에 있는데 중국이 3골 차 이상으로 한국에 진다면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상암 원정에서 최소한 비겨야 3차예선 진출권을 따낼 수 있다.
북중미 월드컵은 기존 32개국 체제에서 48개국으로 본선 참가 팀이 늘어났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월드컵 본선행에 실패했던 중국엔 절호의 기회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현실은 3차예선 진출을 걱정해야 할 단계다.
중국은 손흥민·이강인·황희찬 등 유럽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많은 한국을 상대로 결과를 내야 한다. '공한증'이라 불릴 만큼 한국에 열세지만, 10일 중국 대표팀 이반코비치 감독은 경기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아시아 최고에 세계적인 수준의 팀이다. 어렵지만 현재에 집중하겠다. 우리도 좋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내일 경기에 자신이 있다"라며 배수의 진을 쳤다.
중국 기자들이 질답을 이어갔고, 프리미어리그 톱 클래스 공격수 손흥민에 관한 질문도 있었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세계적인 선수가 많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우리는 팀으로 상대할 것이고 선수들이 단합해서 막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으레 영어, 스페인어 등을 쓰지 않는 선수나 감독 기자회견에서 일어나는 일이었다. 크로아티아 출신 이반코비치 감독 인터뷰는 크로아티아어-중국어-영어-한국어 순으로 국내 취재진에게 전달됐다.
'이어달리기 통역' 기자회견에 한 가지 질문에도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훈련 시간이 다 돼서 마지막 질문을 받겠다"며 양해를 구한 이반코비치 감독, 인터뷰 끝자락에 한국 취재진 질문이 있었다.
한국 취재진은 "중국의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도 중요하지만, 향후 월드컵 본선에 나갈 경기력을 쌓는 것도 중요한데, 중국 대표팀에서 가장 발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라고 물었다. 해당 질문은 한국어(취재진)-영어(한국인)-중국어(중국인)-크로아티아어(중국인) 순으로 이반코비치 감독에게 전달됐다.
통역을 통해 돌아온 이반코비치 감독 답변은 "한국에 온 이유는 관광을 하러 온 게 아니다. 중요한 경기를 치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였다. 이후 통역은 "사실 월드컵에 관한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전달받지 못했다. 그래서 월드컵 진출에 대해 어떻게 준비하는지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 내일 한국전을 최대한 잘 하겠다고만 했다"라고 덧붙였다.
영어에서 중국어 통역을 거치는 과정이 마이크를 떼고 진행돼 잘 들리지 않았다. 정확히 영어로 어떻게 전달됐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한국에 온 이유는 관광을 하러 온 게 아니다"라는 답변은 질문과 전혀 맞지 않았다. 한국어-영어-중국어-크로아티아어로 통역되는 과정에서 뉘앙스 차이가 있었을 테다.
한 가지 알 수 있었던 건 영어에서 중국어로 통역되는 과정에서 의미가 달라졌다. 한국인 영어를 들은 중국어 통역은 "한국전에서 최소한 무승부 혹은 이겨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중국 대표팀에겐 3차예선 진출이 매우 중요하다. 이런 경쟁을 위해서는 어떤 선수 배치나 전술로 한국전을 대비해야 할까"라며 크로아티아어 통역에게 중국어로 전달했다.
중국인 통역이 자의적으로 의미를 바꿨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중국어 통역 내용이라면 이반코비치 감독이 왜 "한구에 온 이유는 관광을 하러 온 게 아니다"라고 말했는지 이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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