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의 중꺾마… 시련 털어내고 돌아왔다, DFA 이후 첫 등판에서 분노의 1이닝 무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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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충격적인 양도선수지명(DFA)을 당한 이후 첫 등판을 가진 고우석(26·마이애미)가 정상적인 경기력으로 마음을 다잡고 돌아왔음을 알렸다. 비록 40인 로스터에서 빠졌고, 원하는 다른 팀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아직 메이저리그를 향한 문이 닫힌 건 아니다.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잭슨빌 점보 쉬림프에서 뛰고 있는 고우석은 7일(한국시간) 샬럿 나이츠(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A팀)와 경기에 팀이 10-4로 넉넉히 앞선 8회 등판해 1이닝 동안 피안타나 볼넷 없이 삼진 하나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고우석의 올 시즌 트리플A 평균자책점은 종전 3.00에서 2.70으로 더 낮아졌고, 시즌 피안타율 역시 0.273에서 0.250으로 떨어졌다.
이날 고우석은 포심 6구, 커브 2구, 커터 1구 등 공 9개로 한 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내며 경기력이 점차 돌아오고 있다는 것을 알렸다. 이날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3.9마일(약 151.1㎞), 평균은 93마일(약 150㎞)로 구속 편차가 크지 않았고, 커브 최고 구속은 81.2마일(130.7㎞), 커터 최고 구속은 88.8마일(142.9㎞)까지 나오며 일단 구속에서는 약간 떨어진 모습을 보였으나 공격적인 승부가 돋보였다.
고우석은 5월 30일 더럼전에 출전한 이후 마이애미로부터 충격적인 DFA 소식을 들었다. 당시 마이애미는 텍사스로부터 현금 트레이드로 영입한 숀 앤더슨을 현역 로스터에 등록해야 할 상황이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앤더슨을 먼저 40인 로스터에 등록해야 하는 만큼 누군가는 40인 로스터에서 빠져야 할 상황이었다. 아쉽게도 올해 메이저리그에 승격하지 못한 고우석이 희생양이 됐다.
양도지명이 된 뒤 마이애미는 고우석을 트레이드할 수도 있고, 이후 웨이버 절차를 거치면 타 팀이 고우석을 클레임해 데려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물론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성적이 없는데다 2년 보장 450만 달러의 연봉 계약까지 되어 있는 고우석을 선뜻 선택하는 팀이 없었다. 결국 일주일 정도의 웨이버 기간을 모두 마치고 고우석은 마이애미 트리플A 팀에 남았다.
다만 마이애미는 올해 리그에서 가장 성적이 좋지 않은 팀이고,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팀의 주축 선수들을 내놓을 가능성이 큰 팀이다. 로스터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고 이 과정에서 마이너리그에 있는 선수들을 죄다 끌어 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고우석도 어쨌든 보장 연봉을 주는 만큼 마이애미로서는 실험해야 할 선수고, 오히려 팀을 옮기면 또 그 팀의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문제도 있었다. 차라리 마이애미에 남아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이었고 고우석 또한 심기일전해 이날 경기에 등판했다.
경기 내용은 가뿐했다.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한 고우석은 선두 카를로스 페레스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시작부터 포심패스트볼로 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했고 상대 타자의 방망이를 이겨내는 평범한 뜬공을 만들어냈다. 이어 브라이언 라모스를 역시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바깥쪽 높은쪽 커터로 방망이를 이끌었다. 제법 멀리 날아간 타구였지만 우익수 수비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공 세 개로 두 타자를 잡아낸 고우석은 마지막 타자 콜슨 몽고메리를 삼진으로 처리하고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몽고메리가 1B 카운트에서 파울만 네 개를 치며 끈질기게 대응했지만 고우석은 오히려 높은 쪽과 몸쪽 코스를 자유자재로 공략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유인구 승부보다는 힘과 힘으로 붙었다. 결국 6구째 93.4마일의 빠른 공을 높은 쪽에 던졌고 이 공이 파울팁 삼진으로 이어지면서 힘으로 이겼다. 고우석에게는 자신감이 될 법한 아웃카운트였다.
고우석은 이후 잭슨빌에서 1~2이닝 정도를 소화하며 다양한 테스트를 거칠 전망이다. 지금 당장이야 자리가 없을 수 있지만 마이애미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팀이다. 지금의 구위를 더 발전시킬 수 있다면 고우석에게도 반드시 기회는 온다. 40인 로스터에서 빠져 있지만 마이애미가 고우석을 실험하기로 한다면 기존 40인을 빼고 또 고우석을 등록하면 되는 일이다. 이제 중요한 건 고우석의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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