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김하성, 더 이상 변수는 없다… 1억 달러 연장 계약 와도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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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샌디에이고의 2024년 선수단 관리 중 가장 굵직한 과제는 바로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김하성(29)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크게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 시즌 중 연장 계약을 하거나, 시즌 중 트레이드를 하거나, 시즌 끝까지 데리고 있다가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 것이다.
사실 샌디에이고는 이 세 가지 시나리오 중 첫 두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지난 오프시즌 끊임없는 고민을 이어 갔다. 당장 연장 계약을 제안하기에는 팀 페이롤 사정이 썩 좋지 않았다. 샌디에이고는 현재 중계권사의 파산으로 전체적인 현금 유동성이 많이 막힌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난 오프시즌 후안 소토(뉴욕 양키스)를 포기하고 결국 트레이드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역시 사이즈가 큰 김하성과 연장 계약에 섣불리 나설 수는 없었다. 지난해 최고 성적과 골드글러브 수상으로 주가가 치솟은 김하성이 이를 받아들인다는 보장도 없었다.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놓고 몇몇 구단의 트레이드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장 주전 내야수 하나를 트레이드하기에는 위험부담이 따르고 그 반대급부도 만족스럽지 않아 결국은 트레이드 없이 시즌에 돌입했다. 오히려 김하성을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로 되돌리며 든든한 신뢰를 드러냈다.
변수는 하나 더 있었다. 샌디에이고도 별로 바라지 않는 시나리오였지만 김하성이 올해 극심한 부진을 겪거나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일이었다. 이 경우 김하성이 FA 자격을 포기하고 재수를 선택할 아주 실낱같은 여지가 있었다. 김하성과 샌디에이고는 계약서상에 2025년 800만 달러의 옵션 조항이 있다. 샌디에이고가 옵션을 제안하고 김하성이 받아들이면 사실상 1년 800만 달러의 단기 계약으로 1년 더 남는 방법도 있었다.
그러나 이 가능성은 이제 사실상 사라졌다. 김하성이 건재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6월 들어서는 성적이 더 오르는 양상도 보인다. 김하성은 13일(한국시간)까지 시즌 71경기에 건강하게 나가 타율 0.222, 출루율 0.336, 9홈런, 34타점, 14도루, OPS 0.729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보다 타율이 떨어지는 등 전체적인 공격 생산력이 떨어진 것 같지만 그렇지는 않다. 지난해 조정 OPS는 108이었는데 올해는 113으로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높다. 유격수로 거둔 성적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유격수는 포수 다음으로 수비 부담이 큰 포지션이다.
6월 들어서는 12경기에서 타율 0.250, 출루율 0.367, 2홈런, 10타점, OPS 0.892로 폭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도 6월부터 김하성의 성적이 쭉쭉 오르기 시작했는데 같은 흐름을 기대해봐도 될 상황이다. 김하성의 가치도 치솟고 있다. 800만 달러에 만족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고, 설사 지금부터 시즌을 망친다고 해도 시장에서 충분한 값어치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이미 지난 2~3년간 보여준 게 많은 김하성이다. 나이도 내년에 서른으로 그렇게 많지 않다.
이에 다시 트레이드설이 재점화되고 있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이자 전직 메이저리그 단장 출신인 짐 보든은 13일(한국시간) 올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트레이드 필요성과 필요 포지션을 다뤘다. 보든은 클리블랜드가 지구 우승 이상의 성과에 도전하기 위해 유격수가 필요하다고 짚었고, 당연히 김하성은 후보자가 될 수 있다. 김하성은 FA까지 반년이 남았고, 클리블랜드가 단기적인 대안을 찾는다면 사실 이보다 더 좋은 후보는 없다.
보든은 토론토의 보 비셋, 김하성을 후보자로 뽑으면서 올해 부진한 비셋의 경우는 그래도 토론토가 지키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놨다. 반대로 김하성에 대해서는 “샌디에이고가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탈락한다면 김하성은 흥미로운 옵션이 될 수 있다”면서 여지를 열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 경쟁은 이미 LA 다저스의 독주로 흐르고 있고, 샌디에이고는 와일드카드 레이스를 벌이고 있으나 아직은 안심할 만한 단계가 아니다.
이제 김하성의 모습을 내년에도 샌디에이고에서 볼 가능성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트레이드되지 않고 시즌 끝까지 남는다고 해도 1억 달러 이상의 FA 계약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렇다면 김하성을 잡기 위해 샌디에이고가 이 정도 금액을 제안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시즌 중 연장 계약 논의에서 설사 이 금액이 테이블에 오른다고 해도 김하성 측이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어차피 FA 시장에 나가면 충분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하성은 마지막 변수를 지웠고, 이제 공은 샌디에이고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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