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점차 지고 있는데 왜 정우주가 나왔지? 한화 벤치 노림수는 이해되는데…결과는 실패, 연투로 핵심 카드 소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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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카드를 왜 8회 6점 지고 있는 상황에 연투로 소모했을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지난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 한국시리즈에서 LG 트윈스에 5-13 완패를 당했다. 1회부터 4점을 선취하며 타선이 터졌지만 믿었던 선발투수 류현진이 2회에만 5실점 빅이닝을 허용하면서 스코어가 뒤집혔다. 3회 박동원에게 투런 홈런을 맞은 류현진이 3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고, 한화로선 어떻게 손쓸 수 없는 패배가 됐다.
다만 불펜 운영은 몇 가지 궁금증을 낳았다. 4회 2사 1,2루에서 김현수 상대로 1~2구 연속 볼을 던진 우완 김종수를 내리고 좌완 김범수를 투입한 타이밍이 첫 번째다. 좌타자에 강점이 있는 김범수를 쓰려면 김현수 타석 시작할 때부터 넣을 수 있었지만 투볼 불리한 카운트에서 교체가 이뤄졌다.
김범수는 올라와서 2개의 볼을 던져 볼넷으로 김현수를 내보냈다. 2사 만루로 압박감이 큰 상황에서 문보경에게 초구 커브를 스트라이크 잡기 위해 존에 넣었지만 우측 펜스 상단을 맞고 떨어졌다. 싹쓸이 3타점 2루타. LG가 10-5로 달아나며 승기를 굳힌 한 방이었다.
또 하나의 궁긍즘은 8회였다. 5-11, 6점차로 뒤져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정우주가 마운드에 올랐다. 불펜에 황준서, 조동욱, 한승혁, 김서현이 남은 상황에서 정우주가 나왔다. 타이밍상 황준서나 조동욱, 아니면 자신감 회복이 필요한 김서현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는데 한화 벤치의 선택은 정우주였다. 정우주는 오스틴 딘에게 볼넷을 주며 이어진 2사 1루에서 문보경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다음 타자 오지환을 루킹 삼진 잡았지만 1이닝 2실점으로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
정우주는 현재 한화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 중 한 명이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회 구원으로 나와 삼진으로 만루 위기를 극복하며 ⅔이닝 무실점으로 막았고, 4차전은 선발 등판해 3⅓이닝 5탈삼진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깜짝 호투를 펼쳤다. 최고 시속 154km 하이 패스트볼로 삼성 타자들을 압도하며 강력한 구위와 함께 강심장까지 증명했다.

7전4선승제로 길어지는 한국시리즈에서 문동주가 다시 선발로 들어갔고, 불펜에서 승부처에 멀티 이닝을 책임지는 역할은 정우주가 맡을 것으로 보였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1차전을 앞두고 정우주 활용법에 대해 “이제 우리 팀 중간에서, 선발이 나오고 난 다음에 바로 쓸 수 있다.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로 쓰게 될 것이다”며 필승조 기용을 시사했다.
김경문 감독 예고대로 1차전부터 정우주는 접전 상황에 투입됐다. 한화가 6회초 2점을 내며 2-4로 추격하는 흐름이었던 6회말 이닝 시작과 함께 정우주가 등판했다. 첫 타자 박동원에게 시속 154km 강속구 뿌린 정우주는 슬라이더로 유격수 땅볼 처리한 뒤 구본혁을 5구 만에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박해민에게 던진 초구 커브가 손에서 빠져 오른 다리를 맞히는 사구가 됐다. 1사 1,2루로 주자가 쌓이자 김경문 감독은 정우주를 10구 만에 뺐다. 2점차 접전이었고,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정우주의 제구가 갑자기 흔들렸기 때문에 빠르게 교체하는 벤치의 결정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어 나온 조동욱이 홍창기에게 볼넷을 내준 뒤 다시 바뀐 투수 박상원이 신민재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아 정우주는 2실점을 기록했다. 박상원이 김현수와 문보경에게 연이어 적시탈를 맞은 한화는 6회말 4실점을 주며 1차전을 2-8로 완패했다.
정우주로선 자신감을 잃을 수 있는 결과. 2차전에서 8회 6점 지고 있는 상황에 올린 것은 부담 없는 상황에서 정우주가 투구 밸런스를 잡고, 자신감을 찾게끔 하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경문 감독 입장에선 지는 경기라도 뭔가 얻어야 할 것이 있었다. 다음날 경기가 없기 때문에 연투에 대한 부담도 크지 않았다.
이 같은 한화 벤치의 노림수는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지만 결과가 너무나도 아쉬웠다. 연투로 구속이 다소 떨어진 정우주는 홈런을 맞았다. 문보경에게 홈런을 허용한 공은 시속 150km 직구로 한가운데 몰리는 실투가 됐다. 연투로 1이닝 19구를 던졌지만 결과가 좋지 않으면서 한화로선 불펜 핵심 전력을 낭비한 셈이 되고 말았다. 야구가 안 되다 보니 지는 경기에서도 얻는 게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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