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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던지겠다" 105구 완투→하루 휴식→19회 준비…WS를 고시엔으로 만든 낭만, 야마모토 헌신의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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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3억2500만 달러의 몸값이 아깝지 않은 헌신이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투혼이라는 단어를 의인화 하며 몸소 실천했다. LA 다저스의 위닝 스피릿이 6시간 39분의 대혈투를 지배했다. 

다저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3차전 경기에서 연장 18회, 프레디 프리먼의 끝내기 홈런으로 6-5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2승1패를 만든 다저스는 시리즈 우위를 안고 다저스타디움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의 축배를 들 기회를 잡았다. 

이날 경기 자체의 스포트라이트는 모두 오타니 쇼헤이가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 이날 2루타와 홈런, 그리고 다시 2루타와 홈런을 때려내며 월드시리즈 최초 4장타 경기를 펼쳤다. 이후 토론토 벤치는 오타니와 승부를 철저하게 회피하면서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도 오타니를 고의4구로 거르는 초유의 선택을 했다. 그것도 무려 4번 연속이었다. 8타석 4타수 4안타 고의4구 4개. 그리고 마지막 타석에서도 자동 고의4구 사인만 나지 않았을 뿐, 피해가는 승부를 펼치며 볼넷으로 출루했다. 월드시리즈와 포스트시즌 최초 9출루 경기. 정규시즌으로 따져도 오타니까지 단 4번 밖에 나오지 않았던 전대미문의 대기록이었다. 

다만 오타니와 승부를 하지 않았던 토론토의 선택은 어느 정도 통했다. 토론토도 추가점을 뽑지 못했지만 다저스 역시도 점수를 내지 못하면서 연장 18회 승부가 이어졌다. 






모든 불펜 투수들을 소모했다. 다저스의 10번째 투수였던 윌 클라인은 무려 4이닝 1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혼신투를 펼쳤다. 정규시즌 개인 최다 이닝은 2이닝, 최다 투구수는 36개에 불과했다. 2배 이상의 힘을 쏟아 부으며 경기가 흘러가는 것을 막았다. 토론토도 지난해 KIA에서 활약했던 에릭 라우어가 4⅔이닝 2피안타 4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투수를 모두 썼고 한계에 다다랐다. 이때 다저스는 모두를 충격에 빠뜨리는 결단을 내렸다. 26일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9이닝 105구 4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완투승을 거둔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불펜에서 몸을 풀기 시작한 것. 현지 중계진도 불펜에 야마모토의 모습이 비춰지자 “오마이갓”을 연발했다. 

처절한 혈투였다. 4차전 선발 투수인 오타니 쇼헤이를 긴급하게 투입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었지만 일단 아꼈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의 칼럼니스트 톰 버두치에 의하면 “16회 쯤 로버츠 감독은 클라인 이후에는 야수를 투수로 써야할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때 운동복 차림으로 더그아웃에 머물고 있던 야마모토가 마크 프라이어 코치 투수코치와 통역 윌 아이어튼과 함께 다가와 ‘제가 던지겠다’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야마모토는 실제로 스파이크를 신고 불펜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18회 클라인이 투구수 70개를 넘기고 2사 2,3루 위기에서 타일러 하이네만을 상대로 3B 1S까지 갔을 때 야마모토는 연습 투구 1개만 더 하면 등판할 준비가 돼 있었다. 만약 볼넷을 내줬다면 야마모토는 1988년 오렐 허샤이저처럼 등판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허샤이저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 7이닝 1실점, 다음날 4차전 세이브, 그리고 7차전 완봉승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만약 끝내기 홈런이 터지지 않고 19회에 돌입했다면 정말 야마모토가 던졌을 것이다.

야마모토는 3억2500만 달러라는 투수 역대 최고액 계약의 책임감을 몸소 실천하려고 했다. 미국 LA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월드시리즈를 일본 고교야구 선수들이 온몸을 바치는 일본 고시엔 대회로 탈바꿈 시키는 낭만을 보여줬다. 야마모토는 비록 미야자키 미야코노조 고등학교 재학 당시, 고시엔 무대를 밟은 적은 없다. 그러나 그에 걸맞는 투혼의 의지를 선보였다. 

경기에 등판하지는 않았지만 팀을 위해, 승리를 위해 자신의 몸을 갈아넣겠다는 의지 자체가 대단했고 또 자원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야마모토의 헌신과 투혼을 팀 동료들도 모르지 않았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는 “오타니는 끝내기 홈런을 친 프리먼을 맞이하며 동료들과 축하를 나누다가 외야를 향해 질주했다. 오타니는 경기에 나서지 않았어도 다저스의 승리를 위해 자신의 건강을 걸었던 야마모토의 희생을 기억했다. 1조2500억원에 달하는 역사상 가장 비싼 일본인 투수들은 자정이 다가오는 서늘한 날씨 속에서 형제처럼 포옹했다”고 묘사했다.






끝내기 홈런을 친 프레디 프리먼은 “경기 후에 안아줬다. 야마모토가 던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건 우리 팀의 헌신과 희생을 보여주는 증거다. 오늘은 모든 팀원들이 필요했다”며 “야마모토가 ‘내가 나서겠다’는 마음을 가졌다는 것 자체가 우리가 어떤 팀인지를 보여준다. 우리는 이기기 위해서 모든 하는 팀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야마모토가 불펜에서 몸을 푸는 것을 보고 저는 ‘야마모토는 오늘 쉬게 해줘야 해!’라고 생각했다. 비록 투입되지는 않았지만 그 장면 자체가 우리 팀의 정신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베테랑 내야수 미겔 로하스는 “야마모토는 이미 일본에서 4~5차례 우승 경험이 있다. 우승을 위해 뭘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일주일 뒤면 집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면서 “실제로 경기에 나설 준비가 되어있었고 로버츠 감독도 경기에 투입할 준비가 돼 있었다. 그래도 클라인이 그 이닝을 잘 마무리 해서 기뻤다”고 전했다.

시리즈 전적은 2승1패로 다저스가 천신만고 끝에 우위를 점했다. 이제 4차전은 오타니 쇼헤이가 선발 등판한다. 3차전 종료 이후 17시간 가량 뒤에 4차전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초인적인 힘이 필요한 상황. 하지만 야마모토가 보여준 헌신이 현재 다저스의 열망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나타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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