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아팠다" KIA 비장의 카드는 왜 경기 끝나고 눈물을 쏟았나…"최형우 레벨" 사령탑 믿음에 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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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윤욱재 기자] '절대 1강'으로 불렸던 '디펜딩 챔피언' KIA는 고난의 세월을 뒤로 하고 6월 한 달 동안 무려 15승을 따내면서 월간 승률 1위를 차지, 이제는 단독 4위로 올라서며 한화-LG-롯데 3강 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KIA는 6월의 마지막 경기였던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 리그 LG와의 한판 승부에서 12-2 대승을 거두고 화려한 6월 피날레를 장식했다.
KIA의 승리를 이끈 '비장의 카드'는 바로 고종욱(36)이었다. KIA는 체력 부담이 상당한 이창진-박찬호 테이블세터를 선발에서 제외, 고종욱-김호령 테이블세터로 재편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범호 KIA 감독은 경기 전부터 고종욱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내가 볼 때 배팅의 감각만 놓고 보면 우리 팀에서 (최)형우 정도의 레벨을 갖고 있는 선수다"라는 이범호 감독은 "아무래도 LG 선발투수 요니 치리노스의 볼에 변화가 많고 (고)종욱이가 나가면 팀 자체가 분위기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범호 감독은 "선수가 워낙 밝고 타석에서의 퍼포먼스도 선수들이 흥이 나도록 만들어주는 무언가가 있다. 치리노스를 상대로 1회부터 좋은 방향을 만들어주면 뒤에 나오는 선수들이 흥이 날 것이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범호 감독의 예상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고종욱은 1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깨끗한 중전 안타를 쳤고 3회초에는 중전 안타와 더불어 2루 도루까지 성공하면서 상대 배터리를 흔들었다.
결정적인 순간은 바로 6회초에 찾아온 타석이었다. KIA가 0-1로 뒤진 상황에서 선두타자 박민이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KIA는 타격감이 좋은 고종욱에게 강공을 맡겼고 고종욱은 치리노스의 초구 시속 133km 포크볼을 때려 좌중간 적시 2루타를 작렬했다. KIA가 1-1 동점을 이루는 순간.
KIA는 고종욱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패트릭 위즈덤의 좌전 적시타로 2-1, 오선우의 좌월 적시 2루타로 3-1, 김석환의 우익선상 적시 3루타로 5-1, 박찬호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6-1 리드를 가져가면서 승기를 완전히 굳힐 수 있었다.
결국 KIA는 12-2 대승을 거뒀고 '히어로'는 단연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한 고종욱이었다.
경기 후 고종욱이 공식 인터뷰에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고종욱은 방송 인터뷰 도중 눈물을 왈칵 쏟았다. 이어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도 좀처럼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
"아내가 몸이 좋지 않았다. 작년에 유산을 했다"라고 밝힌 고종욱은 "아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갑자기 눈물이 의도치 않게 나와서 사실 조금 창피하기도 하다"라며 아내를 향한 진심을 전했다.
올 겨울에는 '아빠'가 될 예정이다. 고종욱이 열심히 치고 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종욱은 "오는 12월에 딸이 태어날 예정이다. 건강하게 순산했으면 좋겠다. 내가 아내에게 해준 것이 없다. 이제 좋은 아빠가 되려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고종욱은 자신을 믿어준 이범호 KIA 감독에게도 감사함을 전했다. "감독님이 나에게 1번타자로 기회를 주신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감독님이 '밥값은 언제 할 거냐'라고 말씀하시는데 그래도 밥값은 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라는 고종욱은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컨디션 조절을 잘 해주시고 계속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셨다"라고 전했다.
고종욱은 2023년만 해도 114경기에 나와 타율 .296 3홈런 39타점을 기록하면서 1군의 주축 자원으로 활약했는데 지난 해에는 28경기 타율 .250 1홈런 4타점에 그쳤고 올해는 6월 6일에야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고종욱도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따. "올해 스타트도 늦었고 시범경기도 못 나가서 많이 내려놓은 상태였다. 나에게 기회가 많이 없을 줄 알았다. 2군에서 '갈 때 가더라도 좋은 이미지로 가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부상 선수들도 있고 2군에서 준비를 잘 하다보니 감독님이 1군으로 올려주셨다"라는 고종욱.
고종욱은 1군 합류 이후 14경기에 나와 타율 .375 1홈런 3타점 2도루로 활약하면서 KIA가 월간 승률 1위를 기록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범호 감독이 "최형우 레벨"이라고 한 이유가 있었던 것. 그러나 고종욱은 "감독님께서 나를 좋게 봐주신 것은 감사하지만 형우 형의 레벨은 아니다. 형우 형의 반이라도 따라가고 싶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이처럼 KIA는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는 상황에도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이 똘똘 뭉쳐 시너지 효과를 발산, 6월 월간 승률 1위에 등극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것이 '디펜딩 챔피언'의 힘이 아닐까. 은퇴 위기까지 몰렸던 고종욱도 다시 일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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