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 사라진 프로야구... 2020년대 9팀이 한국시리즈行, 롯데만 못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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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에 ‘왕조’가 사라졌다.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며 연거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팀이 최근엔 보이지 않는다. 한국시리즈 2연패(連覇)는 2015~2016년 두산을 끝으로 나오지 않고 있고, 2020년대 들어선 롯데를 제외한 9구단이 골고루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123년 역사를 자랑하는 MLB(미 프로야구)의 경우 월드시리즈 연속 제패는 1998~2000년 3연패를 달성한 뉴욕 양키스가 마지막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 LA 다저스가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25년 만의 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1980년 이후로 따지면, 2연패 이상 이룬 팀은 양키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1992~1993년), 두 팀밖에 없다.
이에 비해 1982년 출범한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에선 왕조라 불릴 만한 팀이 여럿 있었다. 해태(현 KIA)가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년 연속 정상에 오른 것을 포함해 1980~1990년대에만 아홉 차례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며 확고한 왕조를 구축했고,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정규 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내리 차지하며 또 하나의 왕조를 세웠다. 2007년부터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 3회(2007·2008·2010) 우승한 SK(현 SSG), 2015년부터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회(2015·2016·2019) 정상에 오른 두산도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팀이다.
승률 1위 팀도 한국 준플레이오프에 해당하는 디비전시리즈부터 치러야 하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정규 리그 1위 팀이 곧바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통합 우승을 달성하기 쉽다는 점이 왕조가 자주 탄생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KBO 리그는 MLB에 비해 팀 수가 3분의 1 수준이라 우승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선수 풀도 좁기 때문에 전력을 한번 잘 구축하면 이를 오랜 기간 유지하기 비교적 쉽다는 점도 왕조 형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2020년대 들어 팀 전력이 점차 평준화되면서 ‘장기 집권’이 점점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KBO 리그는 과거 1차 지명 선수는 연고 지역에서 뽑았지만, 상위 유망주들이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지방 구단들이 우수한 신인 확보에 불리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2023년부터 전면 드래프트를 정식 도입했는데 올해 한국시리즈에 오른 충청 연고 한화의 경우 전국 지명으로 데려온 문동주, 김서현, 정우주 등이 주축 선수로 활약하며 큰 효과를 봤다. 또한 2027년부터는 샐러리캡 하한제가 시행돼 모든 팀이 일정 수준 이상의 전력 유지를 위한 투자를 해야 해 전력 균등화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도 웃지 못하는 건 롯데 팬들이다. 2020년대에 한국시리즈를 못 간 유일한 팀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롯데는 2017년을 끝으로 한국시리즈는커녕 가을 야구 무대조차 밟은 적이 없다.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롯데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은 26년 전인 1999년. 우승은 33년 전인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 비슷한 처지였던 LG와 한화의 달라진 모습에 롯데 팬들은 더욱 큰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1994년 이후 우승 갈증에 시달리던 LG는 2023년 그 한을 풀었고, 올해도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2승을 거뒀다. 1999년이 유일한 한국시리즈 우승인 한화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반면 롯데는 올 시즌 전반기를 3위로 마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했지만, 충격의 12연패를 당하는 등 후반기 급격히 무너지며 결국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해 관중 3위(150만7704명)를 기록할 정도로 열렬한 성원을 보낸 롯데 팬들 사이에선 “올해 가을 야구를 못 간 것도 충격인데, 내심 ‘하위권 동지’라고 여겼던 한화가 한국시리즈를 가니 마음이 더 뒤숭숭하다”는 푸념이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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