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신 죄송합니다' 중국-우루과이 팬들, 손흥민에 '거듭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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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이솔 기자) '대표'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음에도 가벼운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자국 선수, 그리고 응원단들을 대신해 우루과이와 중국의 축구팬들이 손흥민에게 사과를 건네고 있다.
15일, 손흥민의 SNS에서는 손흥민을 위로하는 국내 팬들의 응원과 더불어 사과의 말을 전하는 우루과이-중국의 축구팬들이 댓글을 게시했다.
중국전을 끝으로 시즌을 모두 마친 손흥민은 지난 12일, SNS를 통해 팬들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손흥민은 "어제(중국전)의 응원과 성원은 정말 최고였고, 어느 때보다 행복했습니다. 팬분들 덕분에 이번 시즌을 잘 버텼고, 잘 쉬고 돌아오겠습니다. 새로운 시즌에 만나요!'"라는 게시글을 게시했다.
해당 SNS에는 손흥민을 응원하는 중국의 축구 팬들의 사과도 있었다. 중국 팬들이 손흥민에게 전한 저주에 가까운 '악의적인 비난' 때문이다.
손흥민은 중국과의 경기에서 손으로 3-0 제스쳐를 취하며 중국 팬들의 도발에 대응했다. 지난 11월 중국의 홈 구장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경기장 전체를 '선전 도서관'으로 만든 사건을 의미했다.
중국 축구팬들은 웨이보를 통해 손흥민의 사진을 휠체어와 합성해 손흥민을 저주했다. '다리를 부러트려야 했다'는 말부터 이강인-김민재-황희찬 등 해외파 선수들의 이름이 적힌 쓰레기봉투로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다만 일부 중국 축구팬들은 손흥민의 SNS를 통해 사과의 메시지를 보냈다. 한 팬은 "중국인을 너무 싫어하지 말아주세요, (저런) 자격 미달자들은 소수입니다. (중국의) 축구팬들은 당신을 너무 사랑합니다"라며 손흥민에게 사과와 양해를 구했다.
사과를 건네는 우루과이 축구팬 또한 찾아볼 수 있었다. 이는 우루과이 축구 국가대표팀의 발베르데가 같은 팀, 심지어 주장으로 활약 중인 손흥민에 대해 인종차별성 발언을 전했기 때문이다.
우루과이 대표팀 소속의 벤탄쿠르는 2024 코파 아메리카를 앞두고 우루과이 축구 언론인 라파 코텔로가 진행하는 예능 인터뷰 프로그램 'Por la camiseta(티셔츠를 위해)'에 출연했다.
영상 말미에 진행자는 벤탄쿠르의 집을 나서며 "나는 이미 너의 유니폼을 가지고 있다. 당신이 내게 한국인의 셔츠를 가져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벤탕쿠르의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의 유니폼을 가져다 달라는 뜻이었다.
벤탄쿠르는 이에 "어쩌면 쏘니의 사촌 유니폼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들(아시아인)은 다 똑같이 생겼다"라며 인종차별적 발언을 전했다.
단순히 '농담'으로 치부할 수 있지만,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은 아픈 기억이 있다. 독일에서는 인종차별과 관련된 문제로 동료와의 주먹다짐을 벌인 일이 있으며, PL 진출 이후로도 지속적인 인종차별로 고통받았다.
지난 2017-18년,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가한 웨스트햄 축구팬들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벌금형이 선고되기도 했으며, 2022년에는 첼시 팬에게 '영구 출입금지' 조치가, 2023년에는 크리스탈 팰리스의 축구팬에게 3년간 경기장 출입 정지 조치가 취해지기도 했다. 모두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 때문이다.
벤탄쿠르는 SNS '스토리' 기능을 통해 "내 형제, 손흥민에게 유감을 표한다"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러나 해당 사과문은 24시간만 유효한 '스토리' 기능을 통해 작성됐다. 24시간 후 사과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또한 벤탄쿠르는 사과문 작성 후 불과 3시간만에 자신의 사진이 담긴 새로운 '스토리'를 작성하기도 했다.
팀의 주장 손흥민에게 자신의 실언으로 상처를 입힌 것에 대한 사과와, 자신의 '잘 나온' 훈련사진이 공존한 벤탄쿠르의 스토리는 진정성을 의심케 했다.
이로 인해 손흥민의 SNS에는 한 우루과이 축구팬이 사과문을 게시했다. 해당 팬은 "모든 우루과이 국민을 대표하여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간결한 사과문을 게시했다. 정작 '국가대표'로 인해 아무런 관련도 없는 타국 국민이 미안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6월 중순 발생한 두 번의 해프닝으로 인해 전 세계 축구팬들이 모여든 손흥민의 SNS는 페네르바체 행을 원하는 팬들, 손흥민에게 사과를 전하는 팬들이 모이며 게시 3일만에 77만 9천개의 좋아요, 8천개의 댓글이 달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사진=손흥민 공식 SNS, 로드리고 벤탄쿠르 공식 SNS, 연합뉴스, 서경덕 교수 개인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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