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이닝도 힘겹다' 사령탑이 남긴 여운…거듭된 부진 → 운명의 열흘 될까 [SC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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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새 외국인 선수 영입 마감시한까지 앞으로 열흘. 롯데 자이언츠 터커 데이비슨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올스타 휴식기에 기대를 걸었지만, 후반기 들어 데이비슨의 부진은 한층 심각해졌다. 후반기 3경기 모두 5이닝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평균자책점도 4.80에 달한다. 경기 내용도 5안타 1실점, 8안타 3실점, 5안타 4실점으로 점점 나빠지는 모양새.
롯데에겐 말 그대로 딜레마다. 5월까진 12경기 6승1패, 평균자책점 2.45로 호투하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했다. 1m88의 키에 비해서도 높은 릴리스포인트에서 내리꽂는 투구폼을 지녔고, 직구 외에도 날카로운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스위퍼까지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줄 안다. 각도를 최대한 살리는 디셉셥(숨김) 동작도 훌륭하다.
하지만 이제 최고 152㎞에 달하던 직구 구속도 140㎞대 중반으로 떨어졌고, 타 팀의 세밀한 분석에 직면한 모양새. 이젠 이겨내는 방법 뿐인데, 만만치가 않다. 투구수 86~88개 안팎에서 모두 교체됐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체력적으론 6회까지 가도 되는데, 굳이? 싶어서 바꿔줬다"고 말할 정도다.
승리투수가 된 날은 라커룸을 휘어잡는다는 말이 나올 만큼 쾌활한 성격의 데이비슨이지만, 부진할 때의 풀죽은 얼굴은 안쓰러울 정도다.
이제 전직 메이저리거의 자존심 같은 건 다 내려놓았다. 김태형 감독에게 면담을 신청해 "잘 던지려면 어떻게 해야하나"라며 도움을 구할 정도. 사령탑은 "마운드 위에서 인상쓰지 말고 좀더 자신감을 가져라. 표정부터 달라져야한다"는 조언을 했다고.
"직구 구속이 시즌 초에 비해 2~3㎞ 떨어졌고, 한 60구 되면 또 2㎞ 정도 떨어진다. 그런데 이것도 심리적인 문제라고 본다. 자꾸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갈 생각을 하니 전력투구가 안되고 자기 공을 못 던지는 게 아닌가. 결국 시즌 초의 자신감을 되찾아야한다."
로테이션대로라면 데이비슨은 5일 등판 예정인 알렉 감보아의 뒤를 이어 6일 등판이 예정돼있다.
롯데도 이미 데이비슨을 대신할 만한 외인을 찾은지는 오래됐다. 다만 아직까진 마땅한 선수가 없었을 뿐이다.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데드라인인 7월말이 지나야 시장에 좋은 선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외국인 선수 담당자들이 가장 바빠지는 시기다. 때론 다음 시즌까지 2년 계약 조건으로 선수 영입에 나서기도 하고, 다음 시즌을 위한 리스트업에도 여념이 없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교체를 하려면 그 행동이 한층 더 신속해야한다. KBO 규정상 교체된 외국인 선수가 포스트시즌에 뛰려면, 비자 문제 등을 다 해결하고 8월 15일 전에 KBO 선수 등록을 마쳐야한다. 아직까지 전례는 없었지만, 자칫하면 새 외인이 포스트시즌에 뛰지 못하는 '사고'가 터질 수도 있다.
김태형 감독은 데이비슨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자기 역할을 해줘야한다"라며 여운을 남겼다. 데이비슨의 앞에는 이제 운명의 열흘이 남았다.
김영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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