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FA’ 조상우 환상이 깨진 지금… KIA에도 ‘갑툭튀’ 1점대 불펜 있다, 현재+미래 다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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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의 주축 불펜 투수였던 장현식(30·LG)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하자 고민에 빠졌다. 장현식은 현장이 잔류를 적극적으로 요청했던 선수였지만, 4년간 52억 원을 전액 보장한 LG의 물량공세를 이겨낼 수 없었다.
KIA는 당초 기존 선수들로 장현식의 공백을 메워보려고도 생각했다. 그러나 답이 잘 나오지 않았다. 장현식은 지난해 75경기에서 75⅓이닝을 던지며 KIA 불펜의 마당쇠로 활약했다. 30~40이닝을 던진 투수가 아니었다. 기존의 선수들이 더 힘을 내 이 공백을 나눠들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결국 트레이드 시장을 다시 찾았고, 이전부터 논의가 있었던 조상우(31)를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202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전체 10순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1라운드였다. 여기에 현금 10억 원을 더 줬다. 기대가 컸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올 시즌이 끝나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예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년 렌탈’의 위험 부담까지 안아야 했다. A등급으로 만들며 장벽을 치기는 했지만, 조상우가 그만큼 활약을 해줘야 했다. 적어도 셋업맨으로 장현식 정도의 활약은 해야 했다.
그러나 일단 그 기대치를 다 채울 가능성은 다소 낮아졌다. 조상우는 올해 시즌 51경기에서 43이닝을 던지며 24개의 홀드를 기록했다. 홀드 개수에서 보듯이 분명 없는 것보다는 나은 자원이었다. 그러나 평균자책점이 5.02까지 치솟았고, 피안타율(.286)과 이닝당출루허용수(1.70) 등 세부 지표가 좋지 않았다. 자신의 한창 좋았을 때 구위를 좀처럼 찾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했다. 결국 경기력 정비차 7월 31일 2군으로 내려갔다.
KIA는 기존 필승조인 전상현과 마무리 정해영, 그리고 어린 우완 불펜 투수들로 조상우의 공백을 버티고 있다. NC에서 트레이드로 얻어온 우완 자원들인 김시훈 한재승도 분전하고 있지만, 역시 가장 눈에 들어오는 이름은 올해 혜성처럼 등장한 우완 성영탁(21)이다. 올해 1군에 데뷔한 뒤 고속 승진을 벌이고 있다. 이제는 조상우의 몫을 해줘야 할 최대의 키플레이어로까지 떠올랐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팀의 10라운드, 전체 96순위 지명을 받은 성영탁은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큰 관심을 못 받던 선수였다. 1군 기록이 있는 것도 아니고, 1군 선수층을 고려하면 1군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 선수였다. 하지만 2군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하며 추천을 받았고, 이범호 KIA 감독도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제구력과 담력을 갖춘 성영탁의 장점을 눈여겨보며 꾸준히 기용하고 있다.
비록 주로 뒤지는 상황이나 점수차가 큰 상황에서 나서기도 했으나 1군 데뷔 후 17⅓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세우면서 대활약했다. 이후로는 필승조로 신분이 승격됐다. 주로 전상현 조상우와 함께 6~8회를 막는 몫을 했다. 그러나 조상우가 2군으로 빠진 상황에서 이제 성영탁은 앞선 경기의 7회 혹은 8회 1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어깨가 무거울 수도 있다. 심리적으로 편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것과 급박한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분명 다르다. 게다가 지금 KIA 불펜이 한가한 상태도 아니다. 때로는 1이닝 이상도 던져야 한다. 1군 필승조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다. 사실상 전무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무거운 임무도 어깨에 잘 짊어지는 양상이다. 7월 30일 광주 두산전에서 1⅔이닝 무피안타 무실점, 31일 광주 KIA전에서는 1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챙겼다.
성영탁은 구속이 빠르지는 않지만 제구력과 커맨드가 좋다. 여기에 공 끝에 힘도 있어 상대 타자들과 좋은 승부를 하고 있다. 올해 27경기에서 32⅓이닝을 던지며 1승2패2홀드 평균자책점 1.67이라는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불펜 투수들에게 가장 좋지 않은 게 볼넷인데 그 위협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선수다. 올해 이닝당출루허용수(WHIP)가 0.99에 불과하다. 경기를 쉽게 끌고 가는 운영 능력까지 갖췄다. 비록 지명 순번은 뒤로 많이 밀렸지만, 고교 시절 중요한 경기를 많이 책임져봤던 선수답게 담력도 제법이라는 평가다.
일단 조상우가 제 컨디션을 찾아올 때까지는 성영탁의 비중이 굉장히 커질 전망이다. 조상우가 돌아오더라도 성영탁의 비중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총력전을 펼쳐야 할 KIA의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불펜 소모가 많아질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성영탁이 이 고비를 버텨낸다면, KIA는 현재를 잡는 동시에 미래 불펜 계획에도 유용한 자원을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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