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즉시 선발' 박병호, '장외 홈런 폭발'... '삼성이 기다린 우타거포'가 떴다 [대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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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전날 트레이드 성사 후 합류한 박병호(38)를 곧바로 선발 출전시켰다. "경기 감각에 대해선 두려워하지 말라"고 힘을 실어줬고 베테랑 이적생은 자신을 상징하는 홈런포로 믿음에 보답했다.
박병호는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홈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회말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전날 오재일(38)과 1대1 트레이드로 삼성행이 결정됐고 박병호는 밤 늦게 직접 운전을 해 대구로 내려왔다.
얼떨떨한 상태로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들과 인사한 박병호는 곧바로 선발로 나섰다. 박진만 감독은 전폭적인 신뢰를 나타냈다. 경기 전 만난 박병호는 "조금 부담스러운 면도 있었는데 감독님께서는 '몸 상태만 괜찮으면 경기 감각에 대해서는 두려워하지 말고 나가는 게 맞다, 나가자'고 말씀해주셨다"며 "경기 전에 준비를 많이 해야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라이온즈파크는 유독 홈런이 많이 나오는 타자친화적 구장이다. 역대 6차례나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의 합류가 기대감을 키운 이유다. 박병호 또한 라이온즈파크에서 치른 40경기에서 15홈런을 날리며 강한 면모를 보였다.
곧바로 선발로 내보낸 이유에 대해선 "몸 상태를 다 체크했다. 밤에 이동해 피로감은 있지만 조금 전에 수비나 타격할 때 몸 상태에 큰 문제는 없어서 바로 스타팅으로 나가기로 했다"며 "허리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전에 KT에서도 크게 몸이 안 좋았던 게 아니었기 때문에 오늘 출전하는데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첫 타석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2회말 1사 2루에 삼성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가 등장했다. 응원단상에선 '라이온즈 박병호' 응원가가 울려퍼졌고 팬들은 추임새로 '홈런'을 외쳤다. 높게 뜬 박병호 특유의 타구가 나왔다. 다른 타자들이었다면 단번에 뜬공 타구임을 직감할 만했지만 박병호가 날린 타구는 하늘로 솟구쳐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
우익수 이성규가 점점 뒷걸음질을 치며 팬들에게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담장 바로 앞 워닝트랙에서 잡혔지만 '삼성 박병호'에 대한 긍정적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예고편과 같았다.
4회말 일을 냈다. 팀이 1-8로 뒤진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2-1로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4구 낮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케 하는 비거리 120m의 장외홈런으로 연결됐다. 올 시즌 4호 홈런이자 삼성에서 터뜨린 첫 대포.
그동안 팀에 부족했던 우타 거포 박병호와 라이온즈파크의 특별한 조합을 기대할 수 있는 강렬한 첫 인상이었다.
박병호도 이러한 부분에 기대를 걸고 있다. 경기 전 만난 그는 "저 또한 그런 것에 기대를 하고 싶다. 사실 장타력이 떨어지면 값어치가 떨어지는 유형이다. 그런 부분들로 인해 점수를 많이 내는 데 도움이 되는 타자가 되고 싶다"며 "(라이온즈파크에 대한) 기억은 좋다. 제가 생각해도 한 번씩 시리즈를 하면 올해 이전까지는 (홈런을) 하나씩은 쳤던 것 같다. 야구장의 집중도도 좋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푸른색의 유니폼이 익숙지 않은 박병호다. 그러나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다. 그는 "이번 트레이드가 각 팀에서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서 필요로하는 걸 해야 한다. 앞으로가 정말 중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대구=안호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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