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미치게 하는 공포의 수비, 한화전 다가오니 예열 시작했다… ‘127m 뜬공’ 만든 수비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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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국내에서 그라운드 규격이 가장 넓은 잠실야구장은 좌측과 우측 폴까지 거리가 각각 100m, 그리고 중앙 담장까지는 무려 125m의 거리를 자랑한다. 좌우와 중앙이 모두 멀다보니 당연히 좌·우중간도 깊다. 우리보다 구장 규모가 훨씬 큰 메이저리그에도 잠실보다 넓다고 할 만한 구장들이 생각보다 별로 없다.
자연히 홈런 타자가 희소해져 더 가치가 있고, 반대로 수비에서는 넓은 수비 범위를 갖춘 외야수들이 각광을 받는다. 5일 잠실구장에서는 왜 잠실에서의 외야 수비가 중요한지, 그리고 공격 기록과 숫자에서는 전혀 읽을 수 없는 박해민(35·LG)의 어마어마한 가치가 잘 드러났다. 또 한 번 담장을 타고 올랐고, 담장을 탈 때마다 뭔가 번뜩이는 것을 보여주는 박해민이 또 진가를 보여줬다.
최근 6연승의 신바람을 타고 있었던 LG는 만약 이날 이기고, 대전에서 한화가 KT에 지면 단독 1위를 탈환할 수 있었던 날이었다. 경기 초반 승부가 중요했던 가운데 2회 LG를 안도케 하는 결정적인 수비 하나가 나왔다. 2회 선두 김재환의 타구였다.
김재환의 타구는 너무 잘 맞았다. KBO리그 공식 구속 측정 플랫폼이자,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손주영을 상대로 한 이 타구의 속도는 167.1㎞에 이르렀다. 김재환의 힘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발사각은 28.2도로 역시 홈런에 적합한 수치였고, 이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넘길 기세로 5.31초를 날아갔다.
사실 잠실이 아니었다면 야수의 수비력이 아무리 좋아도 소용이 없을 타구였다. 실제 추정 비거리가 무려 126.8m의 타구였다. 중앙 담장으로 곧바로 날아갔다면 넘어갔을 타구였다. 다른 구장이면 좌·우중간 역시 넘길 수 있었다. 공이 담장 밖으로 날아가는데 야수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래서 잠실은 박해민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수비 위치가 이미 뒤에 있었던 박해민은 맞는 순간 큰 타구임을 직감한 듯 펜스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고 담장을 기어 올랐다. 이후 마지막 순간 팔을 뻗어 이 타구를 잡아냈다. 모두가 넘어갔다고 생각한 그 순간, 박해민은 태연하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공을 동료들에게 던졌다. LG 야수들, 그리고 더그아웃에 있던 모든 선수들이 두 팔을 번쩍 들어 환호할 정도의 호수비였다.
느린 그림상 박해민이 잡지 않았다면 넘아갔을지, 그렇지 않았을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상단에만 맞고 떨어졌어도 2루타였고, 무사 2루에서 두산의 좋은 선취점 기회가 나오는 상황이었다. 실제 손주영은 2사 후 박계범에게 잘 맞은 2루타를 내줬다. 빡빡한 경기 양상에서 1~2점이 아쉬운 경기로 흘러갔는데 이 1점을 지킨 결과는 결국 4-2 역전승으로 돌아왔다. 이 수비가 팀을 승리로 이끈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 발단을 만들어줬다고 볼 수 있다.
박해민은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의 중견수 수비를 갖춘 선수다. 특히 뒤로 뛰는 수비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실 타격 성적이 그렇게 특별한 것은 아니고, 장타를 치는 선수는 아니라 타격 성적에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유형이다. 그러나 수비와 주루에서 기여하는 점수가 많다. 많은 현장 지도자들이 박해민을 선호하는 이유다. 수비 수치는 상대적으로 고도화가 덜 되어 있는데, 어쩌면 박해민이 이 지점에서는 손해를 본다고도 볼 수 있다.
LG는 주말 한화와 중요한 3연전을 앞두고 있다. 5일 경기 결과로 단독 1위를 탈환하기는 했지만 그래봐야 1경기 차이다.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 한화 마운드의 힘을 생각하면 결국 시즌 끝까지 선두 싸움이 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런데 한화는 유독 박해민의 슈퍼 캐치에 걸려 땅을 치는 경우가 많았던 팀이다. 이날 김재환의 수비처럼 펜스를 이용한 기가 막힌 플레이를 보여준 적도 있었고, 유독 ‘박해민 존’의 진가가 빛나는 경우가 많았다. 한화 3연전을 앞두고 악마가 예열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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