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너진 KIA 불펜, ‘긴급 4번’ 박병호가 해결사… 삼성, KIA 꺾고 3연승 질주 [광주 게임노트]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지난해 유독 KIA에 약했고, 이것이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진 원인이 됐던 삼성이 올 시즌 KIA와 첫 경기를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삼성은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와 경기에서 선발 최원태의 호투, 그리고 주자가 있을 때 응집력을 보여준 타선의 힘을 묶어 4-2로 역전승했다. 삼성(6승3패)은 3연승을 달리며 리그 단독 2위를 지켰다. 반면 KIA(3승6패)는 연승을 이어 가지 못하면서 시즌 초반 부진에서 빠져 나오지 못했다.

삼성 선발 최원태는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으나 6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가능성을 남겼다. 최고 구속이 시속 151㎞에 이를 정도로 공에 힘이 있었고 변화구도 좋았다. 위즈덤에게 맞은 홈런 하나 정도가 옥의 티였다. 두 번째 투수 백정현, 8회 등판한 이재희도 무실점으로 좋은 투구를 했다. 9회 마무리 김재윤도 팀 리드를 지키고 세이브를 수확했다.

타선에서는 박병호가 2안타 2타점, 김영웅이 1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찬스 때 해결사 몫을 했다. 구자욱은 1안타 1볼넷, 김지찬은 1안타 1볼넷 1도루에 더해 호수비까지 선보이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KIA 선발 김도현도 잘 던졌다. 6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시즌 첫 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조상우는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지만 8회 마운드에 오른 전상현이 부진했다. 타선에서는 위즈덤이 4경기 연속 홈런을 때리며 분전했지만 팀 전체적으로 4안타에 머물렀다.

KIA는 이날 최원준(중견수)-위즈덤(1루수)-나성범(우익수)-최형우(지명타자)-이우성(좌익수)-변우혁(3루수)-최정용(2루수)-한준수(포수)-김규성(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종아리 부상으로 선발 출전이 어려운 김선빈을 대신해 이날 1군에 등록된 최정용이 선발 2루수로 출전했다. 선발은 지난해 삼성과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으로 강했던 우완 김도현이 나섰다.

이에 맞서 지난해 KIA전 악몽을 끊고자 한 삼성은 김지찬(중견수)-이재현(유격수)-구자욱(좌익수)-박병호(지명타자)-디아즈(1루수)-김영웅(3루수)-김헌곤(우익수)-류지혁(2루수)-이병헌(포수) 순으로 타순으르 구축했다. 당초 강민호가 선발 포수 및 4번 타자로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가벼운 감기 몸살 증세로 경기 직전 라인업에서 빠졌다. 대신 박병호가 4번으로 출전했는데 이는 의도치 않게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선발은 최원태가 출격했다.

두 선발 투수가 안타는 맞아도 후속타를 봉쇄하는 투구를 보여주며 1·2회는 양쪽 모두 득점이 없었다. 선취점을 낸 것은 KIA였다. 패트릭 위즈덤의 방망이가 또 불을 뿜었다. KIA는 0-0으로 맞선 3회 선두 김규성이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최원태의 체인지업을 절묘하게 받아쳤다. 최원준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위즈덤이 있었다. 위즈덤은 최원태의 초구 커브가 한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고 좌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첫 타석에서 최원태는 초구에 커브를 던졌고, 두 번째 타석에서도 마찬가지 접근법이었다. 위즈덤이 이를 예상하고 길목에서 기다렸다. 위즈덤의 시즌 5호 홈런이자, 4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KIA 프랜차이즈 역사상 4경기 연속 홈런을 친 선수는 김성한, 장채근, 마해영, 최희섭, 로저 버나디나까지 5명에 불과했다. 이것이 프랜차이즈 기록이었는데 위즈덤이 이 고지에 올라 3일 구단 역대 신기록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최원태도 더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이닝을 정리했다. 그러자 삼성 타선이 최원태를 응원하기 위해 나섰다. 0-2로 뒤진 4회 1사 후 박병호가 좌전 안타를 치고 나갔고, 디아즈가 1루수 옆을 빠져 나가는 우익선상 2루타를 치며 1사 2,3루가 됐다. 여기서 김영웅이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김도현의 슬라이더를 받아 쳐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려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양쪽 모두 득점을 내지 못한 채 불펜 싸움이 시작됐다. 그리고 화력에서 삼성이 앞섰다. 6회까지 선발 김도현이 던진 KIA는 7회를 조상우가 깔끔하게 막았다. 그러나 8회 전상현이 부진했다. 삼성은 2-2로 맞선 8회 선두 김지찬이 풀카운트 승부에서 볼넷을 골랐다. 전상현의 제구가 좋지 않았다. 이어 이재현이 희생번트를 대 1사 2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구자욱이 볼 2개를 골라내자, KIA는 자동 고의4구로 구자욱을 거르고 1루를 채웠다.

여기서 박병호가 해결사로 나섰다. 3B-1S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5구째 패스트볼이 가운데 몰리자 이를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쳤다. 2루 주자 김지찬은 물론, 1루 주자 구자욱까지 빠른 타구 판단으로 베이스를 돌아 넉넉하게 홈을 밟았다. 삼성이 경기를 뒤집고 4-2로 앞서 나가는 순간이었다.

KIA는 2-4로 뒤진 8회 선두 위즈덤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지만, 믿었던 중심 타자들인 나성범 최형우 이우성이 진루조차 시키지 못한 가운데 기회가 무산됐다. KIA에 더 이상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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