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검사하게 내놔라" 불법 도박 사태에 뒤늦게 칼 뺀 NBA...르브론 측근 10명 '타깃 수사' [더게이트 N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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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프로농구 NBA가 뒤늦게 칼을 빼들었다. 불법 도박 스캔들이 터진 지 한 달이 지나서야 본격 수습에 나선 것이다.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 측근들의 휴대폰까지 압수하며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미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17일(한국시간) "NBA가 LA 레이커스를 포함한 여러 팀에 서류자료와 휴대폰 제출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미 법무부가 전 NBA 선수 데이먼 존스, 스타플레이어 테리 로지어,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감독 천시 빌럽스를 기소한 뒤 나온 후속 조치다.
NBA가 부랴부랴 움직인 건 미 의회의 압박 때문이다. 미 하원과 상원 위원회는 NBA 관계자들을 소환해 "선수와 코치가 내부 정보를 빼돌려 도박꾼들에게 넘기는데 리그 사무국이 왜 몰랐느냐"고 강하게 문제삼았다.
NBA는 해명에 급급했다. 외부 로펌을 동원해 각 구단에 휴대폰을 내놓으라고 통보했다. NBA 홍보팀은 "기소장이 공개된 뒤 독립적인 로펌에 조사를 의뢰했다"며 "모두가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르브론 측근 10명, 휴대폰 압수 대상
특히 LA 레이커스가 집중 타깃이 됐다. 선수 출신 데이먼 존스가 르브론의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팀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부상 정보를 빼돌렸기 때문이다. 디 애슬레틱은 리그 소식통을 인용해 "최소 10명 이상의 레이커스 직원이 휴대폰과 통화 기록 제출 대상"이라고 전했다.
이미 자발적으로 휴대폰을 넘긴 직원도 있다. 보조 트레이너 마이크 만시아스와 경영 담당자 랜디 밈스다. 만시아스는 약 20년간 르브론의 전담 트레이너였다. 밈스는 르브론이 오하이오주 애크런 고교 시절부터 측근으로 지낸 인물이다. 두 사람 모두 르브론 덕분에 레이커스에 들어왔다.
조사는 이들과 존스의 관계를 파헤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존스는 "팀 트레이너로부터 정보를 입수했다"고 자백했다. 르브론과 만시아스, 밈스는 기소되지 않았고 기소장에 이름도 없지만, 수사 과정에서 이름이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올랜도, 포틀랜드 등 다른 구단들도 줄줄이
LA 레이커스만 문제가 아니다. 올랜도 매직도 엮였다. 올랜도의 한 선발 선수는 2023년 4월 클리블랜드전에서 감독이 주전들을 쉬게 할 계획이라고 도박꾼에게 알렸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경기에도 불법 베팅이 있었다. 기소장에는 천시 빌럽스 감독으로 추정되는 "코치"가 도박꾼들에게 정보를 넘긴 것으로 나온다. 다만 빌럽스는 정보 유출 혐의로 기소되지는 않았고, 대신 존스와 함께 불법 포커 게임 사기 혐의를 받고 있다.
기소장에 언급된 다른 구단 고위 간부 최소 2명도 조사 확대 통보를 받았다. 파장이 NBA 전체로 번지는 모양새다.
부상선수 보고 규정, 이번 기회에 손본다
NBA는 이번 스캔들을 계기로 부상선수 정보 공개 규정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LA 레이커스, 올랜도, 포틀랜드 사건은 빡빡한 규정만 있었다면 막을 수 있었다는 게 리그 판단이다. 선수가 언제 부상자 명단에 올라야 하는지, 누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지 명확히 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구멍이 있다는 걸 이제야 깨달은 셈이다.
데이먼 존스가 레이커스에서 비공식 코치 노릇을 할 수 있었던 것도 NBA의 허술함 때문이었다. 존스는 공식 직함도 없이 라커룸을 드나들고 팀 전세기를 탔다. 선수들과 카드게임을 했고, 경기 전엔 코트에서 르브론에게 패스를 날렸다. 르브론의 친구라는 것만으로 가능한 일이었다.
NBA가 의회 앞에 불려간 건 이런 허술함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테리 로지어는 2023년 3월 의혹이 불거졌지만 리그가 입증하지 못했다. 로지어는 125경기를 더 뛴 뒤 지난달에야 체포됐다. 토론토 랩터스의 존테이 포터도 도박에 가담했다가 2024년 4월에야 퇴출됐다.
르브론 측근이 도박 수사에 연루된 것도 처음이 아니다. 사업 관리자 매버릭 카터는 2023년 불법 도박 조직 수사 과정에서 거짓 진술 혐의를 받았다. 나중에 진술을 수정해 기소는 면했지만 말이다.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고, 사건이 터져도 늑장 대응한 대가를 지금 치르는 셈이다. 의회는 이번엔 제대로 하라고 압박했다. NBA가 얼마나 철저하게 내부를 파헤칠지, 아니면 또다시 형식적인 조사로 끝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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