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는 왜 홈런치고 역주행했나, 생각도 못 한 '허당미'…48홈런 페이스 괴력 뒤 반전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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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홈런을 치고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베이스를 돌았다. 얼마나 확신이 없었는지 1루 베이스를 밟고 나서도 방망이를 계속 들고 있었다. 심지어 베이스를 밟은 것도 확신하지 못해 다시 돌아가 한 번 더 찍었다.
오타니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레이트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1회초 공격에서 '전 두산 베어스' 크리스 플렉센을 상대로 선두타자 홈런을 터트리는 등 4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2타점을 기록했다. 두 번째 타점은 4회 나온 결승타였다.
무키 베츠의 부상 이탈 이후 지난 18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부터 꾸준히 1번타순에 배치되고 있는 오타니는 장타력을 갖춘 1번타자답게 연일 타점을 올리며 어느새 다저스 구단 신기록에 도전하게 됐다. 추신수가 2012년 세운 7경기 연속 타점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 신기록은 이미 넘었다. 26일 홈런으로 다저스 선수로는 1955년 로이 캄파넬라 이후 69년 만에 9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했다.
첫 타석에서 플렉센의 바깥쪽 커브를 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플렉센은 92마일(약 148㎞)에 가까운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다 아주 느린 변화구를 구사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오타니는 볼카운트 2-2에서 5구 시속 72.9마일(약 117.3㎞) 커브에 타이밍을 빼앗기지 않았다. 오히려 비거리 376피트(약 114.6m) 홈런이 나왔다.
우익수 토미 팸이 담장까지 달려가 잡아보려 했지만 타구가 살짝 더 높았다. 이때 오타니도 홈런을 확신하지 못하고 방망이를 쥔 채 1루를 지나쳤다가 다시 베이스를 터치하는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다. 오타니의 시즌 24호 홈런으로, 오타니는 23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2경기 만에 홈런 생산을 재개했다. 최근 5경기에서 홈런이 4개나 나왔다.
다저스네이션 노아 캄라스 기자는 오타니의 홈런이 터진 뒤 곧바로 트위터에 "오타니가 또 해냈다. 시즌 OPS는 1.034로 올랐다"고 썼다.
오타니는 올해 자신의 78경기, 팀의 81번째 경기에서 24호 홈런을 날렸다. 정확히 정규시즌 반환점에서 찾아온 24호 홈런. 이 페이스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오타니는 2021년 개인 최다 기록인 46개를 넘어 48홈런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
홈런을 치고 나서는 '허당미'도 보여줬다. 오타니는 타구와 팸의 위치를 보고 타구가 담장을 넘었는지 확신하지 못한 듯했다. 방망이를 손에 쥔 채 1루 베이스를 밟고도 몇 걸음을 더 나갔다. 게다가 이때 뒤로 돌아 베이스를 한 번 찍고 다시 2루로 달리기 시작했다.
오타니는 "베이스를 밟았는지 안 밟았는지 몰랐다. 그래서 일단 돌아갔다. 처음에는 타구가 넘어가는지 아닌지 몰라서 보고 있느라 방망이를 들고 있었다. 그때 코치가 두고 가라는 얘기를 했다. 베이스를 밟았나 싶어 일단 뒤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자신도 머쓱한지 웃음을 지었다고.
최근 5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 홈런이 나왔다. 다저스가 정규시즌 절반인 81경기를 치르는 동안 24홈런으로 '48홈런 페이스'를 올릴 수 있었던 배경이 이 몰아치기에 있다. 오타니는 "좋은 자세를 취하면서 공을 잘 골라낼 수 있었고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규시즌 절반을 보낸 소감에 대해서는 "내가 다저스라는 구단과 동료들에게 먼저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는 좋은, 훌륭한 전반부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홈런이 전부가 아니었다. 오타니는 3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을 얻었다. 1사 후 프레디 프리먼의 좌월 2점 홈런이 터지면서 오타니도 홈을 밟았다. 1-3으로 끌려가던 다저스는 오타니의 볼넷과 프리먼의 홈런으로 3-3 균형을 맞췄다.
3-3 동점에서 오타니의 방망이가 또 한번 타점을 올렸다. 오타니는 4회 2사 1, 3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터트려 3루에 있던 개빈 럭스를 불러들였다. 6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왼손 불펜투수 태너 뱅크스와 풀카운트 승부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4-3으로 앞선 9회에는 오른손투수 존 브레비아에게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마지막 타석을 마무리했다.
다저스는 선발 바비 밀러의 2이닝 3실점 이후 오타니의 결승타와 불펜 릴레이로 1점 리드를 지켰다. 마이클 피터슨이 2이닝 무실점으로 흐름을 끊었다. 이미 가르시아(⅔이닝)와 앤서니 밴다(1이닝), 블레이크 트레이넨(1⅓이닝), 다니엘 허드슨(1이닝)과 에반 필립스(1이닝)가 7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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