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 1위’ 안세영 위협하는 ‘중국 삼총사’···랭킹 포인트 격차 줄어들어, 이달 세계선수권 대충돌

안세영(23·삼성생명)이 중국오픈 4강전에서 무릎 부상으로 기권한 이후 잠시 쉬어가는 사이 중국 선수들이 약진하고 있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과의 랭킹 포인트 격차를 줄이면서 왕즈이·한웨·천위페이 등 3명이 호시탐탐 선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5일 올시즌 32주차 세계랭킹을 발표했다. 안세영이 변함없이 여자단식 랭킹 1위를 지켰다. 하지만 2위 왕즈이와의 포인트 격차가 많이 줄었다. 안세영은 지난주 랭킹 포인트 11만5270점이었는데, 이번주는 11만120점으로 5150점이 하락했다. 왕즈이는 그대로 10만6862점을 유지했다. 안세영과 왕즈이의 랭킹 포인트 격차는 이제 3258점이다.

랭킹 포인트는 BWF 주관 국제 대회에서의 성적에 따라 부여된다. 대회 등급과 성적에 비례하며, 최근 12개월 동안 참가한 대회 중 가장 높은 점수 10개 대회의 포인트를 합산한다.

안세영은 지난해 파리올림픽 금메달로 얻었던, 가장 높은 포인트 1만4500점이 이번주에 빠지게 되면서 포인트가 크게 하락했다.

왕즈이와 한웨(9만1000점)가 그대로 랭킹 2·3위를 지킨 가운데, 천위페이(8만2385점)가 앞선 주 5위에서 4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8만1284점)가 5위로 천위페이와 자리를 바꿨다.

안세영이 정상에서 외롭게 중국 삼총사와 일본 에이스의 견제를 받는 형국이다. 한국의 심유진이 12위로 지난주 보다 2계단 오르고, 김가은은 17위를 그대로 유지했다.

안세영은 올해 승승장구했다. BWF 투어 7개 대회에 나서 6개 대회 정상에 오르며 거침없이 질주했다. 지난달 8번째 출전한 중국오픈에서 역대 최초로 BWF ‘슈퍼 1000 슬램’에 도전했으나 4강에서 무릎 부상으로 기권했다. 올해 많은 경기를 치른 여파로 피로가 누적돼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아쉽게 물러났다.

안세영이 기권한 중국오픈에서 왕즈이가 우승하고, 이어진 마카오오픈에서는 천위페이가 우승했다. 안세영이 잠시 빠진 동안 중국세가 치고 나온 것이다. 그러면서 안세영과중국 선수들의 랭킹포인트도 격차도 줄었다.

안세영에게 이달 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가 더 중요해졌다. 안세영은 2023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로는 남녀를 통틀어 사상 첫 단식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이번에 대회 2연패를 노린다. 세계선수권은 해마다 열리지만, 올림픽이 개최되는 해에는 열리지 않는다. 지난해 파리올림픽 챔피언 안세영은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이번 세계선수권 우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번에도 변함없이 삼총사가 나서는 중국의 견제를 뚫어야 한다. 중국오픈 이후 휴식으로 재충전하며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안세영은 ‘약속의 땅’ 파리에서 세계랭킹 1위의 위용을 보여주겠다고 벼른다.

양승남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