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에 160㎞ 실화냐… 한국 야구 역사상 이런 괴물은 없었다, 한화-대표팀 보물 재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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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화와 국가대표팀의 차세대 에이스로 큰 기대를 모으는 문동주(21·한화)는 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서 역투를 펼쳤다. 7이닝 동안 6개의 안타와 3개의 볼넷을 내주기는 했지만 7개의 탈삼진을 앞세워 위기에서 벗어나는 등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승리투수 요건을 챙기지는 못했으나 이날 문동주의 투구는 우리가 알던 그 재능이 정상궤도로 올라오고 있음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문동주의 최고 장점은 역시 빠른 공이다. 올 시즌 그 빠른 공의 위력이 지난해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문동주는 그것을 잠시 찾지 못했을 뿐 영구적으로 잃어버린 것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이날의 큰 수확 중 하나였다.
경기 시작부터 시속 150㎞대 중반의 빠른 공을 거침없이 뿌린 문동주는 7회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만한 강속구를 선보였다. 0-0으로 맞선 7회였다. 이미 투구 수 90개를 넘긴 상황임에도 문동주는 이번 이닝이 자신의 마지막 책임 이닝이라는 것을 잘 알기라도 하듯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졌다. 그 결과 오히려 6회 이전보다도 더 빠른 공을 던지며 삼성 타자들의 기를 죽였다.
7회 선두 안주형을 투수 땅볼로 처리한 문동주는 대타 김영웅을 상대했다. 한 방이 있는, 펀치력이 있는 슬러거였다. 하지만 문동주는 힘과 힘의 승부에서 김영웅을 압도했다. 초구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문동주는 김영웅이 숨을 고를 시간을 주지 않았다. 2구째 강력한 패스트볼을 높은 쪽에 넣어 헛스윙을 유도했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김영웅에게 던진 2구째 패스트볼 구속은 시속 159㎞가 찍혔다. 7회에, 그것도 100구에 거의 다 다른 상황에서 믿을 수 없는 수치였다. 자신의 패스트볼이 통한다는 것을 믿은 문동주의 그 다음 공은 더 경악할 만했다. 3구째 몸쪽 높은 쪽으로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졌고, 레이더가 잡힌 이 공의 구속은 이날 경기 최고치인 159.8㎞가 나왔다.
김영웅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서는 순간 문동주는 굳건한 표정으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2사 후 김지찬에게 우전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맥키넌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고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김지찬에게 던진 초구 구속은 157.8㎞가 나왔는데, 이는 이날 경기에서 문동주가 던진 공 중 세 번째로 빨랐다. 즉, 7회에 경기에서 가장 빠른 공 세 개를 연거푸 던진 셈이 됐다.
단순히 힘만 쓴다고 해서 구속이 오르지 않는다. 힘도 써야 하지만 그 힘을 이상적인 밸런스에서 이상적인 밸런스에 폭발시켜야 구속이 나온다. 김영웅의 타석 때는 문동주가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이날 전반적으로 구속이 잘 나온 문동주다. 패스트볼 중 시속 93마일(150㎞) 이상 공은 33구, 시속 95마일(153㎞) 이상의 공은 19구, 시속 155㎞ 이상의 공도 11구나 됐다. 이날 평균 구속도 150㎞를 훌쩍 넘었다.
큰 기대와 달리 올 시즌 초반 출발이 난조였던 문동주다. 공은 여전히 빨랐지만 지난해 보여줬던 압도적인 맛은 없었고, 제구가 되지 않아 난타를 당하기 일쑤였다. 시즌 첫 6경기의 평균자책점은 8.78까지 치솟았다. 피안타율이 4할에 육박했고, 경기 내용은 엉망이었다. 올해 문동주의 성장을 가정하고 시즌 플랜을 짠 한화로서는 낭패였다. 훗날 알려지지만 상체 쪽에 통증이 있었고, 이것이 밸런스를 깨뜨리며 100%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였다. 상·하체 밸런스가 유독 부자연스러워 보였던 것은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2군에서 차분하게 정비를 마치고 돌아온 문동주는 복귀전이었던 5월 21일 LG전에서 5이닝 무실점, 5월 28일 롯데전에서는 6이닝 3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피칭을 한 것에 이어 2일 삼성전에서 자신의 폭발력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2군에 내려가기 직전 떨어졌던 구속도 정상 범위를 되찾았다.
문동주는 이미 160㎞의 벽을 깬 선수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값어치가 있는 선수다. 그리고 7회에도, 투구 수가 100구에 다다른 상황에서도 160㎞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을 2일 증명해냈다. 대한민국 야구 역사상 이런 선수는 단 하나도 없었다. 잠시 의구심에 휩싸였던 문동주가 한화와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보물이자 대들보라는 것을 다시 증명했다. 이제 그 궤도대로 쭉 직진하는 일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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