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봤어? 공격포인트 없이 경기 장악하잖아"…SON, MLS 플레이오프 1차전 최다 기회 창출→공식 MOM 선정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공격포인트 없이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며 소속팀 LAFC를 승리로 이끌었다.

LAFC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S 서부콘퍼런스 플레이오프 1라운드 1차전에서 오스틴FC를 2-1로 제압했다.

이번 승리로 LAFC는 3전 2선승제 1라운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며 2차전을 앞두고 한 발 앞서 나가게 됐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전해 후반 추가 시간까지 풀타임 가까이 뛰며 최전방 공격을 지휘했다.

경기 종료 후 MLS 공식 홈페이지와 SNS는 경기 최우수선수(Player of the Match)로 손흥민을 선정하며 "항상 임팩트를 남긴다"고 평가했다.

통계 전문 사이트 '풋몹'은 손흥민에게 양 팀 통틀어 유일한 8점대 평점인 8.1점을 부여하며 이날의 활약을 극찬했다.

또 다른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 역시 손흥민에게 평점 8.3점을 부여하며 양 팀 최고 점수로 최우수선수로 선정했다. 이는 결승골을 넣은 오르다즈나 선제골을 유도한 홀링스헤드(7.4점)보다 약 1점이 높은 점수였다.

실제로 손흥민의 이날 경기 활약은 단순한 득점 기록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그는 7차례의 결정적 찬스를 만들어냈으며, 패스 성공률 86%(18/21), 유효 슈팅 2회, 키 패스 8회를 기록하며 경기 내내 공격의 중심 역할을 했다.

LAFC의 감독 체룬돌로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존재감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다. 오늘 그는 팀을 승리로 이끈 진정한 엔진이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복수 미국 현지 언론들 역시 일제히 손흥민의 경기력을 칭찬하며, 골을 기록하지 않았지만 경기 전체를 지배한 손흥민의 플레이에 감탄했다. 

경기는 전반 20분 선제골로 LAFC가 기선을 제압하며 시작됐다. 라이언 홀링스헤드가 왼쪽 측면에서 강하게 올린 낮은 크로스가 오스틴FC 수비수 브렌던 하인스아이크에게 맞고 골문 안으로 굴절되면서 자책골이 기록됐다.

이 장면에서도 손흥민은 전방에서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하며 오스틴 수비를 흔들었고, 홀링스헤드가 크로스를 날리기 전까지 활발한 침투 움직임으로 그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전반 36분에는 손흥민의 뛰어난 개인 기량이 빛나는 장면이 나왔다. 이날 오스틴FC 수비진은 손흥민을 집중 견제했는데, 이마저도 뚫어내는 진귀한 장면을 연출했다.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에서 공을 받은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 네 명이 자신을 둘러쌓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이를 뚫고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해당 슈팅은 아쉽게 강도가 약해 상대 골키퍼 브래드 스튜버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43분에는 하프라인 뒤에서부터 드리블로 돌파해 페널티 박스 안으로 쇄도하는 부앙가에게 정확한 침투 패스를 연결했으나, 부앙가의 슈팅 역시 스튜버의 선방에 막혔다.

이처럼 직접적인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손흥민은 동료 공격수들에게 기회를 창출하며 전반전을 지배했다.

후반 들어 오스틴은 반격에 나섰다.

전반 18분 혼전 상황에서 LAFC 수비가 공을 걷어내지 못하며 오스틴의 존 갤러거가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는 1-1로 팽팽하게 맞섰다.

그러나 LAFC는 곧바로 손흥민의 발끝에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상대 역습을 끊은 LAFC는 곧바로 역습을 진행했는데, 역습의 선봉장 역시 손흥민이었다.

후반 34분 손흥민은 페널티 박스 중앙으로 향하는 드리블 돌파 후 날카로운 패스를 페널티 박스 왼쪽의 부앙가에게 찔러 넣었다. 부앙가의 슈팅은 수비 맞고 굴절되었고, 골라인 앞에 있던 네이선 오르다즈가 공을 밀어넣으며 이날의 결승골을 완성했다.

공식 기록상 도움은 손흥민에게 주어지지 않았지만, 경기의 승패를 결정지은 핵심 장면임에는 분명했다.

이후 손흥민은 후반 추가 시간 직전까지 활발한 움직임으로 LAFC의 압박을 도왔고, 후반 45분 교체됐다.

LAFC는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얻은 2-1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플레이오프 1차전을 승리로 마무리했다.

이번 경기 승리로 LAFC는 2차전 원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

MLS 플레이오프 1라운드는 3전 2선승제로 진행되며, 이번 시리즈에서 한 팀이 2승을 먼저 달성하면 2라운드에 진출한다.

LAFC는 11월 3일 텍사스 오스틴 홈경기장인 Q2 스타디움에서 2차전을 치른다. 승리할 경우 플레이오프 8강에 곧바로 진출하고, 패할 경우 11월 8일 BMO 스타디움에서 3차전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하게 된다.

지난해 여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LAFC로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손흥민은 미국에서 중앙 공격수로 전환한 이후 단기간에 팀 공격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입성 석달 만에 정규리그에서 11경기 9골 3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핵심 선수로 활약했고, 댈러스전 프리킥 골은 MLS 사무국 선정 '올해의 골'로 선정되며 현지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LAFC와 부앙가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총 19골을 합작하며 '흥부 듀오'로 불리는 새로운 파트너십도 만들었다.

이번 PO 1차전에서도 같은 활약을 보여준 손흥민은 LAFC가 8강에 오르는 데 있어 자신의 기여가 절대적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사진=연합뉴스/MLS

윤준석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