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서 거둔 첫 승, 아내와 불꺼진 야구장서 포옹했다…손톱마저 주황색, "탱크톱 적절?" 설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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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관중이 모두 빠져나가고 조명이 꺼진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그라운드에서 두 남녀가 포옹을 했다.
잊을 수 없는 밤이다. 이날 아내에게 축하를 받은 이는 지난해 11월 생긴 한국야구위원회(KBO) 대체 외국인 제도로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우완 투수 라이언 와이스다.
한화는 2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5-4 승리를 거뒀다.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한 와이스는 6이닝 4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데뷔승을 올렸다. 최고 153km/h 직구에 스위퍼를 위주로,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리카르도 산체스의 팔꿈치 부상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영입된 와이스는 6주에 계약금 1만2000달러, 연봉 4만8000달러, 인센티브 4만달러 등 총액 10만 달러(1억3000만원) 규모의 계약을 맺고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5시즌 통산 132경기 313⅓이닝을 소화, 17승14패 평균자책점 4.88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해 대만프로야구 푸방 가디언스에서 아시아 야구를 경험한 와이스는최근까지 미국 독립야구에서 선발로 뛰고 있었다.
한국 입국 후 캐치볼과 불펜피칭을 진행한 와이스는 이날 투구수 제한 없이 마운드에 올랐고, 98구로 6이닝을 소화하며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한화는 와이스가 내려간 뒤에는 이어 이민우와 한승혁이 등판했고, 한 점 차까지 추격을 당했으나 마무리 주현상이 리드를 지키고 승리를 완성했다.
와이스는 4회초 무사 주자 1·2루에서는 강승호를 초구에 우익수 뜬공 처리했고, 이유찬은 직구와 슬라이더를 섞어 3구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조수행은 1루수 땅볼로 잡으면서 이닝을 매조졌다. 5회초는 깔끔한 삼자범퇴. 한화는 와이스의 호투를 발판 삼아 5회말 5득점 빅이닝을 만들어냈고, 와이스는 6회초까지 100구를 넘기지 않고 무실점으로 첫 등판을 마쳤다.
와이스는 "기분 좋다. 팀이 이겼고, 팬들 앞에서 이렇게 멋진 승리를 보여줄 수 있어서 굉장히 기분 좋다"면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줬다고 생각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다음 선발 등판 전까지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은 보완해서 경기를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 뒤엔 '라이언 와이스의 사진사(포토그래퍼)'를 자처하는 아내 헤일리 브룩이 마운드에 올라 그에게 축하를 건네고 기념촬영을 하는 등 첫 승의 기쁨을 두 부부가 함께 만끽했다.
브룩은 일주일 전 와이스가 입국한 뒤부터 한화가 경기를 벌인 청주와 광주 곳곳을 찍어 한국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서 야구(의 지위는) 풋볼과 같다", "술을 많이 마신다", "세계 최고 속도의 무선 인터넷", "노숙자가 없다"는 등의 재미있는 멘트를 자신의 SNS를 통해 4만 가까운 '팔로워'들에게 전하는 중이다.
브룩은 25일엔 와이스와의 기념 촬영 외에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 전경, 첫 승을 따낼 때 공, 남편의 피칭 모습, 이날 경기 티켓, 남편이 첫 승 거둔 뒤 펼친 독수리 세리머니, 한화 팬들 응원 모습, 전광판에 나온 남편의 얼굴 등을 올리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선 '한국 친구들-야구 경기에 무엇을 입을지 도움이 필요해요! 탱크톱을 입는 것이 적절한가요?'라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브룩은 실제로 탱크톱을 입진 않았다.
경기 후 한화를 이끄는 김경문 감독은 "와이스가 좋은 투구로 선발로서의 역할을 잘 해줬다. 후반 찬스에서 도망을 못가서 경기 후반이 조금 어려웠는데, 우리 마무리 주현상 선수가 잘 막아줬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치렁치렁 긴 머리로 거칠게 던지는 와이스가 승리를 차곡차곡 쌓게 되면 산체스의 복귀를 기다리는 한화 코칭스태프들의 고민도 깊어질 수 있다.
사진=헤일리 브룩 SNS
김현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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