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투입 2분 만에 역전골' 맨유에서 망했던 선수가 유로에서 네덜란드 영웅으로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바웃 베호르스트가 네덜란드 영웅이 됐다.

16일(한국시간) 독일 함부르크의 폴크스파르크슈타디온에서 유럽축구연맹 유로 2024 D조 1차전을 치른 네덜란드가 폴란드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네덜란드는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대부분 경기 주도권을 잡고 공격을 전개했으나 마지막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오히려 폴란드가 전반 16분 피오트르 지엘린스키의 코너킥을 아담 북사가 가까운 골문 쪽에서 머리로 돌려놔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네덜란드는 전반 29분 학포의 중거리슛이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행운이 따랐으나 그밖에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는 양상을 보였다. 네덜란드가 대회 전 가장 아쉽다고 지적받던 확실한 공격수 부재가 그대로 네덜란드 발목을 잡는 듯했다.

해결사는 베호르스트였다. 베호르스트는 후반 36분 멤피스 데파이를 대신해 투입돼 짧은 시간에도 인상적인 경기력으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197cm 큰 키를 활용해 전방에서 버텨주며 공격 전개 작업에 도움을 줬다. 앞서 교체된 도니얼 말런과 제레미 프림퐁까지 선발 공격진이 모두 교체돼 체력이 왕성했던 네덜란드 공격진은 강하게 폴란드 골문을 향해 공격을 전개했다.

베호르스트는 직접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교체 투입 후 2분이 채 되지 않은 후반 38분 네이선 아케가 좋은 드리블로 공을 몰고온 뒤 페널티박스 안으로 찔러준 패스를 앞으로 잘라들어가며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 견제를 받으면서도 흔들리지 않은 피지컬과 정교하게 골문을 노린 슈팅이 빚어낸 작품이었다.

베호르스트는 지난 2년 동안 임대만 3번을 돌 정도로 한 곳에 정착하지 못했다. 2022년 겨울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참가팀이었던 볼프스부르크에서 큰 맘 먹고 이적한 번리가 반 시즌 만에 강등당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22-2023시즌 전반기에 갔던 베식타스와 후반기에 갔던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좀처럼 베호르스트에게 맞지 않았다. 특히 맨유에서는 리그에서 단 1골도 넣지 못할 만큼 심각한 침묵을 이어갔다. 이번 시즌에는 완전 영입 조항이 없는 단순 임대 형태로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에 갔으며, 그곳에서 리그 7골 3도움으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유로를 앞두고는 네덜란드 대표팀으로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유로 2024 예선에서는 3골을 터뜨리며 네덜란드가 진출권을 획득하는 데 도움을 줬다. 올해 치러진 4차례 친선경기에서는 계속 교체로 나섰음에도 총 3골을 뽑아내며 물오른 결정력을 과시했다. 그리고 폴란드와 경기에서도 변함없는 기량을 선보이며 네덜란드에 승점 3점을 선물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