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자청→5천만원 이적' 베테랑 울린 명장의 한마디…"서운하게 끝내면 안 될 선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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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야구를 잘했던 선수잖아요. 끝을 그렇게 서운하게 끝내면 안 될 선수라고."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1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앞서 베테랑 포수 이재원(36)의 가치를 이야기했다. 이재원은 2006년 인천고를 졸업하고 1차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무려 18년 동안 인천에서만 뛴 원클럽맨이었다. 2018년 통합 우승을 이끈 뒤 2019년 SK와 4년 총액 69억원에 FA 계약을 하면서 리그 최정상급 포수로 발돋움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458경기, 타율 0.236(1222타수 289안타), 21홈런, 156타점, OPS 0.637로 부진하면서 팀에서 설 자리가 없어졌다. 결국 이재원은 지난 시즌 뒤 SSG에 방출을 요청했고, SSG 시절 인연이 있었던 손혁 한화 단장이 손을 내밀어 연봉 5000만원에 선수 생활을 이어 갈 수 있었다.
이재원은 유니폼을 벗지 않도록 힘을 실어준 한화에 보답하겠다는 마음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무릎 부상 여파로 지난달 1일부터 지난 8일까지 39일 동안 2군에서 치료 및 재정비의 시간을 보냈는데, 1군에 복귀하자마자 큰 힘이 되고 있다. 11일 잠실 두산전 4회 주루 플레이 도중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한 최재훈을 대신해 포수 마스크를 쓰면서 공수에서 큰 힘이 됐다. 11일은 2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6-1 완승에 힘을 보탰고, 12일 잠실 두산전은 휴식이 필요한 최재훈을 대신해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4-3 승리에 기여했다. 한화는 이재원이 활약한 이틀 동안 2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탔다.
김경문 감독은 그런 이재원의 활약이 반갑기만 하다. 김 감독은 12일 경기를 앞두고 "이재원이 야구를 잘했던 선수이지 않나. 끝을 그렇게 서운하게 끝내면 안 될 선수다. 한화에서 조금 더 내가 도와줄 것은 도와주고, 분발할 수 있도록 시키려 한다. 내가 볼 때 어제(11일) 치는 것이나 스로잉 하는 것을 보니까 충분히 (선수 생활을) 더 할 수 있겠더라. 나한테도 좋다. 팀한테도 좋고"라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김 감독의 진심은 이재원의 마음을 울렸다. 이재원은 기사로 김 감독의 마음을 전해 듣고는 마음을 단단히 잡고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펄펄 날았다. 이재원은 "나이가 먹다 보면 아무래도 기대치도 떨어지고, 이제 조금 안 될 것 같다는 생각도 주위에서 많이 하고 보니까. 나도 위축되고 그런 게 사실이다. 그것도 이겨내야 되는 게 선수인데, 감독님이 내게 직접 말하진 않으셨지만 기사로 '할 수 있다'고 말해 주신 걸 봤다. 그러면 선수는 '그래 한번 해보자' 이런 마음가짐이 든다. 내가 또 앞으로 잘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감독님이 계시는 한 나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고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커진 것 같다. 책임감 있게 야구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6년 만에 현장에 돌아온 노장의 눈에는 여전히 어린 시절 이재원이 남아 있다. 이재원은 "감독님과 함께하는 건 처음이지만, 그래도 야구장에서 감독님 한창 젊으실 때 상대팀으로 같이 경기를 많이 하면서 자주 뵀다. 감독님도 그래서인지 그때 생각에 아직도 내가 그 나이에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더라. 그래서 나도 그런 젊은 생각을 많이 해보려 한다. 나이가 들었다기보다는 감독님이 그 나이로 생각해 주신다면, 나도 거기에 맞게 준비하겠다"고 답하며 웃었다.
김 감독이 포수 출신이라 이재원을 비롯한 포수들을 더 살피기도 한다. 이재원은 "포수들의 마음을 많이 알아주신다. 특별하게 말을 더 안 하셔도 우리와 감독님이 서로 마음을 안다. 나나 (최)재훈이나 포수들이 잘하고 못하고는 두 번째이고, 첫 번째는 얼마나 중심을 잡고 책임감 있게 경기를 하느냐가 중요하다. 재훈이가 나가지 못하는 경기는 내가 책임지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 감독은 이재원의 플레이를 흡족하게 지켜보면서 주전 포수 최재훈의 출전 시간 조절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바라봤다. 김 감독은 "내가 봐도 그동안 최재훈이 많이 뛰긴 했다. 최재훈은 나중에 8~9회쯤에 수비는 할 수 있는데, 당분간은 조금 세이브 시키려 한다. 이제 이재원 선수도 조금 더 기용을 더 같이 이렇게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최재훈도 조금 보호를 하고, 이재원 선수를 조금 더 쓰다가 완전해질 때 또 최재훈을 기용해야 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최재훈을 돕는 임무를 충실히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주전 포수는 재훈이가 있다. 팀에 확실한 주전 포수가 딱 있어야 기둥이 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재훈이에게 항상 그런 책임감을 이야기하면서 나도 대신 확실하게 도와주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서로 좀 시너지가 있게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무릎 부상으로 2군에 있었지만, 언젠가 1군에서 도움이 될 순간을 상상하며 준비한 게 도움이 됐다. 이재원은 "부상 관리에 초점을 두면서도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까 경기를 많이 봤다. 1군 경기를 많이 보면서 이길 때는 어떤 좋은 플레이가 있었고, 질 때는 어떤 플레이가 있었는지 조금 디테일하게 보려고 했다. 막상 와서 하는 건 또 다르니까. 뒤에서 야구를 보면서 조금 많이 느꼈던 시간인 것 같다"고 했다.
이재원은 한화와 함께 성장하는 순간을 꿈꾼다. 그는 "나는 한화에 배우려고 왔다. SSG에서도 수많은 것을 배웠고, 우승도 하고 좋은 성적도 많이 내고 했다. 한화에서는 새로운 걸 배우고 있다. 팀마다 볼배합도 다르기에 그런 것도 배우면서 즐겁게 하고 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야구를 조금 더 하고 싶었고, 그래서 전 팀에 미안한 감이 많이 있다. 그래서 한화에서만큼은 조금 잘하고 싶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일단 전반기까지 팀에 더 많은 승리를 안기는 게 목표다. 이재원은 "어차피 선수들이 야구하는 것은 똑같다. 다들 열심히 하는 건 사실이었고, 이제 결과가 조금 들쭉날쭉하다 보니까 선수들이 자신감이 많이 없었다. 감독님이 그런데 스킨십을 하시면서 파이팅을 많이 내 주시니까. 먼저 선수들이 더 파이팅하고 호흡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지금 순위 싸움을 보는 것보다는 일단은 우리 선수들이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면서 5할 승률을 맞추는 것을 목표로 달려갔으면 좋겠다. 한 경기를 이기는 것에 대한, 승리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순위는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순위만 보다 보면 급해진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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