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가 유심히 보고 있다… 절치부심 사나이 돌아온다, 울분 털어낼 후반기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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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IA는 최근 몇 년간 1루수 쪽에서 확실히 답을 찾지 못했다. 가장 먼저 기회를 얻었던 황대인(28)의 경기력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은 게 컸다. 변우혁(24)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도, 올 시즌을 앞두고 이우성(30)이 1루와 외야를 겸업한 것도 결과적으로는 황대인이라는 이름 석 자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황대인 변우혁의 공격 생산력에 만족할 수 없었던 KIA는 외야에서 좋은 활약을 했던 이우성을 1루로 돌리는 변칙까지 써야 했다. 외야에 비해 1루를 볼 만한 선수가 부족했던 KIA, 그리고 자신의 경기 활용성을 극대화하려는 이우성의 생각이 잘 맞아 떨어졌다. 그 과정에서 부상으로 오프시즌 중 재활까지 했던 황대인의 존재감이 다소 떨어졌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호주 1군 캠프에도 가지 못했다. 이름이 조금씩 잊혔다.
하지만 절치부심한 황대인은 실력으로 1군 재진입에 성공했다. 시범경기 10경기에서 타율 0.368, 4홈런, 12타점, 장타율 1.053의 대활약을 펼쳤다. 구상이든 뭐든 개막 엔트리에 안 넣을 수 없는 성적이었다. 그리고 3월 23일, 키움과 시즌 개막전에 선발 1루수로 출전한 선수 또한 황대인이었다.
그러나 3월 27일 롯데와 경기에서 안타를 치고 1루를 도는 과정에서 오른쪽 햄스트링이 완전 파열되는 중상으로 허무하게 전열에서 빠졌다. 그간의 노력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한동안 부상 부위에 피가 빠지지 않아 재검진조차 시간이 오래 걸릴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그랬던 황대인이 재활을 마치고 1군 코칭스태프를 향한 무력 시위를 시작했다. 6월 28일 퓨처스리그 경기에 처음으로 나섰고, 이후 3경기에서 타율 0.444, 1홈런, 3타점을 기록하면서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황대인은 이제 퓨처스리그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 지명 타자도 나가고, 1루 수비도 나가면서 조금씩 단계를 올리고 있더라. 컨디션 체크를 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해보도록 하겠다”며 지켜보고 있음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올해 대다수 경기에 주전 1루수로 뛰었던 이우성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라 시기가 딱 맞는다. 이우성은 부상 당시 2주 뒤 재검진이 예고됐던 상황이고, 재활 경기 일정까지 고려하면 후반기 시작에 맞춰 돌아오기는 어렵다. 완벽한 상태를 기다리면 복귀는 7월 중순까지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KIA는 현재 변우혁 서건창이 번갈아가며 1루를 보고 있는데 황대인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감독은 타격코치로 재직하며 오랜 기간 황대인을 가까운 거리에서 봐 왔던 지도자다. 황대인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잘 안다. 꼭 풀타임 주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시점에 쓴다면 쏠쏠한 활약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감독도 “황대인은 장타도 있고 1루 수비도 나쁜 편이 아니다. 다만 부상 자체가 컸기 때문에 아무래도 뛰는 것도 체크가 완벽하게 되어야 한다. 치는 것도 1루수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업그레이드가 되어야 한다”고 1군 복귀의 조건을 밝히면서 “우선 경기에서 어떤 컨디션인지 잘 보고, 컨디션이 좋다고 판단이 되면 그때는 (1군에) 올려서 경기를 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적절한 콜업 타이밍을 재보겠다고 말했다.
어차피 후반기 일정은 많이 남았고, 부상자가 또 생기지 말라는 법도 없다. 선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풀타임을 소화한 경험이 있는 황대인 정도면 꽤 귀한 자원이 될 수 있다. 현재 KIA 외야도 구상만큼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 전반기에 드러났기 때문에 황대인이 정상 컨디션으로 대기하면 이우성을 다시 외야로 보내는 등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만들어낼 수 있다. 낙담의 시기를 지나 울분을 털어낸 기회가 황대인에게 주어질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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