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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세터는 좋았는데… 이해하기 힘든 승부수, 김광현-추신수 투입[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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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kt wiz 선발투수 엄상백의 '천적' 최지훈, 정준재를 테이블세터로 배치했다. 이 승부수는 제대로 적중하며 승기를 따내는 듯했다. 하지만 이숭용 감독은 김광현과 추신수를 투입하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SSG는 1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wiz와의 5위 타이브레이커 원정경기에서 3–4로 졌다. 이로써 SSG는 2024시즌 정규리그를 6위로 마무리하며 가을야구 막차에 탑승하지 못했다.



테이블세터는 좋았는데… 이해하기 힘든 승부수, 김광현-추신수 투입[초점]




SSG는 지난달 3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최종전에서 7-2로 이겼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면 그대로 시즌을 마무리할 뻔했지만 값진 승리로 인해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kt wiz와 5위 타이브레이커를 펼치게 됐다.

SSG는 이날 kt wiz 선발투수 엄상백을 마주했다. 엄상백은 올 시즌 13승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 부문에선 4.88로 부진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중 19위였다. 더불어 올 시즌 SSG전 평균자책점 또한 아쉬운 수치(4.67)를 기록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SSG에게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SSG전 평균자책점만 안좋았을 뿐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7)와 피OPS(피장타율+피출루율, 0.658)에서 모두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자신의 올 시즌 기록(WHIP 1.31, 피OPS 0.763)보다 낮은 수치를 보여줬다. 특히 SSG 중심타자인 최정을 9타수 1안타로 묶었고 또다른 대체 불가 자원 박성한을 7타수 무안타로 봉쇄했다.

물론 SSG 타선에도 '엄상백 킬러'가 있었다. 최지훈, 추신수, 정준재가 그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최지훈과 추신수는 몸상태로 인해 출전할 수 있을지 미지수였고 정준재는 엄상백을 상대한 횟수가 3타수밖에 되지 않았다. 어떤 선수도 확실하게 믿을 수 없는 상태였다.

▶엄상백과 SSG 주요 타자들과의 2024시즌 상대 성적

vs 박성한 7타수 무안타 피OPS 0
vs 고명준 5타수 무안타 피OPS 0
vs 최정 9타수 1안타 5삼진 피OPS 0.222
vs 길레르모 에레디아 9타수 3안타 피OPS 0.666
vs 이지영 8타수 3안타 피OPS 0.750
vs 한유섬 9타수 3안타 피OPS 0.777
vs 추신수 8타수 3안타(2루타 1개) 1홈런 피OPS 1.194
vs 최지훈 6타수 3안타(2루타 2개) 피OPS 1.334
vs 정준재 3타수 2안타 피OPS 1.334

이숭용 감독은 과감하게 최지훈, 정준재 테이블세터를 구축했다. 어깨 부상에 시달리는 추신수를 제외하고 가장 엄상백에게 강했던 타자 2명을 1,2번타자로 배치했다. '엄상백 천적'들을 붙여놓으면서 엄상백을 공략하겠다는 계산이었다.



테이블세터는 좋았는데… 이해하기 힘든 승부수, 김광현-추신수 투입[초점]




이 승부수는 완벽히 적중했다. 0-1로 뒤진 3회말 1사 후 최지훈이 엄상백의 3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뽑아냈다. 이어 정준재가 엄상백의 2구 체인지업을 공략해 1타점 중전 동점 적시타를 작렬했다.

기세를 탄 최지훈은 5회초 2사 후 엄상백의 3구 패스트볼을 때려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후속타자 정준재와의 승부를 앞두고 이강철 kt wiz 감독은 엄상백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엄상백이 73구밖에 던지지 않은 시점이었는데도 과감하게 교체를 단행했다. 엄상백과 정준재의 상대성을 고려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최지훈-정준재 콤비가 엄상백을 강판시킨 셈이다.

최지훈과 정준재는 끝까지 엄상백을 괴롭혔다. 정준재는 후속투수 소형준에게 중전 안타를 뽑아냈고 엄상백의 주자인 최지훈은 3루까지 진출했다. 이어 최정의 1타점 중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엄상백의 실점을 2점으로 늘렸다.

역전에 성공한 SSG는 8회초 최정의 홈런까지 더해 3-1로 달아났다. 8회말과 9회말만 막으면 가을야구 티켓을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 그런데 노경은이 8회말 첫 타자 심우준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다.

이숭용 감독은 여기서 김광현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광현은 십수년간 KBO리그를 대표한 좌완 선발투수다. SSG의 가을야구를 책임지며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이숭용 감독은 김광현의 경험을 믿었다.

그러나 김광현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4.93으로 부진했다. 전성기 구위와 멀어진 상태였다. 더불어 지난달 2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5.1이닝 던진 후 이틀밖에 휴식을 취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호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결국 김광현은 후속타자 오재일에게 우전 안타,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으며 순식간에 3-4 역전을 허용했다. 완벽한 이숭용 감독의 패착이었다.



테이블세터는 좋았는데… 이해하기 힘든 승부수, 김광현-추신수 투입[초점]




SSG는 9회초 마지막 기회를 잡는다. 9회초 1사 후 오태곤의 좌전 안타로 동점 주자를 루상에 출루시켰다. 이숭용 감독은 이번엔 추신수를 대타로 내세웠다.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최고의 커리어를 자랑하는 추신수에게 선수 생활 마지막 타석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역시 추신수의 경험을 믿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추신수는 올 시즌 어깨 부상으로 인해 줄곧 타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볼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에서 4구를 휘둘렀을 때, 어깨를 만지며 표정이 일그러졌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숭용 감독은 가장 중요할 때 추신수 카드를 꺼내들었고 결과는 삼진, 그리고 패배였다.

사상 첫 5위 타이브레이커 무대에 선 SSG. 이숭용 감독은 최지훈-정준재 테이블세터를 구성하며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경기 후반 운영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김광현, 추신수 투입으로 많은 것을 잃은 이숭용 감독이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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