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지 말라"던 홍명보 감독이 이틀 만에 마음 돌린 배경, 팬들도 납득할 수 있을까…8일 협회 브리핑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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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대표팀 차기 감독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던 홍명보 울산HD 감독이 결국 감독직을 받아들였다.
7일 대한축구협회(KFA)는 "축구 대표팀 차기 감독에 홍명보 울산 감독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8일 오전 정해성 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에 이어 감독 선임 과정을 주도한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KFA 기술총괄이사가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래 기다렸던 차기 감독이 결정됐지만, 개운치 않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거취가 논의될 당시 국내 감독 내정설이 제기됐다. KFA 임원회의 도중 고위 관계자가 정해성 당시 KFA 대회위원장에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직을 맡기고 한국 감독을 선임하자고 발언한 것이 알려졌고, 이후 정 위원장이 실제로 전력강화위원장직에 오르면서 내정설에 힘이 실렸다. 당시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은 울산을 이끌고 있던 홍 감독이었다. 정 위원장은 첫 브리핑 당시 국내 감독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밝히면서 K리그 현직 감독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적합한 절차, 충분한 설명 없이 홍 감독 등 국내 감독들의 이름이 거론되자 팬들의 반발이 거셌다. 시즌 개막을 앞둔 K리그 감독 빼가기에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결국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로 3월 A매치 기간을 보낸 뒤 기조가 바뀌는 듯했다. 제시 마시 캐나다 감독,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감독 등 외국인 감독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전력강화위가 스스로 약속했던 데드라인을 넘긴 다음 다시 한번 기조가 달라졌다. 김도훈 감독을 내세워 또 한번 임시 감독 체제를 보낸 이후 국내 감독들이 다시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그 중심에는 여전히 홍 감독이 있었다.
시간을 흘렀지만 팬들의 우려는 가시지 않았다. 스스로 약속한 바도 지키지 못하는 전력강화위와 KFA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충분히 노력 했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감독 빼가기'에 대한 지적도 유효했다. K리그는 여전히 시즌 중이다. 특히 홍 감독의 울산은 K리그1 1위 김천상무와 승점 1점 차로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홍 감독도 공식적으로 "가지 않는다" 단언하진 않았지만, 꾸준히 부정적인 견해를 표현했다. 지난 2월 타의에 의해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에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재차 1순위로 거론되던 최근까지도 자신의 입장은 똑같다며 "팬분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KFA의 내정 발표가 나오기 이틀 전까지도 마찬가지였다. 홍 감독은 지난 5일 하나은행 K리그1 2024 수원FC전 당시 이 이사가 귀국 후 홍 감독을 만날 거란 보도에 대해 "연락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나야 할 이유가 없다'가 아니라 "많지 않다"고 말한 것이 힌트였는지, 홍 감독은 결국 수원FC전을 마치고 이 이사와 대화를 나눴다. 이어 만 이틀이 지나기 전 결단을 내리고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로 했다. 울산 측은 접촉 시기에 대해선 말을 아끼면서도 "KFA와 충분히 협의했다"며 구단도 인지하고 있는 사실임을 인정했다.
이 이사는 전면에 나선지 약 열흘 만에 결론을 맺었다. 그것도 유럽 출장 직후 이틀 만에 부정적이던 홍 감독을 설득하고 동의까지 얻어냈다. 클린스만 체제를 거치며 배운 게 없냐며 홍 감독이 지적했듯, KFA가 어떠한 절차를 거쳐 홍 감독 선임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팬들도 이미 알고 있던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말로는 부족할지 모른다. 걱정하지 말라는 감독의 말에 안심하다 하루아침에 감독을 떠나보내게 된 울산 팬들까지도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적극적으로 설득했다는 이 이사의 8일 브리핑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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