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2파전' 축구대표팀 새 감독…'경험 풍부' 포옛‧ '게겐프레싱' 바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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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4개월 넘게 기다린 축구대표팀 새 감독 선임 작업이 2파전으로 좁혀진 분위기다. 최근 트렌드인 '압박과 빌드업'을 중요시 여기는 거스 포옛(56) 감독과 다비드 바그너(52) 감독이 사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축구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유럽으로 출국, 포옛 감독과 바그너 감독과 면담과 협상을 마무리한 뒤 5일 귀국할 예정이다.
한국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고 4개월 동안 새로운 수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KFA는 제시 마쉬 캐나다 감독,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감독의 영입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한때 국내 지도자들도 최종 후보로 거론됐지만 현재는 옛 감독과 바그너 감독 최종 2인으로 좁혀진 상황이다.
오는 9월부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이 시작되는 만큼, 최대한 빨리 선임돼야 한다.
두 감독은 최근 축구 트렌드인 압박과 빌드업을 강조하는 지도자들이다. 지난달 20일 KFA가 공개한 '한국 축구 기술철학'인 빠르고 용맹하게 주도하는'에 어울리는 축구를 추구하는 감독이다.
우루과이 출신 포옛 감독은 지난달 9차 회의가 끝난 뒤 작성된 12명의 후보에 이름을 올린 지도자다. 현역 시절 포옛 감독은 첼시, 토트넘(이상 잉글랜드) 등에서 뛰었고 우루과이 대표팀에서도 A매치를 소화한 바 있다.
지도자로도 한국 축구 팬들에게 익숙하다. 포옛 감독은 2013-14시즌 당시 프리미어리그(EPL)의 선덜랜드의 지휘봉을 잡아 기성용(서울)을 지도한 바 있다.
당시 선덜랜드는 강한 압박과 함께 사령관 역할을 맡은 기성용을 중심으로 빌드업 축구를 구사했다. 이런 전술로 선덜랜드는 리그컵 준우승이라는 결과를 냈다.
이후 포옛 감독은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최근 맡았던 그리스 대표팀에서는 나름 성과를 냈다.
그리스는 비록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24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예선에서 프랑스와 2-2로 비기고 네덜란드에 페널티킥으로 실점하며 0-1로 패하는 등 나름 준수한 경기력을 보였다. 포옛 감독이 준비한 '맞춤 전술'로 강호들을 상대로 주도하는 경기도 펼친 것이 인상적이었다.
풍부한 경험도 포옛 감독의 장점이다. 브라이턴(잉글랜드)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포옛 감독은 AEK 아테나, 레알 베티스(스페인), 상하이 선화(중국), 보르도(프랑스), CD 우니베르시다드 카톨리카 등을 거쳐 2022년 그리스 대표팀을 맡았다. 다양한 리그와 다양한 팀을 겪은 것은 큰 자산이다.
바그너 감독은 축구 팬들에게 생소한 인물인데, 전력강화위원회의 10차 회의에서 추가된 4명의 후보 중 1명이다.
독일 출신인 바그너는 현역 은퇴 후 도르트문트 2군 팀을 약 5년 동안 이끌었다. 당시 도르트문트 1군 팀에는 '전방 압박 전술'으로 유명한 명장 위르겐 클롭 감독이 있었는데, 바그너 감독은 그와 절친한 사이다.
클롭 감독의 영향 탓인지 바그너 감독도 압박과 탈압박에 대해 많이 강조한다. 또한 클롭 감독과 마찬가지로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공격 진영으로 공을 보낸 뒤 슈팅까지 마무리하는 과정을 선호한다. 단순해 보이지만 효율적이며 빠른 공격 방식이다.
도르트문트에서 내공을 쌓은 바그너 감독은 2015년 시즌 도중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의 허더즈필드 지휘봉을 잡았다.
바그너 감독은 온전히 프리시즌을 보낸 2016-17시즌 팀을 승격으로 이끌었다. 2017-18시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6위를 마크하며 생존했다. 공격적인 색채를 유지하면서 이룬 성과였다.
시즌 개막 전 허더즈필드의 강등을 예상했던 영국 현지 매체들은 "위대한 생존 스토리"라고 소개한 뒤 바그너 감독에 대해 "드물게 카리스마와 지성을 겸비한 지도자"라고 고평가했다.
하지만 바그너 감독은 샬케(독일)와 영보이스(스위스)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잠시 야인으로 지내던 바그너 감독은 지난해 1월 다시 챔피언십의 노리치 지휘봉을 잡아 두 번째 시즌인 2023-24시즌 팀을 리그 6위로 이끌며 플레이오프까지 진출시켰다. 노리치는 플레이오프에서 리즈에 0-4로 완패당해 승격이 무산되면서, 바그너 감독은 팀을 떠나게 됐다.
비록 승격에는 실패했지만 시즌 초 노리치에 대해 영국 현지에서 중위권을 전망했던 것을 떠올린다면 바그너 감독은 나름 성과를 냈다. 더불어 노리치 시절 바그너 감독은 전과 다르게 수비 라인을 뒤로 물리는 모습도 보이며 현실과 타협하는 모습도 보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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