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두산 시라카와 400만엔에 계약, 몸값 2배 뛰었다…"두산 입단해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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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대체 외국인 시라카와 케이쇼(23)와 계약을 완료했다.
두산은 10일 '우완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23·Shirakawa Keisho)와 총액 400만 엔(약 3400만 원)에 대체 외국인선수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시라카와는 11일 수원으로 합류해 선수단과 상견례 할 예정이다
두산 관계자는 "시라카와는 속구와 슬라이더, 포크,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갖춰 선발투수로 적합한 유형이다. 아울러 KBO리그에서 꾸준히 선발로 던지며 적응을 마쳐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밝혔다.
시라카와는 "두산베어스라는 좋은 팀에 입단하게 돼 기쁘다. 등판하는 모든 경기에서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공 한 개 한 개 전력으로 던지겠다"고 했다.
두산은 지난달 브랜든 와델이 왼쪽 어깨 견갑하순 부분 손상 진단을 받고 6주 이상 자리를 비우게 되자 대체 외국인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외국인 투수 시장 사정이 좋지 않아 6주짜리 계약을 원하는 선수가 없었고, SSG와 6주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시라카와에게 눈을 돌렸다.
두산은 시라카라와 함께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한국에서 뛸 기회를 찾던 에릭 요키시까지 살펴봤다. 요키시에게 한국에서 입단 테스트를 제안했고, 한국에 입국해서 테스트가 진행되는 동안 드는 비용을 모두 지원하면서 2021년 다승왕(16승)의 기량을 다시 보여줄 수 있는지 확인했다.
요키시는 2차례 테스트에서 최고 구속 143㎞를 찍었다. 구단은 요키시가 키움 히어로즈 시절 보여줬던 구위의 90%는 나왔다고 판단했지만, 1년 실전 공백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바라봤다. 단기 계약 외국인 선수인데 실전 감각과 경기 운영 능력, 투구 수 증가 등을 모두 지켜봐야 하는 상황은 당연히 피해야 했다. 또 한국에서 뛰기 위한 비자를 발급받는 절차에서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요키시는 두산과 계약이 어려워진 지난 8일 일찍이 짐을 싸서 미국으로 돌아갔다.
시라카와는 계약한 당일 마운드에 서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당장 경기에 투입될 준비가 된 선수였다. 시라카와는 지난 5월 24일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대체 외국인으로 SSG와 총액 180만엔(약 1500만원)에 계약했다. 시라카와는 5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2패, 23이닝,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지난달 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⅓이닝 8실점(7자책점)으로 한 차례 크게 무너져 평균자책점이 5점대로 높긴 하나 나머지 경기는 모두 5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막았다. 덕분에 하위권을 전전할 위기에 놓였던 SSG는 현재 5위로 순위 싸움을 이어 가고 있다.
SSG는 시라카와 덕분에 올해 처음 도입된 대체 외국인 제도를 가장 잘 활용한 구단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SSG가 KBO에 지난 3일 시라카와를 웨이버 공시하고, 두산이 일주일 안에 시라카와 영입을 신청하면서 SSG는 이적료까지 챙기게 됐다. KBO 규정상 웨이버 공시된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원속속팀에 이적료 3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SSG는 우리 돈으로 시라카와에게 1500만원을 투자해 300만원을 두산에 돌려받았으니 1200만원으로 시라카와 영입 효과를 누린 셈이다.
시라카와는 올해 2개 구단에서 대체 외국인으로 뛴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시라카와는 오는 13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해 두산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를 전망이다. 올해 두산은 상대 전적 1승8패라는 참담한 성적이 말해주듯 삼성만 만나면 유독 작아졌다. 삼성을 만날 때마다 라울 알칸타라(현 방출)와 브랜든 와델이 부상으로 조기 강판하거나 등판을 취소하는 일이 생겨 애를 먹기도 했다. 두산은 12일부터 잠실에서 치르는 삼성과 주말 3연전에 곽빈-시라카와-조던 발라조빅 순서로 로테이션을 꾸려 열세를 극복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발라조빅은 최근 방출한 에이스 알칸타라의 대체 외국인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라카와는 8일 그의 원소속팀인 일본 독립리그 시코쿠 아일랜드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와 인터뷰에서 "SSG의 제안을 받고 정말 놀랐다. 도쿠시마현 밖에서 생활하는 게 처음이라 불안 9, 기대 1의 심정으로 한국에 갔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는 공격과 수비, 주루 모두 수준이 높다. 모든 선수가 자신의 임무를 해내고 세밀한 플레이도 잘한다"고 6주간 경험한 KBO리그를 되돌아봤다.
이어 "한국 팬들이 나를 '감자'라고 부르며 응원해 주셨다. 선물도 많이 받았다. SSG 구단과 동료, 팬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시리카와가 SSG에 이어 두산의 제안까지 받아들인 이유는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뛰는 최종 목표에 빠르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시라카와는 고교 졸업 후 NPB 구단에 지명을 받지 못해 독립리그에서 일단 선수 생활을 이어 가면서 꾸준히 지원서를 냈지만, 해마다 낙방했다고 한다. 좌절감이 컸던 때는 야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었는데, 한국 최초의 대체 외국인으로 새로운 커리어를 쌓아 나가기 시작했다.
시라카와는 "일본 독립리그에서와 달리 KBO리그에서는 타자들이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수준 높은 타자들과 대결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NPB 진출을 위해 KBO 구단과 계약했고, KBO리그를 경험하면서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NPB 수준에 어울리는 투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시 한번 최종 꿈을 강조했다. 두산에서 활약을 더해 그의 꿈인 일본프로야구 선수로 올해는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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