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발언' 박지성, 박주호-이영표에 이어 선배들 나섰다...이래도 정몽규 회장, 수수방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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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박지성의 작심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박주호, 이영표에 이어 일부 축구인들이 현재 대한민국 축구계의 문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젠 정몽규 회장이 답할 차례다.
박지성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교육동에서 열린 '박지성과 함께하는 미래세대 토크-주니어 풋살'에 참석했다. 이후 인터뷰를 통해 대한축구계의 현 상황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새 감독 찾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에 홍명보 감독(울산 HD)이 내정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8일 "KFA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을 이끌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습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후폭풍이 거셌다. 5개월 동안 다양한 후보군이 이름을 올렸지만, 절차와 과정이 생략된 상황에 홍명보 감독이 선임됐다. 팬들의 분노 속에 전력강화위원회에 속해 있던 박주호 해설위원이 내부고발 영상을 게재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박주호는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 "정확한 절차는 절대 아니다. 난 안에 있으면서도 이게 뭔지 모르겠다. 나는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 아무것도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종합적인 토론이 아니라 투표로 단순하게 정해지는 경우가 있었다. 일부 위원들은 회의 전부터 국내 감독 선임을 요구했고 외국인 감독은 매우 까다롭게 보고 비판을 했다. 국내 감독을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니라 게임 플랜과 방향성이 맞아야 한다고 강조를 했는데 건설적인 토론이 내부에서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가 곧바로 입장을 발표했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는 박주호가 비밀 유지 서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축구협회는 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박주호 발언에 유감을 표하는 글을 공개하기까지 했다.
박주호를 시작으로 축구계 인사들이 하나둘 우려를 표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이영표는 9일 JTBC 방송에 나와 "대한축구협회가 행정적 실수를 범했다.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다.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란 이야기다. 전체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느꼈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날 KBS와 인터뷰에선 "나를 포함해서 축구인들은 행정을 하면 안 된다"고 강도 높은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이천수도 나섰다. 이영표와 마찬가지로 2002 월드컵 4강 신화 멤버인 이천수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배 축구인들이 멋있게 늙어야 하는데 멋없게, 못나게 그러고 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박)주호 같은 후배가 그러겠다. 내부고발 이미지를 가져가면서, 힘들어질 걸 각오하면서 그러고 있다. 박주호가 하고 있는 일은 선배들이 해줘야 하는데 후배들이 하고 있다. 선배들이 못났다"고 비판했다.
대한민국 축구계 레전드 박지성까지 나섰다. 박지성은 12일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유는 설명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 과정 속에서 이러한 결과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어느 정도의 이유는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지금 현재 나온 것으로 봤을 때는 도무지 답이 나올 수 없는 답을 우리가 안고 있기 때문에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몽규 회장의 사퇴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협회장을 내려와야 한다, 내려오지 말아야 한다 등 외부의 압력으로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결국 회장님이 스스로 선택을 하셔야 하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또 홍명보호의 출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박지성은 "(감독 하차 가능성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새 감독이 왔을 때 기대감, 그 감독에게 거는 기대 심리로 감독이 시작하는 데, 이런 상황에서 시작하는 감독은 처음이라 이것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아무도 모른다. 결국 감독 선임을 번복하느냐 마느냐는 결국 협회와 홍명보 감독의 결정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쉽사리 지금 분위기에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다양한 축구인들이 입을 모아 현재 상황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젠 정몽규 회장이 직접 나서 해명 아닌 해명을 해야 할 상황이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5일 천안종합축구센터에서 열린 '2024 KFA 한마음 축구대회'에 참석해 "나중에 선정되면 한번 이 과정이나 절차를 자세히 설명해 드릴 시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직접 밝혔다.
정몽규 회장이 공식적으로 미디어 앞에 선 것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발표 당시였다. 이후 5개월의 시간이 흘렀고, 절차와 프로세스는 모두 무너진 채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을 선임했다. 현재 사태에 대한 해결 방안은 단 하나다. 박지성의 "진실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진실을 알아야 해결책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 것처럼, 직접 진실성 있게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팬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큰 오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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