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정말 대단한 것이었구나… 日 레전드 시련, “전반기 최악의 투수” 오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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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현진(37·한화)은 2013년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해 지난해까지 11년 동안 최고의 무대에서 버텼다. 메이저리그 통산 186경기에 나가 78승48패 평균자책점 3.27의 호성적을 남긴 뒤 올 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한화로 복귀했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아시아 역대 투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아시아 투수 역사상 가장 사이영상에 가까운 투수이기도 했다. 한 가지 더 대단한 건 선발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통산 186경기 출전 중 185경기가 선발 등판이었다. 불펜에서 나간 적은 딱 한 번뿐이었다.
메이저리그 또한 불펜보다는 선발이 대우받는 시장이다. 어쩌면 KBO리그보다 급이 더 확실하게 나뉜다고 볼 수 있다. 대다수 선수들이 선발을 선호한다. 지키려는 자와 밀어내려는 자의 치열한 다툼은 오늘도 어느 팀에서는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은 LA 다저스라는 강팀, 그리고 토론토라는 신흥 강호에도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선발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끝까지 자존심을 지켰고, 올해도 한화에서 선발 로테이션의 기둥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런 류현진이 새삼 대단했다고 실감할 수 있는 건 마에다 겐타(36·디트로이트)의 사례 때문이다. 마에다 역시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 간 선수다. 류현진보다 못한 경력이 아니다. 다저스 시절에도, 미네소타 시절에도 보통 선발로 뛰었다. 다저스 시절 불펜으로 출전한 경기가 있기는 하지만 팀 사정 탓이었다. 모든 이들이 마에다라고 하면 ‘불펜 투수’가 아닌 ‘선발 투수’로 기억한다.
하지만 올해 디트로이트로 이적한 뒤 성적이 좋지 않았다. 마에다는 시즌 17경기(선발 16경기)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6.88에 그쳤다. 결국 전반기 막판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해 불펜으로 갔다. 불펜으로 간 뒤 첫 경기(15일 다저스전 3⅔이닝 무실점)에서 역투하기는 했지만 역시 평생 선발로서의 자존심을 지킨 마에다로서는 마냥 받아들이기 쉬운 게 아니다.
마에다가 올해 전반기 리그 최악의 선발 투수였다는 혹평은 여기저기서 나온다. 북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저명 칼럼니스트 제이슨 스탁은 매 시즌 중간과 종료 후 자신의 MVP·사이영·신인상·감독상은 물론 가장 형편없었던 선수와 투수도 같이 선정한다. 팬들이 때로는 어떤 선수를 혹평했는지 더 관심이 많은 고정 칼럼이다. 그런 스탁이 뽑은 올해 전반기 아메리칸리그 최악의 투수는 마에다였다.
스탁은 “평균자책점 7.00 클럽에 온 것을 환영한다”면서 “마에다는 디트로이트 선발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이 보장된 선수로 16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이 16경기에서 마에다의 평균자책점은 7.26으로 주저앉았다. 라이브볼 시대에,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평균자책점이 ‘7’로 시작하는 선수는 역대 두 명밖에 없었다”고 혹평했다.
이어 스탁은 “마에다에게 좋은 추세가 아니다. 지난 5번의 선발 등판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10.13이다. 마지막 세 번의 선발 등판에서 기록한 평균자첵점은 11.13이다”면서 “하지만 그의 감독인 AJ 힌치가 가까운 미래에 디트로이트 로테이션을 정비하면서 마에다를 (불명예에서) 구해낼지 모른다. 그리고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마에다는 메이저리그 통산 67승54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 중이다. 디트로이트와 2년 계약을 해 류현진의 78승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올해 2승 추가에 그쳤다. 그 다음 불펜으로 내려갔다. 불펜에서는 아무래도 승리를 쌓기가 쉽지 않다. 이 추세라면 류현진을 넘지 못하고 일본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나름 일본에서는 전설적인 선수로 기억될 텐데, 류현진의 위상이 우리 생각보다 대단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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