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돌버츠라는 말은 꺼내지도 마세요…야마모토 혹사? 사사키마저 외면한 냉정함, 464억원보다 더 줘야 할 판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5 조회
- 목록
본문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 진짜 ‘돌버츠’라는 말은 꺼내지도 마세요.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선수기용은 여전히 경직된 측면이 있다. 김혜성(26)을 포스트시즌서 사실상 철저히 외면했고, 투수교체 역시 ‘좌우놀이’에 집착하는 경우가 있다. 다저스 경기를 올해 꾸준히 중계방송한 SPOTV 김형준, 손건영 해설위원도 로버츠 감독의 선수기용이 아쉽다는 반응을 여러 차례 보였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과거에 비하면 많이 유연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동시에 냉정한 선수기용도 눈에 띈다. 월드시리즈만 봐도 그렇다. 김혜성 대신 베테랑 키케 에르난데스와 미겔 로하스를 좌익수와 2루수로 기용한 이유는, 결국 실전서 확인됐다. 두 사람은 6~7차전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압권은 야마모토 요시노부다. 야마모토는 1일 6차전서 선발등판해 6이닝 5피안타 6탈삼진 1볼넷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투구수는 96개. 그런데 2일 7차전서 4-4 동점이던 9회말 1사 1,2루서 로버츠 감독으로부터 전격 호출을 받았다.
외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야마모토가 적극적으로 7차전 등판을 자원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시즌 농사 결과가 결정되는 이 경기서 전문 불펜 요원들, 은퇴를 앞둔 베테랑 클레이튼 커쇼 등을 모조리 외면하고 야마모토를 택했다. 심지어 포스트시즌서 빅히트를 친 마무리 사사키 로키도 6차전 포함 최근 페이스가 떨어지는 추세라는 걸 간과하지 않았다.
그렇게 마운드에 올린 야마모토를 연장 11회까지 끌고갔다. 야마모토는 9회말 1사 만루, 11회말 1사 1,3루 위기를 모두 극복하고 구원승을 따냈다. 2⅓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 96개를 던진날 34개의 공을 던졌다. 이틀간 130구.
현대야구에서 말이 안 되는 일이 벌어진 셈이었다. 그러나 말 그대로 월드시리즈 7차전, 심지어 끝내기 위기였다. 그리고 연장전이었다. 다저스가 자랑하는 약 1.9조원 선발진 중에서도 포스트시즌 내내 가장 경기력이 좋았다. 정규시즌부터 에이스이기도 했다. 이 경기서 휴식은 사치였다. 호출을 받은 야마모토는 경기 전에 미리 캐치볼을 했고, 불펜에서 몸도 풀었다. 그리고 또 한번 97~98마일의 포심을 뿌렸다.
결국 월드시리즈 통산 처음으로 원정에서만 3승을 따낸 투수가 됐다. 포스트시즌 6경기서 5승1패 평균자책점 1.45, 월드시리즈 3경기 3승 평균자책점 1.02. 월드시리즈 MVP 역시 야마모토였다. 왜 세계최고의 몸값(12년 3억2500만달러)을 자랑하는지 확실하게 증명했다.
그리고 로버츠는 그런 야마모토를 다른 투수들보다 좀 더 확실하게 믿었다. 그의 선택을 혹사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 로버츠의 냉정한 판단이었다고 봐야 한다. 그는 포스트시즌은 ‘쓸X쓸’이라는 것을 수년간의 가을야구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로버츠에게 이제 돌버츠라고 말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 1998~2000년 뉴욕 양키스 이후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사령탑이다. 특히 올 시즌엔 불펜 구성 및 운영에 큰 어려움이 있었으나 뚝심의 선발야구로 끝내 목표를 달성했다. 내년엔 26년만에 월드시리즈 3연패에 도전한다. 물론 멤버구성이 말이 안 되는 수준이긴 하다. 이건 로버츠 감독의 복이다. 그러나 야구공은 하나다. 로버츠 감독이 결국 현장을 잘 꾸려 나갔다고 봐야 한다. 스타가 즐비한 이 팀을 사분오열하지 않도록 끌고 간 능력은 무조건 인정받아야 한다.
로버츠 감독은 이미 2024년 월드시리즈 우승 직후 2026년부터 2029년까지 4년 3240만달러(약 464억원) 연장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사령탑 연평균 몸값 1위에 올랐다. 그리고 2025년에 그 계약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는 걸 입증했다.

오히려 다저스 고위 수뇌부는 로버츠에게 더 많은 돈을 줘도 된다. 슈퍼스타 1명에게 수억달러 투자를 아끼지 않는 반면 로버츠 감독은 가성비가 너무나도 빼어나다. 아무리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감독이 할 수 있는 최상의 결과물을 2년 연속으로 냈다.
관련자료
-
이전
-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