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망자 발생… 오후 5시20분 사고, 왜 경기는 강행됐을까[초점]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창원NC파크 구조물에 머리를 맞았던 여성 A씨가 끝내 사망했다. 이번 사태로 야구장의 안전 점검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사건 발생 후 경기가 강행된 것에 대해서도 여론이 들끓고 있다.

마산동부경찰서 관계자는 31일 "중상을 입었던 여성이 오늘(31일) 오전 사망했다"라고 전했다.

29일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중 창원 NC파크 3루 내야석 매점 부근 상단에 있던 구조물이 갑자기 떨어져 지나가던 관중 3명이 병원에 이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구조물은 약 4층 높이에 있었고 떨어진 알루미늄 루버 2.6m의 무게도 있어 충격이 컸다.

구조물에 맞은 20대 여성 A씨는 머리쪽을 다쳐 지역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나머지 두 명 중 한 명은 쇄골을, 또 다른 한 명은 다리를 다쳤다. KBO는 29일 경기 종료 후 예정된 30일 LG와 NC의 창원 경기를 취소했다.

당연한 결정이었다. 야구를 보러왔다가 구조물에 맞아 중환자실에 실려갈 정도의 사건이 터졌는데 시설물 점검 전에 또다시 경기를 펼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29일 경기는 왜 강행됐는지 의문이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29일 오후 5시20분경이었다. 이날 LG-NC전은 오후 5시에 시작됐다. 불과 경기를 시작한지 20분밖에 흐르지 않았다.

이날 강풍이 불었기에 추가로 다른 구조물이 낙하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당연히 경기는 취소됐어야 한다. 경기 강행에 위험성을 인정하고 30일 경기가 취소됐는데 정작 가장 위험했던 당일 경기를 강행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다. 야구 경기가 약 3시간 정도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중들이 3시간 동안 위험 상황에 노출됐던 셈이다. 추가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물론 이날 LG가 1회초에 3점을 뽑았고 이 상태에서 경기를 취소하기엔 LG에게 불리한 결과이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의 생명이 달린 문제보다 더욱 중요한 일은 없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그러나 29일 경기는 안전보다 야구에 초점이 맞춰졌다. 안타까운 일이다.

안전불감증은 오래된 한국 사회의 고질병이었다. 이번엔 야구장에서 나타났다. 결국 29일 머리를 다친 20대 여성 A씨는 31일 사망했다. 더욱 무서운 것은 29일 경기를 계속 진행했기에 추가 사고까지 발생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창원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