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년 계약 거절하고 한국 떠났는데…신인들에게 밀린 안타까운 현실, 삼성 복귀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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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우완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35)의 메이저리그 콜업이 멀어져가고 있다. 삼성 복귀도 어려워 지난겨울 다년 계약을 거절하고 한국을 떠난 게 완전한 패착이 되고 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산하 트리플A 리하이밸리 아이언피그스 소속 뷰캐넌은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 코카콜라파크에서 열린 버팔로 바이슨스(토론토 블루제이스 산하)와의 트리플A 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4피안타 3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팀의 7-2 승리를 이끌었다. 총 투구수 99개로 최고 시속 91.8마일(147.7km), 평균 90.6마일(145.8km) 싱커(30개)를 비롯해 커터(25개), 체인지업(21개), 커브(17개), 포심 패스트볼(6개)을 구사했다.
승리투수가 된 뷰캐넌은 이날까지 올 시즌 트리플A 17경기(12선발·82⅓이닝) 6승3패 평균자책점 5.03 탈삼진 63개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호투했지만 5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빅리그 콜업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뷰캐넌으로선 타이밍도 따르지 않고 있다. 4월까지는 5경기(4선발·30⅓이닝) 2승1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필라델피아의 선발진이 워낙 막강해 콜업 기회가 없었다. 애런 놀라, 잭 휠러, 레인저 수아레즈, 크리스토퍼 산체스, 타이후안 워커 그리고 워커의 부상 때 공백을 메운 스펜서 턴불까지 6명의 투수들이 메이저리그 최강 선발진을 구축했다.
선발 평균자책점 전체 1위(3.23)에 빛나는 필라델피아가 리그 전체 최고 성적(62승33패 승률 .653)으로 질주한 사이 뷰캐넌은 5월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5월 이후 12경기(8선발·52이닝) 4승2패를 거뒀지만 평균자책점 5.88로 무너졌다. 6월에는 보직을 바꿔 구원으로 4경기 던지기도 했다.
하필이면 뷰캐넌이 안 좋을 때 필라델피아 선발진에 부상 공백이 생겼다. 워커가 지난달 24일 오른손 검지손가락 염증으로, 턴불이 지난달 28일 오른쪽 옆구리 염좌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것이다. 선발진에 빈자리가 생겼지만 뷰캐넌은 부름을 받지 못했다.
필라델피아의 첫 번째 선택은 1999년생 우완 유망주 마이클 메르카도. 메르카도는 첫 선발이었던 지난 3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5이닝 2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지만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1⅔이닝 5피안타(3피홈런) 3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그러자 필라델피아는 트리플A에서 또 다른 선발 자원을 올렸다. 1997년생 우완 타일러 필립스였다. 필립스는 메이저리그 데뷔전이었던 14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5탈삼진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는 감격을 누렸다.
두 명의 신인 투수에게 밀릴 정도로 뷰캐넌이 처한 상황은 냉정하다. 어느덧 시즌 절반이 지나면서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콜업이 쉽지 않아졌다. 9월 확장 로스터는 주로 유망주들이 포함되기 때문에 35세 뷰캐넌이 들어갈 자리가 마땅치 않다.
결과적으로 지난겨울 한국을 떠난 선택이 아쉽게 됐다. 앞서 2020~2023년 4년간 삼성 에이스로 활약하며 남다른 친화력과 승부욕으로 선수들과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뷰캐넌은 지난해 시즌 후 삼성의 다년 계약을 뿌리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KBO리그 외국인 선수 최초 다년 계약이라는 큰 틀에선 합의했지만 금액 면에서 조건이 맞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 샐러리캡으로 인해 삼성이 제시할 수 있는 금액은 올해 240만 달러, 내년 250만 달러가 최대치였다.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재계약 가능성 고려하면 이 금액을 그대로 보장하는 것도 어려웠다. 마침 미국에서 오퍼도 있었고, 삼성과 협상이 결렬됐다. 그러나 당초 연결된 팀이 노선을 바꿨는지 뷰캐넌의 계약 소식은 들리지 않았고, 결국 필라델피아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이제는 삼성으로의 복귀도 어렵게 됐다. 삼성은 코너 시볼드(19경기 106⅔이닝 7승5패 ERA 3.97), 데니 레예스(18경기 99이닝 8승3패 ERA 3.64) 두 외국인 투수가 초반 난조를 딛고 원투펀치로 자리매김했다. 시즌 초반만 해도 뷰캐넌을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삼성 팬들 사이에 나왔지만 이제는 거의 잊혀졌다. 삼성이 보류권을 갖고 있어 KBO리그 다른 팀으로도 갈 수 없다. 극적인 변화가 없는 한 이대로 트리플A에서 1년을 허송세월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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