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끝나고 포수 교체? "이젠 더 내려갈 곳도 없는데…" 속타는 김태형 감독 → 박세웅의 추락 어디까지 [창원포커스]
작성자 정보
- 최고관리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4 조회
- 목록
본문
[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박세웅을 어떻게 해야하나? 더 내려갈 곳도 없는데"
4연승을 달리는 명장의 얼굴에 짙은 그늘이 졌다. 토종 에이스의 끝모를 부진 때문이다.
24일 창원NC파크에서 만난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이날 1군에 등록된 나승엽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나승엽이 있고 없고, 타선의 무게감이 다르다"고 답한 그는 "그런데 지금 나승엽이 문제가 아니다. (박)세웅이 어떡하지?"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박세웅은 지난 22일 부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앞서 한달여 부진 때문에 2군에 내려갔다 올라온 복귀전. 최고 148㎞에 달하는 직구의 구위는 좋았지만, 정말 이상하리만치 난타당했다.
다행히 신예 홍민기가 3이닝 무실점, 윤성빈이 1이닝 무실점으로 뒤를 지켰고, 뒤늦게 타선이 폭발하면서 9대6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눈앞의 기쁨만큼이나 답답함으로 가득했던 사령탑의 속내다.
이날 롯데의 선발 포수는 정보근. 박세웅과 호흡이 가장 잘 맞는 포수다.
그런데 1회가 끝나자마자 포수가 박재엽으로 교체됐다. 이에 대해 김태형 감독은 "정보근이 잘못해서 바꾼 건 아니고, 박세웅에게 박재엽과도 호흡을 맞춰보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수가 자기 자신의 공에 확신이 없으면 어떻게 이기나. 이제 더이상 내려갈 곳도 없는데 편하게 던져도 되는데…구위는 지금도 좋다. 정말 불펜으로 한번 내보내야하나. 고민이 커진다."
시즌초에는 선발 8연승을 질주하며 8승1패, 다승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부진이 거듭된 통에 어느덧 4패가 더해졌고, 평균자책점은 4.81까지 치솟았다.
데이터나 피칭 그 자체에 대해 연구하는 자세가 돋보이는 투수다. 김태형 감독은 "너무 자기 자신에게 불안함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구위로 이기면 되는데, 좋을 때처럼 자신있게 던지면 된다. 연구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거기에 매달리거나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올해는 다르다고 느꼈다. 기대감이 컸다. 그런데 한두경기 부진도 아니고 이렇게 쭉쭉 내려가면, 박세웅 스스로도 마운드 위에서의 운영에 혼란이 올 것 같아 걱정이다. 똑같은 볼이라도 확신을 갖고 던진 유인구와 스트라이크를 못던진 볼은 완전히 다르다. 그 다음은 자신있고 존에 꽂느냐 카운트 잡으러 들어가다 맞느냐의 차이로 이어진다."
박세웅은 리그에서 총 투구수가 가장 많은 투수중 한명이다. 이닝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큰 선수이기도 하다.
김태형 감독은 "체력 문제는 아니다. 어깨도 문제 없다. 굉장히 좋은 몸을 타고 났다. 러닝하는 것도 보면 기가 막히다"며 부상이나 다른 문제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어느덧 프로 12년차, 한팀으로 대표하는 에이스로만 벌써 1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 스스로의 허들이 높아서일까. '안경에이스'라는 무게감이 눌린 것일까. 결국 박세웅의 부진 탈출은 그 자신에게 달렸다. 그리고 박세웅의 부활 여부는 8년만의 가을야구에 도전하는 롯데에게 가장 중요한 미션 중 하나다.
창원=김영록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자료
-
이전
-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