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이만수 前 감독 근황 "몸에 이상 생겼지만... 내가 젊었을 때 지금 같은 기술로 야구 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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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인' 이만수 전 감독이자 현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은 17일 헐크 스토리를 통해 '다시 달려갑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이 전 감독은 "지난 10년간 동남아로 달려가 야구를 전파하다 보니 쉼을 제대로 갖지 못해 몸에 이상이 생기고 말았다. 인도차이나반도 라오스와 베트남 그리고 캄보디아로 야구를 전파하고, 그들에게 위대한 대한민국 야구를 전수하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녔다. 하지만 몸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10년 만에 그만 고갈이 되고 말았다"고 밝혔다.
최근 질병으로 아팠던 이 전 감독은 "올해만큼은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안식년을 가지겠다고 몇 번이고 나 자신에게 결심하고 결단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올해 유난히 더욱 많은 일들로 인해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또다시 뛰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이렇게 해서는 내 의욕만큼 동남아시아나 국내에 야구를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것을 뻔히 알지만, 부족한 나에게 지금도 국내와 해외에서 계속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70살을 바라보는 나에게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까지 야구를 통한 재능 기부와 야구 전파 그리고 강연과 간증 요청을 해와 거절할 수가 없다. 비록 나의 몸이 다 망가지고 쓰러진다고 하더라도, 나의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단 한 사람에게 삶의 희망을 전해주고, 그들에게 꿈과 비전을 줄 수 있다면 나는 쉬지 않고 그들을 위해 끝까지 달려가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 전 감독은 현역 시절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포수이자 사자 군단의 4번 타자로 활약하며 많은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1982년부터 1997년까지 삼성 라이온즈의 원클럽맨으로 뛰었다. 프로 통산 1449경기에 출장, 타율 0.296, 252홈런, 861타점의 성적을 남긴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리고 은퇴 후에는 지도자 생활을 한 뒤 야구 불모지인 라오스와 베트남에 야구를 전파하고 있다.
이 전 감독은 "미국에 있는 오랜 친구 앤디로부터 또 연락이 왔다. 국내와 해외로 다닐 때 오래된 기술과 지식, 원리도 중요하지만 새롭게 변화하고 업그레이드되는 기술을 전해줘야 한다며 날마다 미국에서 동영상을 몇 개씩 보내주고 있다"고 썼다.
이어 "가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해볼 때가 많다. '내가 젊었을 때 지금 같은 기술로 야구를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욕심 섞인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러나 비록 내가 그렇게 하지 못하더라도 새로운 기술을 어린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다. 또 그들을 가르쳐 내가 현역 시절에 활용하지 못한 기술이라도, 젊은 선수들을 바라보며 뿌듯한 대리 만족을 느끼고 싶다"고 진심을 이야기했다.
이 전 감독은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면 나의 모든 것들을 다 바쳐 열심히 달려왔지만, 모든 것들이 나의 마음 같지 않았다. 마음의 상처는 골이 깊어 도무지 예전처럼 회복이 되지 않았다. 결국 이런 일들로 인해 야구를 계속해야 할지 아니면 여기서 그만하고 노후를 가족들과 조용하게 보내야 할지 많은 생각을 갖게 된다"며 고민하는 지점에 대해 털어놓았다.
그는 "그래도 내 삶에서 부족한 것이 많아도 나는 여전히 '헐크'라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달려왔다. 강인하고 지칠 줄 모르는 헐크도 나이 앞에서는 장사가 없는 모양이다. 솔직히 지금까지 남들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체력과 건강은 좋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10년 만에 고갈이 되고 말았다. 거기다가 70을 바라보는 나이를 잊었던 것이다"라고 고백했다.
그래도 이 전 감독은 "아무리 스트레스가 나를 넘어지게 했더라도, 헐크는 모든 것을 다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믿었던 내가 올해 들어와 여러 가지 질병으로 인해 지금 주춤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충분한 휴식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건강도 좋아져 다시 달려가려고 한다. 지난번에 글을 썼듯이 나를 아프게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도 주변에 너무나 많이 있음을 알고 있기에, 다시 용기를 내 출발하려고 한다. 이제 나의 인생 마지막 지점인 홈으로 전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3루를 돌았으니, 잠깐 숨만 좀 쉬고 지금까지 나와 함께했던 수많은 사람과 다 함께 홈으로 뛸 것이다"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김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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