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롯데행 인생이 바뀌다…FA를 제치고 32세에 첫 주전 대반전, 악몽 잊고 다시 영웅이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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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울산, 윤욱재 기자] 드라마틱한 대반전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21시즌을 마치고 KT에서 방출된 내야수 박승욱(32)은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의 야구 인생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지난 해 123경기에 나와 타율 .286 30타점 15도루를 기록한 박승욱은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고 올해 연봉 1억 3500만원에 계약하면서 데뷔 첫 억대 연봉에 오르는 감격적인 순간을 맞았다. 이미 '방출 신화'를 쓴 셈인데 박승욱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올해는 마침내 주전 유격수로 도약하면서 롯데 내야의 중심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롯데는 지난 시즌에 앞서 유격수 보강을 위해 FA 시장을 두드렸고 노진혁과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노진혁은 지난 해 113경기에서 타율 .257 4홈런 51타점 7도루를 남겼지만 올해는 36경기에서 타율 .192 9타점에 그치며 깊은 부진에 빠져있다. 그 사이에 박승욱이라는 새로운 카드가 도약했다.
4월까지만 해도 타율 .151로 부진에 허덕였던 박승욱은 5월 타율 .344 2홈런 7타점, 6월 타율 .302 1홈런 15타점으로 활약하며 롯데의 상승세에 견인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사직 KT전에서 결정적인 실책 2개를 저질렀고 타격감도 떨어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김태형 롯데 감독은 "실책은 누구나 할 수 있다"라며 믿음을 보였고 박승욱은 16일 울산 두산전에서 결승타를 비롯해 그림 같은 호수비를 선보이면서 그 믿음에 보답했다. 롯데는 4-0으로 승리하고 3연패에서 탈출, 8위 자리를 되찾았다.
박승욱은 4회초 양의지의 좌전 안타성 타구를 잡아 1루로 던져 아웃카운트를 수확하는 호수비를 펼쳤다. 수비에서 진가를 보인 박승욱은 7회말 1사 1,2루 찬스에 나와 좌전 적시 2루타를 작렬하면서 팀에 귀중한 선취점을 안기기도 했다.
경기 후 박승욱은 "반즈가 정말 잘 던졌는데 타자들이 출루를 잘 하지 못 하고 찬스를 잘 살리지 못해서 야수들끼리 어떻게든 1점이라도 빨리 내자고 이야기를 했다. 앞에서 출루를 해주면서 나도 집중력을 끌어 올릴 수 있었다. 1~2타석에서는 포인트가 늦었기 때문에 조금 더 간결하게 포인트를 잡으려고 했고 그래서 더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 처음에는 타구가 잡히는 줄 알았다"라면서 좌완 필승조 이병헌을 상대로 결승타를 친 것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좌타자가 치기에 까다로운 투수였는데 상대가 실투를 던진 것 같다. 실투를 놓치지 않아서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르는 아픔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주저 앉을 수는 없었다. "많이 아쉬웠다. 경기를 지면 모든 게 다 아쉽다. 이겼으면 다 좋게 마무리가 됐을 것"이라는 박승욱은 "실책이 어떤 타이밍에 나오느냐에 따라서 다른데 실책이 실점으로 연결되면 투수에게도 미안하고 동료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데미지가 크다. 그때 그 순간에는 아쉬웠지만 다음 경기에 잘 하면 된다는 생각을 했고 팀이 이기면 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이야기했다.
김태형 감독은 박승욱을 한번도 2군으로 내려보내지 않을 정도로 신뢰를 보이고 있다. 박승욱은 "감독님께 정말 감사하다. 내가 어떻게 보답을 한다기보다는 실망시켜 드리지 않기 위해서 내 나름대로 준비를 더 착실하게 하고 있고 경기장에 나가서 더 집중해서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욱은 방출을 당하는 설움에도 롯데라는 새로운 땅에서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고 이제는 롯데 내야진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존재감을 빛내고 있다. 다시 살아나는 계기를 만든 박승욱의 활약 속에 롯데도 상승세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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