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못 나갈 수도"…축구협회 '홍명보 사태' 정부 조사에 앓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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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K리그1 울산 HD 감독이던 홍명보 감독이 선임된 것을 두고 잡음이 이어지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직접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대한축구협회(KFA) 측은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면서도 월드컵을 언급하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17일 뉴스1에 따르면 KFA 고위 관계자는 "문체부가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등에 대해 조사한다고 해서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문체부 쪽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전달된 것은 없다. 앞으로 조사가 들어오면 협조하고 따르겠다"면서도 "계속 정치적으로 압박받으면 국제축구연맹(FIFA)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경질된 이후 약 5개월간 새 사령탑 찾기에 나섰다. 신중한 감독 선임을 위해 황선홍 감독과 김도훈 감독이 임시 감독을 맡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이끌었고, 그 결과 대표팀은 3차 예선 톱시드에 배정될 수 있었다.
그리고 지난 7일, KFA는 홍명보 감독을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하루 뒤인 8일 이임생 KFA 기술본부 총괄이사는 브리핑에서 KFA 철학, 리더십, 국내 거주 관련 문제 등을 이유로 홍 감독을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축구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KFA 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 소속이었던 전 축구선수 박주호는 선임 과정 뒷이야기를 폭로했고, 박지성, 이천수, 이동국 등 전 국가대표 선수들은 박주호에게 힘을 실었다.
그러나 KFA는 "박주호의 이러한 언행이 위원회 위원으로서 규정상 어긋난 부분이 있는지 신중히 검토하고 필요한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법적 대응을 예고해 논란을 야기했다.
이뿐만 아니라 외국인 감독 후보에 대해서는 프레젠테이션과 심층 면접을 진행한 것과 대조적으로 홍 감독은 이러한 과정 없이 이 이사가 직접 독대한 사실이 알려지며 절차적으로 불공정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논란이 확산하자 결국 정부가 발 벗고 나섰다. 문체부 대변인은 지난 16일 "KFA를 둘러싼 문제가 정리되지 않고 더 심각해지고 있다. 문체부는 이번 사안이 축구협회 자체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단계에 왔다고 판단했다. 관리 감독을 하는 기관으로써 그냥 둘 수 없는 상황"이라며 조사를 예고했다.
이는 KFA가 올해부터 공직 유관단체로 지정되면서 문체부에 단체 감사 권한이 생겼기에 가능한 발언이었다. 그럼에도 KFA 내부에서는 "선을 넘은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FA 측은 "최악의 경우엔 (협회 자격 정지로 국제대회 출전권을 뺏겨) 월드컵 본선에 못 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FIFA의 정관 14조 1항에 "회원 협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업무를 보장받아야 한다. 제삼자의 간섭을 받아선 안 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
실제로 2015년 쿠웨이트 정부가 자국 체육단체의 행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자, FIFA는 쿠웨이트축구협회에 자격 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쿠웨이트는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예선 잔여 경기를 몰수패 처리당했다.
차유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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