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시즌 운명을 건 도박을 했다” 사직의 KS 향한 승부수, 후회 없이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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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부산, 김태우 기자] 올 시즌 정규시즌 3위를 달리며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는 롯데는 외국인 선수로 또 하나의 승부수를 던졌다. 올 시즌 10승을 거둔 터커 데이비슨을 퇴출하고,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한 빈스 벨라스케즈(33)을 영입했다. 연봉 33만 달러의 조건이다. 사실상 지금 줄 수 있는 금액을 다 줬다고 볼 수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데이비슨은 시즌 22경기에서 123⅓이닝을 던지며 10승5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10승을 기록했다는 것, 그리고 전체적인 누적 이닝은 사실 그렇게 나무랄 것은 없었다. 그러나 롯데는 데이비슨의 구위에는 만족하지 못했다. 실점이 많은 유형은 아니었지만 폭발력이 부족했다. 이는 정규시즌 막판 순위 싸움은 물론, 더 강한 구위가 필요한 포스트시즌에서도 약점이 될 수 있었다.
찰리 반즈 대신 데려온 구위파 투수 알렉 감보아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롯데의 생각은 더 큰 확신으로 굳어졌다. 확실히 KBO리그의 최근 외국인 투수 트렌드는 시속 150㎞대 중반의 공을 던지며 힘으로 상대를 누르는 선수임이 분명했다. 결국 롯데는 데이비슨을 포기하고, 벨라스케즈를 영입하며 승부를 걸었다.
정규시즌 3위에 만족한다면 사실 데이비슨을 그대로 데려가도 됐다. 5~6이닝 정도 2~3실점으로 경기를 만들어줄 수 있는 선수임은 분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는 물이 들어온 김에 더 높은 곳을 꿈꾸고 있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8일 사직 SSG전을 앞두고 “간단하다. 더 잘하고 싶어서 한 것”이라면서 “조금 뭔가 부족한 부분을 이 선수가 채워주기를 바라면서 데려왔다”고 말했다.
벨라스케즈는 메이저리그에 관심이 있는 팬들이라면 익숙한 이름이다. 2015년 휴스턴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23년까지 빅리그 통산 191경기(선발 144경기)에 나간, 경력만 놓고 보면 꽤 거물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38승51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의 전력이 한창 안 좋던 시절에는 마운드에서 고군분투한 기억도 가지고 있다. 2018년에는 9승을 거두기도 했다.
한창 때는 평균 95마일(153㎞) 수준의 패스트볼, 그리고 커브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선수였다. 하지만 2019년 이후로는 부상이 잦아지면서 전체적인 구속과 구위가 떨어졌고, 결국 이는 메이저리그에서의 입지가 좁아지는 결정타가 됐다. 2023년 수술을 받은 여파로 2024년과 2025년은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공을 던지지 못했다.
분명 경력은 하락세고, 수치상으로 구위가 반등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KBO리그 몇몇 구단들도 벨라스케즈를 직·간접적으로 본 것으로 알려졌지만, 롯데처럼 영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뛴 팀은 없었다. A구단 관계자는 “하락세인 투수고, 부상도 잦은 선수라 구체적인 영입 리스트에 오른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B구단 관계자 또한 “공이 약간 풀려 들어온다는 보고를 받았다. ABS존에 어떻게 적응할지도 관건으로 봤다”고 롯데의 선택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한 에이전트는 “롯데가 시즌 운명을 건 도박을 했다”라고 다소 극단적으로 표현했다.
롯데도 벨라스케즈가 무조건 성공한다는 확신을 가졌던 것은 아니다. 김태형 감독도 “완전히 못 던질 수도, 잘 던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야구라는 게 ‘안전빵’으로 갈 수는 없다. 부딪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벨라스케즈의 고점이 데이비슨보다는 높다는 점은 분명했고, 롯데는 벨라스케즈가 데이비슨 이상으로 던져주길 기대하고 있다. 선발로서의 경험이야 말할 것 없이 풍부하고, 사실 지금 구속 또한 KBO리그에서는 충분히 통할 만한 수준이다.
벨라스케즈는 입국해 8일 롯데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졌다. 모든 절차를 완료하면 곧바로 1군 무대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사실 롯데는 선두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LG나 한화보다는 순위가 뒤에 있다. 시즌 막판이나 가을야구에서 이를 뒤집으려면 분명 지금보다는 나은 전력을 구축할 필요가 있었고, 벨라스케즈에게 그 운명을 걸었다. 롯데의 분위기를 종합하면 후회는 없다. 결과가 흥미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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