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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투수가 한국서 방출됐다니…ML 1위팀 최다승, 분노의 삼진 잡고 포효 "그래서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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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투수가 한국서 방출됐다니…ML 1위팀 최다승, 분노의 삼진 잡고 포효




이런 투수가 한국서 방출됐다니…ML 1위팀 최다승, 분노의 삼진 잡고 포효




[OSEN=이상학 기자]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 3년을 뛰었으나 부상과 부진으로 방출됐던 우완 투수 벤 라이블리(32)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아메리칸리그(AL) 최고 성적을 내고 있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서 전반기 최다승 투수로 변모했다. 

라이블리는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⅓이닝 3피안타(2피홈런) 2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클리블랜드의 0-2 패배와 함께 패전투수가 됐지만 투구 내용은 괜찮았다. 

3회 호세 시리, 6회 브랜든 로우에게 맞은 솔로 홈런 두 방이 아쉬웠지만 5⅓이닝 76구로 효율적인 투구를 펼쳤다. 최고 시속 93.1마일(149.8km), 평균 90.9마일(146.3km) 싱커(29개)를 비롯해 포심 패스트볼(19개), 스위퍼(13개), 체인지업(7개), 슬라이더, 커브(이상 4개) 등 6가지 구종을 고르게 섞어 던지며 9번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4회였다. 2사 3루에서 조쉬 로우를 헛스윙 삼진 잡고 크게 포효했는데 3루 주자 랜디 아로자레나 때문이었다. 3루에서 약올리듯 홈으로 뛸 것 같은 스킵 동작 반복하던 아로자레나를 보며 심기가 불편했고, 삼진을 잡은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크게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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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닷컴’에 따르면 경기 후 라이블리는 “아로자레나의 행동이 내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나를 망친 게 아니라 타자를 망친 것이다. 나쁜 팀 동료가 되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좋다”며 아로자레나를 저격했다. 

라이블리의 이런 불같은 승부욕을 스티븐 보그트 클리블랜드 감독도 아주 좋게 봤다. 보그트 감독은 “그래서 라이블리가 지금 그 자리에 있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커리어에서 원하는 것을 얻었고, 우리 선발진에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했다. 우리는 그가 등판하는 날을 좋아한다”고 칭찬했다. 

전반기 최종전이었던 이날 패전을 안긴 했지만 라이블리의 올 시즌 성적은 16경기(88이닝) 8승5패 평균자책점 3.58 탈삼진 78개 WHIP 1.17로 빼어나다. 58승37패(승률 .611)로 AL 중부지구 1위를 질주 중인 클리블랜드 팀 내에서 로건 앨런과 함께 최다승이다. 규정이닝 미달이긴 하지만 팀 내 선발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 태너 바이비(19경기 105이닝 7승4패 ERA 3.77 탈삼진 123개)와 실질적인 클리블랜드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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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한국을 떠날 때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2017~201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메이저리그 3년을 뛰었지만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한 라이블리는 그해 2019년 8월 대체 선수로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하며 한국에 왔다. 두 번 재계약했지만 옆구리, 손가락, 어깨 등 크고 작은 부상으로 한 번도 풀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3년간 통산 성적은 36경기(202⅓이닝) 10승12패 평균자책점 4.14 탈삼진 191개. 2021년 마지막 해에는 6경기(33⅓이닝)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4.05에 그쳤다. 

스리쿼터로 낮은 팔 각도에서 무브먼트 좋은 공을 뿌리는 라이블리는 강한 구위를 가졌지만 한국에선 100%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다. 한국을 떠난 뒤 2022년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너리그 계약한 라이블리는 그해 트리플A에만 머물렀다. 하지만 풀시즌을 소화하며 건강을 증명했고, 지난해 5월 신시내티에서 빅리그 콜업 후 19경기(12선발·88⅔이닝) 4승7패 평균자책점 5.38 탈삼진 79개로 경쟁력을 보여줬다. 

올해는 클리블랜드와 1년 75만 달러에 FA 계약하며 팀을 옮겼다.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시즌을 시작했지만 트리플A에서 2경기를 던진 뒤 4월 중순 빅리그 콜업을 받았다. 2020년 사이영상 수상자 셰인 비버가 2경기 만에 팔꿈치 토미 존 수술로 시즌 아웃되면서 대체 선발로 들어왔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팀 내 최다승 투수로 거듭나며 메이저리그 데뷔 첫 10승까지 2승만 남겨놓았다. 라이블리는 “내가 강하다고 느낀다. 32살이 아니라 23살이 된 기분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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