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 만에 한국에 정든 시라카와, SSG와 계약 종료...KBO서 새 둥지 틀까

부상 외국인 선수 대체 선수 제1호로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무대에 입성했던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23)가 SSG와의 동행을 멈추게 됐다. KBO 구단 SSG는 2일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시라카와 게이쇼와의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SG는 시라카와와 부상 선수였던 엘리아스 중 정식 외국인 선수를 누구로 할 지 쭉 고심했지만, 결국 시라카와 대신 기존 외국인 투수 엘리아스를 선택했다.

시리카와 대신 엘리아스를 택한 이유에 대해 SSG는 “기존 외국인 투수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6주간의 재활기간 및 2번의 퓨처스 경기 등판을 통해 몸 상태와 기량을 점검했고, 좌완 투수의 이점과 풍부한 선발경험 등 후반기 선발진 강화에 좀 더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SSG는 현재 창원 원정 경기에 동행 중인 시라카와에게 계약 종료 의사를 전했고, 이날 선수단이 시라카와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특별한 선물을 증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SG는 오는 3일 NC전에서 엘리아스를 선발로 등판시킬 예정이다.

시라카와는 KBO가 올 시즌부터 새로 도입한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 제도’를 통해 한국 프로야구 무대를 처음 밟은 ‘제1호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다. 지난 5월 말 SSG와 이달 초까지 총액 180만엔(약 1600만원)에 계약했다.

일본 독립리그 출신이지만 지난 6주간 준수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5경기에 선발로 나와 23이닝 동안 2승 2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특별히 좋아보이지 않지만 지난달 7일 부산 사직에서 열린 롯데 전에서 1과3분의1이닝동안 7피인타 3볼넷 1탈삼진 7자책점으로 무너진 경기를 제외하면 4경기에서 21과3분의2이닝동안 2승 1패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했다. 시라카와는 한 차례 무너진 부산 사직 원정에서 사직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다소 긴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서 활약해온 시라카와는 작년 말 야구를 아예 포기하려 했다. 작년이 독립리그 3년차였고, 일본프로야구 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지명을 받지 못했던 것. 하지만 부모님을 설득해 ‘1년만 더 해보겠다’고 했는데, 올해 SSG의 스카우터에게 발탁되면서 단기지만 한국에서 극적으로 프로선수의 꿈을 이뤘다.

단기지만 이미 SSG 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팀 동료 한두솔과 서울 홍대 앞에서 돼지갈비를 먹고 쇼핑을 하며 한국 문화에 호감을 드러내면서 더 큰 관심을 받았다. 본인도 “가능한 한국에 남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좋은 활약을 펼친 시라카와가 KBO 타 구단과 새로 계약을 맺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SSG가 조만간 시라카와를 웨이버 공시하게 되면 공시된 날 기준으로 KBO 최하위 구단부터 순차적으로 시라카와와 계약을 체결할 권리가 주어진다.

만약 시라카와가 KBO에 새 둥지를 틀게 된다면 유력 구단으로 두산이 언급되고 있다. 두산은 외인 선발 브랜든이 지난달 23일 삼성 전에서 어깨 부상을 당해 6~7주간 마운드에 오를 수 없는 상황. 대체 외국인 선발을 고민하고 있는데, 시라카와와 함께 키움에서 활약했던 에릭 요키시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두산도 이미 시라카와의 계약 종료 여부를 계속해서 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라카와의 원 소속 구단인 도쿠시마는 시라카와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에서 뛰면서도 NPB 드래프트 지명 대상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