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마진 -14였는데…5월 이후 10개 구단 중 전체 1위. 롯데의 가을 꿈은 이루어질까 [부산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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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시즌 초에 팬들께 참 죄송했다. 말도 안되는 성적을 내는데도 계속 뜨겁게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
롯데의 2024년은 5월 1일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예년보다 빨랐던 개막, '우승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영입한 롯데의 벅찬 기대감은 개막 후 한달 동안 산산히 부서졌다.
5월 1일 기준 롯데의 순위는 10개 구단 중 꼴찌. 8승22패1무로 승패 마진이 무려 -14였다. 불과 31경기밖에 소화하지 않았는데, 9위 KT 위즈와도 2경기 반 차이 나는 최하위였다.
하지만 그날 이후 달라졌다.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5월 2일 이후 롯데의 성적은 27승18패2무. 6할 승률로 전체 1위다.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등 같은 기간 상승세를 탄 다른 팀들을 모두 뛰어넘는 성과다. 그 결과 29일까지 어느덧 35승40패3무로 -5가 됐다. 5위 SSG 랜더스와 2경기반 차. 중위권 도약을 앞두고 있다.
과정이 순탄한 것도 아니다. 5월초 손호영이, 5월 중순에는 베테랑 전준우와 정훈이 부상으로 빠졌다. 이후에도 찰리 반즈 등 부상자가 이어졌다.
시즌전 김태형 감독이 철썩같이 믿었던 마운드에선 시즌 초엔 구승민과 최준용 등 핵심 불펜들이 잇따라 무너졌다. 마무리 김원중을 제외하면 아직도 확실한 필승조가 애매한 지경, 나균안은 시즌 내내 부진하다가 워크에식 문제로 징계를 받고 이탈했다. 박세웅도 다소 기복이 있다.
이 같은 아쉬움을 10경기 평균자책점 2.44로 쾌투한 에이스 애런 윌커슨과 압도적인 타선의 힘으로 극복했다. 5월 2일 이후 롯데의 팀 타율은 2할9푼8리, OPS(출루율+장타율)는 0.824로 전체 1위로 리그를 압도했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이 기간 동안 잔루가 335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는 사실(2위 삼성 359개). 많이 나가면서도 주자를 남기지 않을 만큼 활활 타오르는 화력이 인상적이다. 황성빈 윤동희 고승민 박승욱 나승엽 등이 줄줄이 출루하고, 빠짐 없이 불러들인 결과다. 팀 홈런은 46개로 전체 7위에 불과하지만, 피홈런은 39개로 2번째로 적게 맞았다(1위 한화 37개). 주루플레이도 거침 없다. 주축 선수들의 유니폼은 언제나 흙투성이다.
시즌 내내 큰 부상 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의 공헌도도 크다. 득점 찬스가 되면 레이예스의 타율은 4할1푼3리, OPS는 1.098까지 치솟는다. 67타점으로 최형우(71개·KIA 타이거즈) 로하스(68개·KT 위즈)에 이어 타점 전체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후끈후끈 무더운 날씨, 때론 쏟아지는 폭우에도 레이예스는 "요즘 우리 팀에서 가을야구 냄새가 난다"고 했다. 롯데의 마지막 가을야구는 2017년. 2012년 이후 단 1번밖에 못했던 가을야구 무대. 과연 7년 만인 올 시즌은 맛볼 수 있을까.
부산=김영록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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