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으로 할래?" 스페인전 0-4 참패에 폭발한 사우디 왕자 라커룸 급습, "카보 베르데전은 무조건 이겨라" 공개 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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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일레븐> 김태석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자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을 치르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축구 국가대표팀 라커룸에 들어가 감독이 보는 앞에서 선수들을 공개적으로 질책했다.
요르고스 도니스 감독이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는 22일 새벽 1시(한국 시각)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H그룹 2라운드 스페인전에서 0-4로 대패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전반 10분 라민 야말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뒤, 전반 21분과 24분 미켈 오야르사발에게 연속골을 내줬다. 후반 4분에는 자책골까지 허용하며 네 골 차로 무너졌다.
현격한 점수 차가 말해주듯 완패였지만,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는 스페인을 상대한 경기였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결과이기도 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체육부 장관직을 맡고 있는 압둘아지즈 빈 투르키 알 파이살 왕자의 생각은 달랐다. 알 파이살 왕자는 스페인전 대패 직후 사우디아라비아 라커룸을 찾아 선수단을 강하게 질책했다.

중동 매체 <아슈라크 리야다>에 따르면, 알 파이살 왕자 겸 장관은 야세르 알 미샬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SAFF) 회장, 파흐드 알 무프라즈 대표팀 단장과 함께 라커룸으로 들어가 도니스 감독이 보는 앞에서 "오늘 여러분이 보여준 경기력은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는 수준이다. 이런 방식으로 패배하다니, 좋은 경기력조차 보여주지 못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후 "우리는 이 경기를 잊고 마지막 경기인 카보베르데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며 선수들의 분발을 당부하기도 했지만, 공직자이자 왕족이 라커룸에서 선수들을 공개적으로 질책하는 모습은 외부의 시선에서 상당히 이례적인 장면이다. 알 파이살 왕자는 "승리를 통해 팬들에게 보답하고 반드시 다음 라운드 진출을 이뤄내야 한다"라며 카보베르데전 승리를 주문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회 도중 감독을 교체한 튀니지만큼이나 혼선이 심했던 팀이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체제에서 불만을 느껴 사령탑을 에르베 르나르 감독으로 교체했으나, 정작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르나르 감독마저 경질하고 그리스 출신 도니스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도니스 감독이 알 칼리즈를 이끌며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의 기량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대회를 앞두고 단행된 감독 교체는 대부분 자충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한편 알 파이살 왕자의 질책을 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은 오는 27일 오전 9시 미국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카보베르데와 맞붙는다. 카보베르데는 대회 전 약체라는 평가와 달리 스페인, 우루과이를 상대로 연속 무승부를 기록하며 H그룹 3위에 올라 있다. 최근 흐름만 놓고 보면 오히려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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