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웃기만 한 클린스만, 이유 있었다...英 감독에게 "5600만명의 감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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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흑역사로 남은 위르겐 클린스만이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자국 국민들의 목소리는 듣지 말라고 주장했다.
클린스만은 지난 3일(한국시간) 자신이 기고하는 칼럼을 통해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잉글랜드 국민의 말보다 자신과 선수들을 더 믿고 변화를 시도하라고 했다.
클린스만은 현재 독일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기간에 영국 언론 더 선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오는 7일 오전 1시 독일 뒤셀도르프 아레나에서 스위스와 대회 8강전을 치른다.
잉글랜드는 지난 1일 열린 슬로바키아와의 16강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주드 벨링엄의 극장 동점 골로 1-1을 만들어 연장 승부를 펼쳤고 해리 케인의 결승 골이 터지며 2-1로 승리해 8강에 진출했다. 스위스는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를 2-0으로 제압하며 8강에 올라왔다.
클린스만은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에게 강력한 스위스를 상대로 대담하게 포메이션 변화가 필요할 거라고 주장했다.
클린스만은 "아마도 사우스게이트가 스위스전에 4-4-2 전형으로 나서길 원할 것이다. 아이반 토니와 해리 케인이 투톱으로 나서는 것"이라며 "내 생각에 먹힐 것이고 사우스게이트도 똑같이 느낀다면 해야 한다. 감독으로 토너먼트에서 그래야 할 때다. 본능을 믿고 인기 있지 않은 결정들을 주저해선 안 될 때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8강 무대는 성패를 좌우할 시기다. 승리하면 4강에 가고 모두가 당신을 존중한다. 하지만 패배하면 이는 잉글랜드, 독일, 프랑스, 스페인 같은 큰 국가들에게 용납할 수 없는 결과"라며 "역대 최고의 스위스를 상대하는데 또 다른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스만은 또 "매 경기가 이제 결승전이고 토니나 콜 팔머, 혹은 다른 누구라도 사용해야 할 느낌이 드는데 그대로 하지 않는다면 후회할 것이다. 너가 선발로 세웠던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존중을 보일 수는 없다"라며 선택을 강요했다.
클린스만은 또 자국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잉글랜드 국민의 의견에 사우스게이트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클린스만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지켜보고 사우스게이트는 스위스전 선발을 결정할 것이다. 한두 명의 마음을 다치게 할 수 있다 하더라도 결정하는 데 용기를 가져야 한다. 당신은 다양한 결정을 하길 바라는 5,600만 명의 감독들이 잉글랜드에 있다. 당신은 이들로부터 집중력이 흐트러져서는 안 된다. 토너먼트를 시작한 팀이 마지막까지 같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클린스만은 "스위스는 아주 까다로운 상대가 될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스위스는 특별한 측면에서 발전했다. 난 잉글랜드가 스위스를 놀라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걸 시도해야 한다. 그리고 예전 스타일의 4-4-2가 좋을지도 모른다"라며 본인도 훈수를 뒀다.
잉글랜드는 지난 1월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당시 클린스만이 한국을 이끌었고 무기력한 경기력에도 어떻게든 토너먼트 다음 단계로 진출해 4강까지 올라섰다. 한국은 요르단에게 4강에서 0-2로 패하며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지난해 2월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던 클린스만은 졸전에 졸전을 거듭했는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에 큰 변화를 시도했다. 기존 4-4-2 전형에서 백3 전형을 들고나왔다.
하지만, 이 변화는 실패로 끝났다. 사우디아라비아에게 무기력하게 전반전 경기를 내줬다. 실점만 없었을 뿐 김영권, 김민재, 정승현의 백3는 오히려 상대 공격에 시달렸다. 후반 1분 만에 한국은 실점하면서 16강에서 탈락할 뻔했다.
그러면서도 클린스만은 늘 웃음을 잃지 않았다. 기자회견과 인터뷰 내내 웃으면서 본인의 할 말을 다 했고 축구 팬들은 답답함을 숨기지 못했다. 결국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패배로 축구팬과 국민 여론 모두 싸늘해지면서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을 대회 직후 경질했다.
본인은 사우스게이트에게 여론에 휘둘리지 말라고 조언하면서도 전술적인 변화까지 주장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였다. 축구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직접적으로 감독의 역할과 선택에 대해 주장하기까지 했다.
'조언'은 당사자가 먼저 의견을 구할 때 조언이 된다. 클린스만은 그저 자기주장만 연신 펼치면서 '나 말고 잉글랜드 국민들의 여론에 휩쓸려선 안 된다'라고 모순된 주장을 펼쳤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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