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에게는 단맛도, 쓴맛도 다 거름이다… 이승엽 넘어 40-40 도전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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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구, 김태우 기자] 2024년 KBO리그 전반기 최고의 스타 중 하나는 단연 김도영(21·KIA)이었다. 대형 기록을 새로 쓰고, 또 새로 쓸 기세로 나아가면서 리그의 관심을 한몸에 모았다. 그냥 ‘사이즈’가 달랐다. KIA뿐만 아니라 한국 야구의 미래로 인정받기에 충분했다.
2022년 KIA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한 김도영은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2년 103경기에 나가 경험을 쌓은 김도영은 지난해 부상 악재가 있었으나 84경기에서 타율 0.303, 7홈런, 25도루를 기록하며 한 단계 발전한 경기력을 확인했다. 올해는 말 그대로 대폭발이다. 전반기 종료 현재 시즌 81경기에서 타율 0.341, 23홈런, 60타점, 78득점, 109안타, 26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30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하나로 공인되고 있다.
전형적인 홈런 타자 이미지는 아니었다. 어쩌면 올라운드 플레이어에 조금 더 가까웠다. 펀치력이 있고 강한 타구를 날려 보낼 수 있는 능력은 일찌감치 인정받았지만, 홈런왕 레이스에 가세할 정도로 많은 대포를 터뜨릴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 급증한 홈런 페이스 속에서도 타율도 높아지고, 도루도 더 많이 한다. 리그가 흥분하는 건 다 이유가 있다.
4월에는 KBO리그 역대 최초로 월간 10홈런 이상, 10도루 이상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가 됐다. 그리고 리그에서 세 번째로 적은 경기 수에 20-20을 달성한 선수가 됐고, 역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20-20을 기록한 선수로도 기록됐다. 이제 김도영의 다음 목표 고지는 30-30이다. 부상만 없다면 무난히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관심은 에릭 테임즈만이 기록했던 40-40에 도전할 수 있느냐로 쏠린다.
산술적인 김도영의 시즌 페이스는 40홈런-44도루 정도다. 올해가 고졸 3년차, 만 21세인 김도영은 이승엽 현 두산 감독이 가지고 있는 만 21세 홈런 기록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1995년 데뷔 시즌에 13홈런, 1996년 9홈런을 기록한 이 감독은 1997년 32개의 대포를 터뜨리며 리그가 인정하는 홈런 타자로 발돋움했다. 김도영은 어쩌면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에 도전하는 선수일 수도 있다.
물론 올해 항상 좋은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리그 내야수 중 가장 많은 실책을 저지른 선수도 바로 김도영이다. 3루 경험이 아주 적은 것도 아닌데 올해 유독 포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수도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을 정도다. 김도영이 진짜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왕이면 후반기에 이 논란을 정리하고 넘어가는 게 좋다.
멋쩍은 실수들도 있었다. 6월 11일 인천 SSG전에서는 3루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다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진 사이 태그아웃된 사건이 있었다. 정황상 이해는 할 수 있지만 그래서는 안 되는 플레이였다. 7월 2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2사 1,2루 상황에서 런다운 플레이를 하다 2루 주자가 아닌 1루로 공을 던지는 이해하기 어려운 플레이로 실점을 자초하기도 했다. 이범호 KIA 감독이 문책성 교체를 했을 정도였다. 이 감독은 실수는 할 수 있어도 집중력은 유지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다행인 것은 실수에 매몰되지 않고 전체적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는 것이다. 나쁜 기억이 계속 이어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했다. 남다른 멘탈을 엿볼 수 있다. 팀도 1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나쁜 일들이 좋았던 성적에 묻히면서 장기 슬럼프로 갈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차단했다. 실수가 나왔다면, 다시 하지 않으면 된다. 후반기에는 또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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