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선수 향해 “파이팅” 포효…심판, 김제덕에게 다가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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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 올림픽에서 가장 인상을 남겼던 선수 중 한명은 바로 ‘파이팅’ 스타 김제덕(20·예천군청)이었다. 평정심을 유지해야 하는 양궁장에서 김제덕은 화살을 과녁에 쏠 때마다 “파이팅”을 외쳤고, 그의 모습은 팬들에게 신선했고 매력적이었다.
김제덕의 ‘파이팅’은 파리에서도 계속됐다.
김제덕은 김우진(청주시청), 이우석(코오롱)과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에서 압도적인 실력을 뽐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양궁대표팀은 일본과 8강전(6-0), 중국과 4강전(5-1), 개최국 프랑스와 결승전(5-1) 등 3경기를 통틀어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김제덕의 ‘파이팅’ 소리도 여전했다. 무관중으로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또렷하게 들렸던 김제덕의 파이팅 소리는 레쟁발리드 경기장의 만원 관중 응원 소리에도 묻히지 않았다.
김제덕의 기합은 형들이 실력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됐다. 심지어 이우석은 김제덕이 파이팅 소리를 지를 때 옆에서 같이 외치기도 했다.
대표팀 맏형 김우진은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김제덕와 함께하면서 그런 것들(함께 응원하는 분위기)에 동화된 것 같다”며 “긴장이 뭔가 신나는 감정으로 바뀐다. 으샤으샤 하는 분위기로 바뀌는 게 참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우석은 “(파이팅 소리에) 조금 놀란 건 있지만 같이 해주다 보면 더 파이팅이 생긴다”며 “같이 하면 (우승)할 수 있다는 거를 느끼게 된다. 그렇게 즐겁게 게임을 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그런데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선 김제덕의 ‘파이팅’을 보기 힘들지 모른다.
김제덕은 “파이팅을 외치는 게 이번 올림픽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힘차게 외쳤다”고 말했다.
김제덕이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매김한 ‘파이팅’을 포기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일본과의 8강전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날 8강전에서 김제덕은 일본 선수들 쪽을 향해 파이팅을 외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김제덕은 “파이팅을 다음 올림픽에 나가면 못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심판이 나에게 경고를 줬다. 상대를 향해 파이팅 외친 것이 도발적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후 확인해 본 결과 심판이 김제덕에게 공식 경고를 한 것은 아니다.
대한양궁협회 관계자는 “심판이 김제덕에게 공식적으로 경고를 한 것은 아니다. 구두로 ‘주의’ 정도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김제덕은 중국과 준결승, 프랑스와 결승전에선 상태팀이 아닌 팀 동료를 향해 몸을 틀었다.
김제덕은 다른 종목의 선수들이 파이팅을 외쳤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남자 단체전을 치르기 전에 종합 순위를 살펴봤더니 도쿄 올림픽보다 상당히 좋았다”면서 “대한민국이 모두 힘을 내고 있다는 생각에 저도 힘이 났는데, 앞으로 남은 종목에서 우리 선수들이 똑같이 파이팅을 했으면 한다. 그래서 웃고 귀국길에 올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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