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아픈 손가락', 이젠 기대하게 만든다…명장이 말했던 '느낌' 찾을까 [창원 현장]

(엑스포츠뉴스 창원,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우완 파이어볼러 윤성빈이 또 한 번 묵직한 강속구로 리그 최고의 타자를 압도했다.

꾸준히 '성공 체험'을 쌓게 하려는 사령탑의 의도가 조금씩 성공을 거두는 모양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지난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팀 간 7차전에서 2-7로 졌다. 지난 18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부터 이어온 연승 행진도 '4'에서 멈춰 섰다.  

롯데는 이날 선발투수 터커 데이비슨이 5⅔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 가까운 피칭을 해줬다. 타선이 NC 마운드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불펜진까지 게임 중반 이후 무너지면서 고개를 숙였다.

다만 수확이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주전 1루수 나승엽이 복귀전에서 3루타를 생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마운드에서는 윤성빈이 특유의 강속구를 뽐냈다.

윤성빈은 롯데가 2-7로 끌려가던 8회말 2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손아섭을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로 출루시키면서 2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윤성빈은 흔들리지 않았다. 2024시즌 홈런왕이자 NC 4번타자 맷 데이비슨과의 승부에서 '배짱투'를 보여줬다. 초구와 2구를 155km/h짜리 직구를 던져 파울을 유도, 노 볼 투 스트라이크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다. 

윤성빈은 이어 3구째 139km/h짜리 슬라이더로 맷 데이비슨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데이비슨은 낙차 큰 윤성빈의 슬라이더에 타이밍을 전혀 맞추지 못하고, 배트가 허공을 갈랐다.

빠른 1999년생인 윤성빈은 2017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1차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했다. 150km/h대 강속구를 뿌리는 로컬보이 특급 유망주의 등장에 구단과 팬들이 거는 기대는 컸다.

윤성빈은 프로 데뷔 시즌을 치른 2018년 18경기 50⅔이닝 2승 5패 평균자책점 6.39로 값진 경험을 쌓았다. 2019시즌 1군 1경기 ⅓이닝 투구에 그쳤다. 2020년, 2022~2023년은 아예 2군에만 머무는 등 성장통을 크게 겪었다. 

윤성빈은 2025시즌에도 제구 안정 숙제를 풀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지난 5월 20일 사직 LG 트윈스전에 선발투수로 나섰지만 1이닝 4피안타 6볼넷 1사구 2탈삼진 9실점으로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윤성빈은 다시 2군에서 투구 밸런스를 가다듬는데 주력했다. 조금씩 컨트롤이 잡히고 있던 상황에서 지난 13일 다시 1군에 콜업, 등판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선발수업을 받던 윤성빈에게 긴 이닝을 맡기기보다 짧은 이닝을 전력투구하게 하는 방식으로 기용법을 정했다. 편안한 상황에서 부담 없이 타자와 승부하도록 배려했다.

윤성빈은 지난 15일 SSG 랜더스전 ⅓이닝 무실점으로 1군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어 22일 삼성 라이온즈전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2025시즌 마수걸이 승리까지 따냈다. 이틀 휴식 후 다시 오른 마운드에서도 최고구속 155km/h의 직구를 선보이면서 타자를 압도하는 공을 가졌음을 확실하게 입증했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 24일 "윤성빈은 지난 일요일(6월 22일) 경기처럼 (짧은 이닝을) 한 번씩 쓰려고 한다. 1군에서 자꾸 적응을 하면 그러다가 뭔가 딱 (느낌이) 올 때가 있을 것"이라며 "내가 봤을 때 아직은 (느낌이) 오지는 않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그래도 윤성빈이 뭔가 딱 와서 본인에게도 팀에게도 좋은 그런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꾸준히 등판 기회를 부여할 계획을 시사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