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만큼 감동 선사한 엘리슨…"나도 챔피언처럼 쐈다"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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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만약 3주 전 누군가 내게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이 자리에 올 수 있을 것 같냐고 물어봤다면, 어림없다고 했을 것이다."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결승에서 김우진(32·청주시청)과 명승부를 펼친 미국의 베테랑 사수 브래디 엘리슨(36)이 미국양궁협회와 인터뷰를 통해 결승전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엘리슨은 4일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대회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김우진과 슛오프 접전 끝에 은메달을 획득했다.
역대급 명승부에 상대를 진심으로 존중하는 모습에 국내에서 '양궁 아재'라는 별명을 얻으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승자 김우진도 엘리슨과의 오랜 관계를 설명하며 "우리는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이자 라이벌인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 같은 사이"라고 빗댔다.
3관왕 김우진을 패배 직전까지 몰아붙였으나, 사실 엘리슨은 대회 직전까지도 자신의 몸 상태에 의구심을 가질 정도로 부상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 팬아메리카 대회(북중미 선수권 대회)에서 어깨와 쇄골 상처를 입었다"며 부상을 치료하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AP통신과 대회 조직위원회 공식 정보제공 사이트 '마이인포'에 따르면 그는 다섯 살 때부터 '레그-칼베-페르테스' 병을 앓았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으로 아동에게 생기는 병이다.
고관절, 허벅지, 무릎 등에 통증이 있고 뼈를 변형시키기 때문에 어릴적 엘리슨도 교정기를 차고 생활했고 무릎 수술도 받았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페르테스병 합병증으로 인한 고관절 수술(2008년), 활시위를 당기는 오른손 골절(2013년) 등 여러 차례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손가락 신경 통증은 팔꿈치까지 퍼지며 2018년에 은퇴를 고민할 정도로 엘리슨을 괴롭혔다.
반복된 부상도 양궁에 대한 열정을 멈출 수는 없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시작으로 이번이 다섯번째 올림픽이다.
엘리슨은 "슛오프에서 김우진에게 간발의 차로 졌다고 속상하지 않다"며 "우리는 챔피언처럼 쐈고, 그게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엘리슨은 "오랫동안 꿈꾸던 경기였다. 우리는 15년 전부터 경기에서 맞붙었다"면서 "김우진이 지금까지 이뤄낸 것을 보면 그는 명백한 최고의 양궁선수다. 나까지 포함, 우리는 역사상 가장 훌륭한 '양궁 듀오'일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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