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싸움 '독'됐나... '세계 2위' 서승재-채유정, 랭킹 낮은 日 잡기도 힘겨웠다[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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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낸 집안싸움이 결국 독이 됐을까. 세계 랭킹 2위의 혼합 복식조는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듯한 모습을 보이며 자신들보다 랭킹이 낮은 일본에 패하고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세계 랭킹 2위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 조는 2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0시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혼합 복식 동메달 결정전서 세계 5위 와타나베 유타-히가시노 아리사 조(일본)를 상대로 0-2(13-21 20-22)로 패하며 '노메달'로 토너먼트를 마쳤다.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집안싸움으로 열린 혼합 복식 준결승전. 김원호-정나은 조가 21-16으로 1세트를 가져올 때만해도 의외로 빨리 끝날 수도 있다고 봤다. 하지만 2세트에서 서승재-채유정 조가 2세트에서 끝내 20-20까지 만들며 벼랑 끝에서 듀스를 성공하며 2세트를 가져와 3세트까지 열리게 됐다.
마지막 3세트. 11-10으로 절반이 끝날 정도로 경기 내내 초접전이었다. 김원호-정나은 조가 16-13으로 앞선 상황에서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김원호가 호흡 곤란으로 닥터를 불렀기 때문. 닥터가 가지고 있던 비닐봉지를 받아 김원호는 비닐봉지에 구토를 했다. 그만큼 극심한 체력 저하가 있었다. 이런 체력저하에도 세계 8위 김원호-정나은 조는 세계 2위인 서승재-채유정 조를 이기는 기적을 썼다.
혈전 끝에 준결승에서 패한 서승재-채유정 조는 동메달 결정전서 일본의 와타나베 유타-히가시노 아리사 조를 만나 1게임 7-7의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후위에서 전위로 순간적으로 들어온 와타나베의 공격을 맞으며 8-11로 뒤진 채 인터벌에 돌입했다.
서승재-채유정 조는 넘어지면서도 상대 스매시를 받아내는 등 온몸을 던지는 플레이를 보였지만, 연속 범실에 울며 13-21로 1게임을 내줬다.
서승재-채유정 조는 2게임에서도 와타나베의 드롭샷에 쉽사리 반응하지 못하며 9-11로 뒤진 채 인터벌을 맞이했다. 하지만 스매시 이후 빠른 반응으로 상대의 범실을 이끌어내며 16-15 역전까지 성공했다.
한국은 이후 팽팽한 접전과 긴 랠리 속 상대 드롭샷에 당하며 18-20의 동메달 포인트 상황을 허용했다. 하지만 벼랑 끝에서 구석을 노리며 20-20 듀스를 만들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20-21로 세 번째 매치 포인트를 내준 한국은 결국 범실로 마지막 점수를 내주고 노메달로 마쳤다.
준결승이 한국시간으로 2일 오전 2시30분에 열렸기에, 서승재-채유정 조는 24시간도 쉬지 못한 채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 것이다. 심지어 준결승이 2게임 듀스에 이어 3게임까지 가는 혈투였기에 체력적인 부담이 심했는데, 패배까지 했기에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상대인 일본 듀오는 세계 5위로 서승재-채유정 조보다 랭킹이 낮았지만, 하루도 지나지 않은 준결승 혈전의 상처가 한국 남매에게 남아있는 듯했다. 두 선수는 체력적으로 아직 회복되지 않은 듯 상대 흐름에 끌려다니며 동메달 결정전에서 한 게임도 따내지 못하고 패했다.
치열했던 명승부가 결국엔 독이 되고 말았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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